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화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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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화웨이가 독자 개발한 운영체제(OS) '훙멍2(HarmonyOS 2)'을 발표하며 'OS 독립'을 선언했다.  미국의 고강도 무역제재로 인한 '고육지책'에 가깝지만 이를 계기로 독자 생태계 구축이 가능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화웨이는 2일(현지시간) 온라인 행사를 통해 훙멍2와 함께 이 OS를 탑재한 '화웨이 워치3' '화웨이 메이트패드 프로' 등의 신제품을 공개했다.

이날 화웨이는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포함한 약 100개 제품에서 훙멍2가 실행되도록 업그레이드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마트폰 넘어 'IoT'로 간다

화웨이는 2019년 시작된 미국 정부의 제재로 구글모바일서비스(GMS)가 제공하는 안드로이드 OS를 사실상 쓸 수 없게 됐다. 가장 범용적으로 사용되는 안드로이드 OS를 사용할 수 없게 되고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 주요 칩셋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화웨이 스마트폰의 점유율은 급속히 축소됐다.

자체 OS 도입에도 불구하고 화웨이는 스마트폰 시장에선 계속해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화웨이는 훙멍2를 탑재한 '메이트 40'과 '메이트 X2' 등을 선보였으나 이미 출시된 제품을 재탕한 수준이었고, 새로 공개된 차세대 플래그십 스마트폰 'P50 프로'는 출시일을 밝히지 못했다.

/사진=GMA아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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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는 이번 OS 독립에 나서면서 훙멍2를 단순히 스마트폰용 OS가 아닌 '사물인터넷(IoT) OS'로 정의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안드로이드나 iOS와 정면승부가 사실상 어려운 만큼, 확장 가능성이 큰 IoT 시장 선점에 우선적으로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화웨이 특히 훙멍2가 다양한 종류의 장치를 매끄럽게 연결하며 유연하게 플랫폼 간 개발과 앱 배포가 가능하도록 지원한다고 강조했다. 화웨이는 훙멍2 생태계를 개방형으로 확장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 뿐만 아니라 스마트TV, 냉장고, 전자레인지, 자동차 등 다양한 기기들을 하나의 생태계로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화웨이는 실제 이들 기기를 연결해 제어하는 다양한 시연을 선보였다. 스마트폰에서 보던 영화를 곧바로 TV에서 재생하거나 오븐에 스마트폰을 대면 레시피대로 조리를 하는 식이다.


샤오미 이어 화웨이도 IoT 도전

화웨이의 OS 독립이 성공하려면 다양한 제조사들의 생태계 참여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날 중국 모바일 기업 메이주는 훙멍 OS를 스마트폰 조명 상품에 먼저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다만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스마트폰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 제조사들은 아직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사진=화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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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의 공백을 메우며 수혜를 입고 있는 샤오미도 'AIoT(AI+IoT)' 전략으로 사업을 키우고 있다. 올 1분기 샤오미의 AIoT 부문 제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5% 증가한 182억위안(약 3조원)에 달했다. 샤오미는 향후 전기차 시장에도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샤오미에 이어 화웨이도 IoT 시장을 정조준하면서 스마트폰에 이어 가전이나 첨단 전자제품 시장에서 중국 제조사들의 도전이 더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화웨이 소비자비즈니스그룹의 리처드 유 최고경영저(CEO)는 "우리는 점점 더 많은 스마트 기기에 둘러싸여 있으며 이제 모든 것이 연결된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라며 "더 많은 파트너 및 개발자와 협력해 훙멍2 생태계를 구축하고 전 세계 고객에게 더 나은 경험과 제품, 서비스를 제공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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