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롯데백화점 동탄점
사진=롯데백화점 동탄점

 

롯데쇼핑의 야심작, 경기 남부권 최대 백화점으로 알려진 롯데백화점 동탄점을 직접 가보니 "롯데 답지 않아 좋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커머스에서도 신세계에 늘 밀리는 롯데가 백화점으로 분위기를 뒤집을 수 있을지 궁금했는데, 실상 가보니 의외였다. 요즘 2030세대의 놀이터라 불릴 만큼, 핫한 킬러콘텐츠도 여럿 보였다.

물론 이때문에 현대백화점의 '더현대서울'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후기글도 적지 않았다. 그런데 경기 남부에서 여의도가 제법 멀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경기도민은 굳이 더현대서울에 가야할 이유가 없다. 롯데백화점 동탄점에 더현대서울에서 기대했던 모든 것들이 있었다.   


화이트&블랙의 조화...공간이 주는 힐링이 있네

지난 27일 주말을 맞아 찾은 롯데백화점 동탄점은 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 탓에 생각보다 한산했다. 넓직한 주차공간에 화이트&블랙이 조화를 이룬 은은한 분위기는 백화점까지 가는 길마져 설레이게 했다.  

롯데백화점 동탄점은 지난 2014년 수원점 개장 이후 7년만에 등장한 롯데의 '신상 백화점'으로 야외 스트리트 쇼핑몰과 백화점이 결합된 하이브리드(혼합형) 공간이다. 연면적 24만6000㎡로 경기 최대 규모며 머물고 싶은 '스테이플렉스'(Stay+Complex)를 지향한다. 지하 2층부터 지상 6층까지 총 8개 층으로 이뤄졌다. 지상에서 중심부를 올려다보니 흡사 가우디 풍의 느낌도 들었다. 

 

사진=롯데백화점 동탄
사진=롯데백화점 동탄

 

층마다 돌아다녀보니, 롯데가 내건 스테이플렉스의 슬로건을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실제 롯데백화점 동탄점은 롯데월드타워와 방콕 아이콘시암(ICONSIAM)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건축물을 설계한 베노이(BENOY)사가 건축 설계를 진행했다. 매력적인 외관은 물론 공원의 일종인 '디 아이'(The eye), 약 3300㎡ 규모의 힐링 공간 더 테라스 등 자연 명소도 조성했다. 거대한 디스플레이에 채워진 물도 신비로웠다. 

​무엇보다 전체 면적의 50% 이상을 예술, 문화, F&B 등 체험 콘텐츠로 채운 것이 특징이다. 국내 최대 규모의 문화센터인 라이프스타일랩, 실내외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아트 조형물,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디어 아트전, 오디오 도슨트 서비스, 더 테라스, 업계 최초 디지털 체험존 등을 준비했다. 다른 매장과 마찬가지로 해외패션, 여성, 남성, 키즈, 스포츠, 리빙 등 500여개 패션 브랜드도 입점했다.

 

사진=롯데백화점 동탄
사진=롯데백화점 동탄

 


누데이크부터 한국인의 밥상까지...맛집 데이트는 굿  

코로나19 확산 이후, 백화점은 단순 쇼핑공간을 넘어 멀티 문화공간이자 오래 머물러야하는 공간으로 자리잡았다. 특히 롯데백화점 동탄점은 MZ 세대를 잡기 위해 국내 주요 맛집을 적극 론칭했다. 인스타그램 등 SNS의 대표 맛집으로 불리는 누데이크를 비롯, 2020년 아시아 최고 여성 셰프로 선정된 조희숙 셰프와 같이 개발한 메뉴를 선보이는 한국인의 밥상이 대표적이다.

실제 롯데백화점 동탄점은 전체 영업 면적 중 약 27.7%를 식음으로 구성할 만큼 F&B 조성에 힘썼다. 이밖에도 인스타그램 상 60만명 이상 폴로(Follow)를 거느린 '콩콩도시락'(kongkong2_kim)의 도시락 전문점, 청담동 핫플레이스 스케줄 청담 등 100여 개의 F&B브랜드를 갖췄다. 

 

사진=롯데백화점 동탄
사진=롯데백화점 동탄

 

아울러 대만에서 건너온 베지크릭, 공간 디자이너 양태오씨와 커피 전문점 엔제리너스가 컬래버레이션한 갤러리 카페인 엘리먼트 바이 엔제리너스, 태국의 3대 수산물요리 전문점으로 알려진 꽝씨푸드 등도 이목을 끌었다. 

특히 지하 식품관 외에도 각 층마다 맛집이 숨겨져 있어 소소하게 찾아나서는 재미가 있었다. 화려한 고급식당으로 가득하지만, 뭔가 MZ세대에겐 거리감이 있었던 기존 롯데백화점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였다.  이때문에 곳곳에서 사진을 찍고 SNS에 게재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사진=롯데백화점 동탄
사진=롯데백화점 동탄

 


볼거리 가득…거닐기만해도 휴가온 기분

롯데백화점 동탄점은 '머물고 싶은 백화점'을 지향한다. 이를 위해 다양한 체험형 콘텐츠와 오프라인에서만 즐길 수 있는 예술적 요소를 극대화했다. 쇼핑과 예술의 경계를 허물고, 함께 어우러진 공간을 조성하기 위해 작가 데이비드 호크니를 비롯한 국내외 유명 작가 작품 100여개를 백화점 곳곳에 전시했다. 

또 백화점 최초로 오디오 도슨트(전문 안내원) 서비스를 제공, 아트 앰배서더 배우 이동휘씨 목소리로 작품을 소개한다. 총 31개 작품에 적용되며, 작품 옆 QR코드 및 롯데백화점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들을 수 있다.

 

사진=롯데백화점 동탄
사진=롯데백화점 동탄

 

대표적인 예술품으로는 1층에 작가 허산씨의 '공든탑 Ⅱ', 3층 파비앙 머렐의 'Pentateuque', 3층 작가 임정주씨의 'Noneloquent', 6층 백승호의 '공, 유, 경'(空, 有, 景) 등이 있었다. 데이비드 호크니의 8m짜리 대작 'In the Studio, December 2017', 작가 김형기씨의 아트월, 레픽아나돌의 키네틱 미디어 아트 'Nature Wave'는 1층에서 만날 수 있다.

이밖에도 지하2층 복합문화공간 'Be Slow'에 위치한 문화센터 라이프스타일랩에는 국내 최대 규모인 2680㎡ 규모로 차려졌다. 백화점 문화센터에는 처음 도입된 스튜디오 '사운드&레코딩 스튜디오'를 비롯해, '시네마 스튜디오', '키즈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등 공간을 만들었다.

백화점 7층과 8층에 위치한 '롯데시네마 동탄'은 초대형 스크린과 애트모스 사운드 시스템을 갖춘 수퍼플렉스, 전 좌석 편안한 리클라이너 좌석이 적용된 시네컴포트, 럭셔리함에 젊은 감각까지 더한 샤롯데 등 7개 상영관에 1157석의 좌석을 갖췄다고 한다. 

결론을 말하면, 롯데백화점 동탄점은 2030세대와 4050세대까지 모두 품을 수 있는 멀티 복합문화공간으로 손색이 없어 보였다. 코로나19라는 악재로 인해 초반 흥행 분위기가 가라앉았지만, 생각보다 백신은 빠른 속도로 보급되고 있다. 이 기나긴 터널을 벗어나면 롯데백화점 동타은 곧 경기 남부권의 핵심 쇼핑몰로 거듭날 것으로 보인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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