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연회 열고 타사 제품 직접 비교
'3LCD' 기술로 색감과 밝기 우월
코로나 이후 '집콕' 수요 두고 경쟁

4일 엡손 홈프로젝터 시연회에서 (왼쪽부터) A사 프로젝터, 엡손 프로젝터 'EF-12', B사 프로젝터로 같은 영상을 재생한 모습. / 사진 = 엡손 제공

19년 연속 세계 프로젝터 판매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엡손이 한국 홈프로젝터 시장을 정조준하고 나섰다.

4일 한국엡손은 서울 대치동 마리아칼라스홀에서 홈프로젝터 시연회를 개최했다. 이번 시연회는 엡손 홈프로젝터 신제품을 동급 타사 제품과 직접 비교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3LCD'로 우월한 밝기와 색감 표현


엡손은 자사 및 타사 제품 3대를 나란히 두고 동일한 영상을 틀어 참석자들이 화질을 직접 비교하도록 했다. 시연회는 블라인드 테스트 형식으로 진행됐지만, 누구나 한눈에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엡손 제품이 타사 제품과 비교해 밝기와 컬러감에서 뚜렷한 우위를 나타냈다.

엡손 측은 이런 화질 차이가 자사 고유 기술인 '3LCD'에서 비롯된다고 설명했다. 타사 프로젝터에서 주로 사용하는 '1-칩(chip) DLP' 기술과 달리 엡손의 3LCD 프로젝터는 '레인보우 현상(빛 번짐)'이 없어 색상이 밝고 더 선명할 뿐만 아니라 눈의 피로감이 덜하다는 것.

엡손 'EH-LS300W'(왼쪽)과 타사 제품 영상 고속 촬영. 오른쪽 제품에서 레인보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 사진 = 남도영 기자 
엡손 'EH-LS300W'(왼쪽)과 타사 제품 영상 고속 촬영. 오른쪽 제품에서 레인보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 사진 = 남도영 기자 

3LCD는 3개의 LCD 패널로 빨강, 파랑, 초록 3색을 동시에 출력해 원색에 충실하고 프로젝터 화면을 더 밝게 만들 수 있다. 반면 1-칩 DLP의 경우 컬러휠을 이용해 3가지 색상을 번갈아 가면서 출력하기 때문에 색이 번져 화면 앞에 무지개빛이 도는 현상이 발생한다.


TV 보다 낫다


엡손은 이날 무려 다섯 종의 홈프로젝터 신제품을 선보이며 본격적인 국내 시장 공략 의지를 천명했다. 프로젝터의 A부터 Z까지 다루는 글로벌 리딩 기업의 '실력'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극장을 찾는 대신 집에서 영상을 소비하는 인구가 크게 증가했다. 이에 따라 가정에서도 영화관 같은 대화면을 구현하는 홈프로젝터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TV와 프로젝터로 각각 200인치를 구현하는 데 드는 비용을 비교한 설명. / 사진 = 남도영 기자

엡손은 자사 홈프로젝터 제품이 기존 가정용 TV 보다 대화면 구현 등에 유리하다고 소개했다. 신제품 'EH-TW5820'의 경우 최대 300인치까지 투사가 가능하며, '안드로이드TV' 운영체제를 탑재해 별도 스마트기기 없이 자체적으로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를 사용할 수 있다. 이 제품은 21대9 울트라 와이드 화면비를 지원하고, 어두운 영역의 가시성을 높이는 '다크 감마 업리프트' 기능 등을 탑재해 게이머들에게도 어필하고 있다.


L사보다 낫다


지난해부터 홈프로젝터 시장이 크게 성장할 조짐을 보이자 국내 가전업체들도 신제품 공세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9년 만에 홈프로젝터 '더 프리미어'를 출시했고, 현재 국내 홈프로젝터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는 LG전자도 'LG 시네빔 레이저 4K'를 새로 선보였다.

엡손은 이런 경쟁사 제품을 견제하며 기존 해상도 중심으로 경쟁하던 화질의 기준을 'BCD(Brightness·Contrast·Detail)' 중심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사 제품이 컬러 밝기나 대비, 선명도 등에서 경쟁사 제품보다 우위에 있어 풀HD 해상도에서도 타사 4K 해상도 제품보다 오히려 눈에 보이는 화질은 더 낫다는 설명이다.

엡손 홈프로젝터 시연회. (왼쪽부터) 엡손 'EH-LS500W', 타사 프로젝터, 엡손 'EH-LS300W' / 사진 = 남도영 기자
엡손 홈프로젝터 시연회. (왼쪽부터) 엡손 'EH-LS500W', 타사 프로젝터, 엡손 'EH-LS300W' / 사진 = 남도영 기자

이날 선보인 초단초점 레이저빔 TV 신제품 'EH-LS500W'과 'EH-LS300W’는 각각 130인치, 120인치 대화면을 구현하며, 벽으로부터 26cm 떨어진 곳에 프로젝터를 배치하면 따로 스크린을 설치하지 않아도 100인치 대화면이 펼쳐진다. 특히 컬러 밝기가 각각 4000lm, 3600lm으로 경쟁사 제품 대비 압도적으로 높다는 점을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웠다.


작지만 강하다


엡손이 마지막으로 선보인 신제품은 '세계에서 가장 작은 3LCD 프로젝터'로 인증을 받은 'EF-11'과 'EF-12'다.

최근 캠핑 문화 확산을 비롯해 실내외 장소를 불문하고 OTT 등의 영상 콘텐츠를 소비하는 수요가 늘면서 휴대용 프로젝터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이런 수요층을 겨냥한 EF-12는 150인치까지 투사가 가능하고, 스마트 OS를 내장해 쉽게 OTT를 시청할 수 있다. 특히 이 제품은 소비자들이 프로젝터를 구입할 때 스피커를 같이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 착안해 야마하의 5W 스테레오 스피커를 내장했다.

(왼쪽부터) A사 프로젝터, 엡손 'EF-12', B사 프로젝터로 같은 영상을 재생한 모습. / 사진 = 남도영 기자 

이보다 좀 더 작은 크기로 이동성을 높인 EF-11은 1.2kg에 불과한 무게와 한 손에 들 수 있는 크기로 거실과 방을 옮겨 다니거나 캠핑장 등 야외에서 영상을 감상하기 적합한 제품이다.

두 제품 모두 동급 사양의 타사 제품 대비 높은 1000lm의 컬러 밝기와 백색 밝기를 지원하며, 250만대 1의 고대비로 낮과 밤 모두 선명하고 깨끗한 이미지를 구현한다.

김대연 한국엡손 VP비즈니스팀 이사는 "타사 제품에 비해 퀄리티에선 압도적으로 우월하다는 자신감이 있다"며 "코로나19 상황 때문에 이를 어떻게 보여줄 지 고민하고 있으며, 오프라인 리테일샵과 온라인 라이브 방송 등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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