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디미닛 제작
그래픽=디미닛 제작

네이버와 카카오를 향한 카드업계의 러브콜이 잇따르고 있어 주목된다. 카드사들이 앞다퉈 네이버·카카오와 제휴를 맺고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를 선보이고 있는 것. 

PLCC는 카드사와 기업이 1대 1로 협업해 해당 기업에 특화된 혜택을 제공하는 카드다. 카드사 입장에선 공동 마케팅을 펼쳐 비용을 절감하는 동시에 네이버와 카카오의 충성 고객을 자사의 카드 고객으로 끌어올 수 있다. 또 네이버와 카카오가 축적한 플랫폼 데이터를 확보, 서비스 확장 기회까지 모색할 수 있다. 쉽게 말해 온 나라의 빅데이터가 네이버-카카오에 모이고 있으니, 카드업계에선 이들을 잡아야 미래를 꿈꿀 수 있다는 얘기다. 


네이버·카카오 제휴를 원해? 줄을 서시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드사들은 네이버·카카오와 제휴를 맺고 PLCC를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네이버와 손잡고 멤버십 이용자에 최적화된 PLCC를 선보였다. 이 카드를 이용하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회원은 기존 5%에 추가로 5%를 더해 최대 10%의 이용금액 적립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월 한도는 20만원이다.   

삼성카드는 카카오페이를 택했다. 지난 5월 카카오페이 신용카드를 내놨다. 해당 카드는 카카오페이포인트에 특화된 혜택을 제공한다. 선물하기·택시·멜론·웹툰 등 카카오의 주요 서비스를 이용하면 더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 카카오 내부 서비스 뿐 아니라,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약 60만개 가맹점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PLCC 뿐만 아니라 제휴카드 역시 네이버·카카오 열풍이 거세다. 네이버페이는 총 3개 사와 협력해 카드를 출시한 바 있다. 신한카드와는 ▲네이버페이 라인프렌즈 신한카드 ▲네이버페이 신한카드를 선보였다. 또 삼성카드와 함께 네이버페이 taptap, 롯데카드와는 네이버페이 플래티넘 카드를 각각 만들었다.

카카오 패밀리 활약도 돋보인다. 카카오 금융 자회사 뱅크와 페이는 카드 업계에서도 인기가 상당하다. 카카오뱅크는 무려 4개 카드사와 협력했다. 신한카드와 삼성카드, 롯데카드, 씨티카드 등이다. 카카오페이는 하나카드와 제휴카드를 선보였다. 또 하나카드는 카카오모빌리티와 함께 카카오 T 하나카드도 내놨다.

/ 사진 = 픽사베이
/ 사진 = 픽사베이

 


사업 확장 노리는 카드사...'데이터'에 꽂혔다 

카드사가 네이버·카카오와의 파트너십에 적극적인 이유는 이용자 '락인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공동 마케팅을 펼쳐 비용을 절감하는 동시에 네이버·카카오의 충성 고객을 자사의 카드 고객으로 끌어올 수 있다. 카드사들은 제휴사의 고객을 회원으로 유치하면 할부금융, 중금리 대출, 카드론, 현금서비스 같은 금융서비스를 이용하는 낙수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보고 이 사업에 적극적이다.

올해는 빅데이터 활용 측면에서 PLCC의 가치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 마이데이터 사업이 닻을 올렸기 때문이다. 이 사업은 여러 서비스를 통해 수집한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마이데이터 사업 영위를 위해서는 데이터 역량 강화와 함께 꾸준하게 결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어야 하는데,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이용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PLCC는 이런 측면에서 카드사에 유리하다. 

또 국내 양대 플랫폼 기업으로 여러 사업을 전개하는 네이버·카카오와 협력할 경우 그 고객들의 결제내역과 소비성향 등을 파악해 빅데이터 분석과 상품 개발 등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예컨대 PLCC 파트너십을 통해 카드사는 제휴사의 비금융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 고객의 결제 패턴 및 사용처 등 데이터 분석을 통해 고객 맞춤형 서비스 개발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지급결제 시장 내 시장 지배력 확보 여부가 데이터 사업 경쟁력이 될 것"이라며 "제휴를 통해 빅데이터 산업의 주력 사업자로 부상한다면 카드사는 장기적으로 금융회사에서 경영컨설팅회사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분석했다.

 

이영아 기자 twenty_ah@techm.kr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