박정호 SK텔레콤 사장 겸 SK하이닉스 부회장 / 캐리커쳐 = 디미닛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겸 SK하이닉스 부회장 / 캐리커쳐 = 디미닛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가 3일 승진 인사를 통해 SK하이닉스 부회장직을 겸임하게 되면서, 향후 박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SK그룹 빅테크 혁신에 이목이 쏠린다. 당장 박 부회장은 SK텔레콤 탈통신 영역의 기업공개(IPO)와 더불어, SK텔레콤의 중간지주사 전환을 통해 자회사인 SK하이닉스의 덩치불리기에 주력할 전망이다. 현재의 캐시카우인 반도체 효과를 극대화하고, 미래성장동력인 탈통신 영역을 함께 키운다는 전략이다. 


'텔레콤' 떼고 자회사 줄줄이 IPO행…ICT 융복합 '속도'


관련업계에선 박 부회장이 내년 초 SK텔레콤의 사명 변경을 시작으로 탈통신 행보를 가속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통신회사가 아닌, '통신'도 하는 ICT 플랫폼 회사로 탈바꿈을 시도하는 것이다. 실제 박 부회장은 줄곧 '탈통신'을 외치며 ICT 사업분야의 융복합을 강조해왔다. 

이에 증권가에선 내년 중 SK텔레콤의 5대 사업부 중 무선을 제외한 미디어와 커머스, 보안, 모빌리티가 각각 별도의 기업공개(IPO)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관련업계가 예상하는 IPO 첫 주자는 SK텔레콤의 토종 앱마켓 원스토어다. 올초만해도 내년 하반기 IPO가 예상됐던 원스토어는 올 3분기까지 9분기 연속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구글-애플로 대표되는 외산 앱마켓 독점에 대한 반발 여론에 힘입어 이르면 내년 상반기 IPO를 추진할 공산이 크다. 

이어 최근 아마존과 제휴를 맺은 11번가와 우버와 손을 잡은 티맵모빌리티, SK브로드밴드 또한 순차적으로 IPO가 진행될 전망이다. 아울러 SK텔레콤은 최근 SK인포섹과 ADT캡스의 살림을 더해, 내년 1분기 중 기업결합 신고 등을 거쳐 3년 내 기업가치 5조원 규모의 통합보안회사로 성장시키겠다는 전략을 내놓은 상태다. 


대세 '반도체' 키우기 주력…관건은 중간지주사 전환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가 SK하이닉스의 부회장직도 겸직하게 되면서 투자업계에서 줄곧 제기했던 중간지주사 전환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현재 SK그룹의 지배구조는 오너일가→SK㈜→SK텔레콤→SK하이닉스로 이어진다. SK텔레콤이 중간지주사가 되면 SK하이닉스의 지위는 자회사로 바뀐다. 이를 통해 그간 그룹 차원의 공격적인 투자, M&A 등을 가로막았던 족쇄도 풀리게 된다. 현행 공정거래법에선 지주사의 손자회사가 M&A에 나서려면 피인수 기업지분을 100% 확보해야하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SK텔레콤이 중간지주사가 되면, 미래성장동력인 반도체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SK하이닉스가 보다 적극적으로 신규투자처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문제는 결국 돈이다. SK텔레콤이 중간지주사가 되기 위해선 SK하이닉스의 지분 30%를 보유해야한다. 현재 20%대에 불과한 지분을 30%대까지 늘리기 위해선 7조원에 달하는 자금이 소요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의 배당, 자회사 IPO 자금, 자사주 등이 활용될 공산이 크다. 또한 SK텔레콤의 물적분할을 통해 모바일 사업부문을 분할, 중간 지주사 아래에 하이닉스, 브로드밴드와 동일하게 위치시킬 가능성이 높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 김경영 기자 management@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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