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는 지난해 12월 자체 개발한 모바일 운영체제(OS) '훙멍2(하모니 OS 2.0)' 베타 버전을 공개했습니다. 왕청루 화웨이 소비자 소프트웨어 사업부 대표는 "훙멍2는 경쟁력 있는 제품을 만들기 위한 것만은 아니다"라며 "중국도 독자 생태계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업계와 학계에 알리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는 OS를 중국 사회 발전의 주축으로 표현하며 "현재 중국 시스템 대부분은 윈도, iOS, 안드로이드"라며 "중국은 핵심적인 지식재산권 없고, 이는 중국 사회 발전에 매우 큰, 숨은 위험"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3일 화웨이는 '훙멍2'를 공식 발표했습니다. 스마트폰을 포함해 3억여대의 정보통신기술(ICT) 기기에 탑재할 계획입니다. 화웨이는 우선 스마트폰, 스마트워치 등 100여개 제품에 '훙멍2' 업그레이드를 진행합니다.
왕청루 대표는 "훙멍을 통해 여러 기기를 단일 시스템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화웨이가 훙멍2가 '경쟁력 있는 제품만을 위한 건 아니다'라고 말했지만 중국 내 경쟁사 오포와 샤오미는 자국 기업의 독자적인 운영체제에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화웨이는 지난 6일 훙멍2를 국유화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중국 IT 미디어 신방(芯榜)에 따르면 화웨이가 훙멍2 핵심 기술을 개방원자개원기금회(开放原子开源基金会, OpenAtom Foundation)에 기증했습니다. 해당 재단은 중국 공업정보화부 산하 조직이며, 재단에 기증된 응용프로그램 등은 모두가 사용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 등 단말기 전용 OS의 국유화는 화웨이가 처음입니다. 왕청루 대표는 "최근 선보인 훙멍2가 개방원자개원기금회에 기부돼 모든 기업이 코드를 가질 수 있다"며 "사업 수요에 맞춰 제품을 개발하고, 화웨이 특징을 더해 상품을 만들 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여러 기업이 이에 응했습니다. 중국 대표 IT 기업 메이주는 스마트홈 기기에, 중국 가전 제품 기업 미디어는 냉장고에 훙멍2를 적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중국은행, 중신은행 등 중국 주요 은행 역시 훙멍2 사용에 참여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화웨이 경쟁사는 아직까지 어떠한 반응도 내놓지 않았습니다. 앞서 훙멍2 출시에 오포는 "훙멍2 영향력이 확산되면 자사의 시장 지배력이 약화되고 결국 화웨이에 종속될지도 모른다"고 걱정했습니다. 샤오미는 미국 제재와 퀄컴 칩 사용 등 상황을 고려하면 화웨이 운영체제는 고려대상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과연 이번 화웨이의 운영체제 헌납이 중국 내 범국가적 기업 참여를 이끌어낼지 무척 궁금합니다.
자료=미디어뱀부
정리=김현기 기자 khk@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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