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가 2021년에는 프랜차이즈 프로젝트를 도입해 새로운 도전을 시작합니다. 그로 인해 이번 비시즌은 어느 때보다 뜨거웠습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선수 영입보다도 코칭 스태프 영입과 방출이 더 뜨거운 감자였다는 것입니다. 아무래도 프랜차이즈 도입으로 장기적인 투자가 가능해진 환경이기에, 팀 색을 결정 지을 코칭 스태프 구성에 더욱 심혈을 기울일 수밖에 없었기 때문인 듯 보입니다.
코칭 스태프는 그대로 내버려 둔 채 선수단 구성을 전원 교체한 팀이 있는 반면, 코칭 스태프부터 완전히 갈아 엎고 다시 시작한 팀도 있습니다. 뜨거웠던 비시즌, 이제 완전히 마무리 된 10개 구단의 코칭스태프 구성을 정리했습니다.
이슈의 중심... 담원과 T1
지난 시즌 이슈의 중심에 있던 팀은 단연 담원게이밍(담원)과 T1이었습니다. 담원은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에서 3년 만에 LCK에게 우승컵을 안겼고, T1의 경우 스프링 시즌을 우승하고도 롤드컵에 가지 못해 좋지 못한 소리를 들어야 했죠.
시즌도 뜨겁게 달궜던 담원과 T1은 비시즌 역시 이슈의 중심에 있었습니다. 그것도 선수가 아닌 코칭 스태프 영입 소식으로 e스포츠계를 떠들석하게 만든 것이죠. 2020 시즌에도 담원 코칭스태프였던 김정수 감독을 영입한 T1은 또다시 이번에도 담원 코칭 스태프가 탐났던 모양입니다.
담원은 비시즌에 돌입하자마자 코칭 스태프와의 결별을 선언했습니다. 그리고 당일날 T1은 담원과 헤어진 이재민 감독, 양대인 코치 영입 소식을 전했습니다. T1에서는 양대인이 감독으로, 이재민이 코치 역할을 담당합니다. 참 흔치 않은 포지션 크로스입니다.
롤드컵 우승 코칭 스태프를 빼앗긴 담원도 또 한번 깜짝 놀랄 소식을 전했습니다. 2019 시즌까지 T1을 이끌었던 김정균 감독을 새로운 수장으로 임명했다는 것입니다. 마치 담원과 T1이 코칭 스태프를 맞바꾼 것 같은 모양새입니다.
샌드박스는 담원 창단을 이끈 김목경 감독을 영입했으며 젠지를 떠났던 최우범 감독은 하이프레시 블레이즈와 계약 했습니다. 베테랑 감독들이 하위권 팀을 어떤 색으로 바꾸게 될지 기대가 모아집니다.
지금까지도 잘해왔다! 재신임 받은 코칭스태프
우선 코칭 스태프 수장인 감독 교체 없이 그대로 차기 시즌을 맞이하는 팀은 총 4개 팀입니다. kt 롤스터(kt), 한화생명e스포츠(한화생명), DRX, 다이나믹스 입니다. 놀랍게도 DRX를 제외하고는 모두 2020년 하위권을 맴돌던 팀이라는 것이죠.
kt와 한화생명, 다이나믹스는 팀 성적 책임을 감독이 아닌 선수들에게 물은 듯 합니다. 대부분 팀이 하위권으로 쳐질 경우 그 책임을 물어 감독부터 교체하는 경우가 많지만 프랜차이즈를 앞두고 다수 게임단은 감독들을 재신임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우선 kt는 2020 시즌부터 함께 한 강동훈 사단에게 2021 시즌을 다시 맡겼습니다. 강동훈 감독과 최승민, 최천주 코치와 계약을 연장한 kt는 이와는 반대로 선수들과는 '유칼' 손우현을 제외한 모든 선수들과 계약을 해지했는데요. 비시즌 동안 이렇다 할 선수를 영입하지 못해 팬들의 비판을 받아야 했습니다.
한화생명 역시 손대영 감독 체제를 한번 더 선택했습니다. 정노철 코치와는 작별했지만 손대영 감독과의 인연을 그대로 유지했고, 선수를 대거 교체하며 재정비에 성공했습니다. 여기까지는 kt와 비슷한 행보였지만 한화생명은 FA 시장에 나온 대어들을 연달아 데려가면서 성공적인 비시즌을 보내며 팬들의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습니다.
다이나믹스와 DRX는 코칭 스태프 변화 없이 그대로 팀 색을 유지했습니다. 다이나믹스는 배지훈 감독과 3년 계약 기간을 연장했으며 DRX 역시 김대호 감독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강력하게 피력했습니다.
깜짝 감독 발탁... 승진한 코치들
젠지e스포츠(젠지)와 아프리카 프릭스(아프리카)는 조금 독특한 방식으로 감독을 선임했습니다. 외부 인사가 아닌 기존 팀을 이끌던 코치들을 승진시켜 감독 자리를 맡긴 것입니다.
우선 젠지는 LCK 스프링 시즌이 끝난 뒤 최우범 감독과 결별했습니다. 오랜 기간 팀을 이끈 최우범 감독과의 결별 소식에 팬들도 충격을 받았었는데요. 이후 젠지는 주영달 코치에게 감독 대행 역할을 맡겨 팀을 이끌게 했습니다.
이번 비시즌에는 감독 중에도 대어들이 유독 FA 시장에 많이 나왔지만 젠지는 과감하게 주영달 감독 대행에게 '대행' 코리표를 떼내는 선택을 했습니다. 스타크래프트 선수부터 코치 그리고 리그 오브 레전드 코치와 감독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쌓은 주영달 감독이 젠지를 이끌게 된 것입니다.
아프리카는 오랜 기간 팀과 함께 한 최연성 감독과 결별을 선언하기도 했는데요. 워낙 오랜 기간 함께 해온 감독과의 결별이었기에 팬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이후 아프리카는 선수 영입 소식만 발표하며 아직까지 코칭 스태프에 대한 고민이 끝나지 않았음을 보여줬습니다.
그리고 결국, 내부 인사를 승진시키는 것으로 마무리 됐습니다. 새로운 색을 입히기 보다는 기존 코치를 승진시켜 자신들의 색은 유지하되 색다른 방식으로 팀을 이끌어 보겠다는 의지를 전한 것입니다. 아프리카는 한얼 감독과 2021 프랜차이즈 시즌을 함께 할 예정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선수 영입만큼이나 신경 쓰이는 일이 코칭 스태프 인선 작업"이라며 "프랜차이즈로 차기 시즌에 돌입해야 하는 만큼 어느 때보다 코칭 스태프 영입에 팀들이 힘을 주는 모습이었다"고 비시즌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이소라 기자 sora@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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