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볼트러스트 제공
/사진=볼트러스트 제공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빗썸 운영사인 빗썸 코리아의 수탁서비스(커스터디) 자회사 볼트러스트가 서비스를 종료했다. 

12일 볼트러스트 관계자에 따르면 국내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출시한 가상자산 커스터디 서비스인 '빗썸 커스터디'를 지난 3월 이후부터 종료했다. 또 현재 볼트러스트는 청산 관련 직원 소수만 남아 사실상 청산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볼트러스트 공식 홈페이지도 이미 폐쇄된 상태다. 

'빗썸 커스터디'는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가상자산을 보관하고 통제된 절차를 통해 전송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다. 지난 2019년 4월 출범한 볼트러스트는 이듬해 9월 '빗썸 커스터디'를 정식 출시했지만, 약 반년만에 서비스를 닫게 된 것이다.  

볼트러스트의 이 같은 결정은 지난 3월 개정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 시행을 앞두고 구체화된 것으로 보인다. 개정 특금법에 따르면 가상자산사업자(VASP)에 속하는 가상자산거래소를 비롯 커스터디, 지갑 업체 등은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 등 신청 요건을 갖춰 오는 9월 24일까지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신고해야 한다. 사업자 신고가 불수리될 경우 사업을 지속 운영할 수 없다. 

'빗썸 커스터디'를 운영하는 볼트러스트도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대상으로, 회사는 신고 수리 가능 여부 및 사업 수익성 등에 대한 고민이 시작된 것이다. 지난해 정부가 가상자산사업자에 특화된 ISMS 인증 심사체계를 발표하자 곧바로 볼트러스트는 이를 준비해 신청하고 심사까지 받았다. 

이 과정에서 볼트러트는 현실의 벽을 마주했다. 당시 커스터디를 운영하며 볼트러스트가 수익으로 거둬들이는 수탁 수수료 대비 ISMS를 획득하고 유지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또 볼트러스트는 자체적으로 특허낸 정보관리체계를 통해 ISMS를 신청했는데, 이 방식으로 인증을 받을 수 있을지도 불확실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볼트러스트 관계자는 "ISMS 심사 과정에서 얼마나 비용을 들여 더 준비를 해야 할지, 또 그렇게 해서 인증을 받을 수 있을지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이었다"며 "또 자산 보관에 대한 책임 문제도 있다 보니 시중은행 정도의 자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실제 일부 시중은행은 향후 가상자산 금융 관련 서비스 확장을 염두에 두고 가상자산 커스터디 진출을 일찌감치 공식화했다. KB국민은행은 블록체인 기술 기업 해치랩스와 블록체인 투자사 해시드와 함께 공동으로 디지털자산 종합관리기업 '한국디지털에셋(KODA)'를, 신한은행은 '한국디지털자산수탁(KDAC)'에 전략적 지분투자를 추진했다. NH농협은행 또한 관련 업계와 컨소시엄 형태로 가상자산 커스터디를 준비 중이다. 

한편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는 디파이(블록체인 기반 가상자산 금융 생태계) 자회사였던 디엑스엠(DXM)이 운영해 온 커스터디 서비스인 '업비트세이프'를 종료하고, 커스터디를 자체적으로 재구축한다는 직접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문정은 기자 moon@techm.kr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