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가상자산 동향

그래픽=디미닛
그래픽=디미닛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한달새 35% 이상 급등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선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가상자산이 제도권에 편입된 것으로 인식되자 가격이 급등한 모습이다. 또 비트코인 상승세와 더불어 리플과 국내 인터넷 기업이 발행한 가상자산 '클레이'·'링크'가격도 상승했다.


비트코인 선물 ETF 승인...35% 껑충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1일 오전 9시 기준 비트코인은 전월 동시간 대비 35.06% 상승한 개당 7232만2000원에 거래됐다. 비트코인은 비트코인 선물 ETF 승인 전후로 가격을 빠르게 끌어 올렸다. 지난 10월초 5000만원대에 거래되던 비트코인은 비트코인 선물 ETF가 승인되기 전날인 10월 14일 한때 7000만원을 돌파했다.

비트코인 차트 / 사진=업비트
비트코인 차트 / 사진=업비트

이어 지난달 15일(현지시간) SEC는 업계 최초로 프로쉐어즈의 비트코인 선물 ETF 출시를 승인하자 비트코인 가격은 7500만원으로 뛰어 올랐다. 이후 지난달 19일(현지시간) 프로쉐어즈의 비트코인 선물 ETF(BITO)의 첫 거래가 시작됐다. 외신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거래를 시작한 BITO가 10억달러(약 1조1740억원) 이상의 거래량을 기록했다. BITO의 거래량은 2390만 주로, 종가 기준 10억달러가 넘는다.

BITO는 41.89달러로 상장 첫날 장을 마감했다. 이는 시초가 기준 4.7% 상승한 수준이다. 또 이후에도 반에크의 비트코인 선물 ETF와 발키리 인베스트먼트의 비트코인 선물 ETF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승인을 획득하면서 지난달 21일 비트코인 가격은 6개월만에 8000만원을 돌파했다.

그러나 이후 비트코인 장기 보유자들의 차익실현 움직임이 시작되면서 지난달 23일 7400만원대까지 하락했다. 이에 가상자산 데이터 분석 업체 글라스노드는 주간 인사이트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 장기 보유자들의 차익실현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글라스노드는 "155일 이상 비트코인을 보유한 장기 보유자들의 전형적인 온체인 움직임은 저점 매수와 고점 매도로 요약된다"고 말했다. 

더불어 주기영 크립토퀀트 대표는 지난달 26일 "비트코인 추정 레버리지 비율이 곧 연고점을 경신할 것"이라며 "시장 레버리지가 과도하다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조만간 약간의 변동성을 보게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같은 비트코인 가격 변동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인 전망도 이어졌다. 유명 가상자산 애널리스트 알트코인 셰르파는 지난달 25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비트코인이 5만4000~5만8000달러 (6317만원~6785만원)구간에 매우 견고한 지지선을 구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비트코인 신고점 경신 후 강세 랠리를 기대하고 있다"며 "비트코인이 6만7000달러(7838만원)를 돌파한 후 지지를 받은 5만9000~6만달러(6902만원~7019만원) 구간은 S/R플립(저항선이 뚫리고 지지선으로 전환되는 현상)이었다"고 말했다.


500만원대 지키는 이더리움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하자 이더리움 가격도 상승곡선을 그렸다. 이더리움은 전월 동시간 대비 38.03% 상승한 개당 506만3000원에 거래됐다. 한달만에 150만원 가까이 상승한 것. 또 비트코인 가격 상승뿐만 아니라 이더리움 관련 긍정적인 지표가 나타나면서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이더리움 차트 / 사진=업비트
이더리움 차트 / 사진=업비트

가상자산 데이터 분석 업체 메사리에 따르면 유통시장에서 거래되는 대체불가능한토큰(NFT) 누적 거래액이 100억달러를 돌파했다. 그중 이더리움 체인 상의 거래가 60억달러 규모를 점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달 5일까지 이더리움 43만개가 소각됐다. 약 14억7000만달러(약 1조7257억) 규모다. 이더리움 메인넷은 수수료 소각 시스템을 도입해 이더리움 가치를 높이려고 하고 있다. 

더불어 이더리움에 대한 가상자산 투자자들의 관심 또한 높아졌다. 지난달 14일(현지시간) 세계적인 투자자 배리 스턴리히트 스타우드캐피털 최고경영자(CEO)가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매수했다"며 "매수한 이유는 미국을 비롯한 여러 정부가 돈을 찍어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이더리움을 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비트코인은 가치저장 외에 별다른 용도가 없지만 이더리움은 프로그래밍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스턴리히트는 글로벌 부동산 투자 및 운용 전문가로, 그가 보유한 순자산은 약 44억달러(약 5조2052억원)로 추정된다.

또 지난달 12일 가상자산 데이터 분석업체 샌티멘트는 트위터를 통해 "이더리움 상위 10개 비거래소 주소의 이더리움 보유량이 계속 증가하는 반면, 거래소 이더리움 보유량은 감소하고 있다"며 "거래소 대비 비거래소 이더리움 보유량 비중이 증가하는 건 강세장 시그널"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또 비트코인 ETF 승인으로 인해 이더리움 ETF 승인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는 모습이다. 

아울러 지난달 27일 이더리움 비콘체인 알테어 하드포크가 활성화됐다. 이번 업그레이드는 이더리움 2.0 메인넷 비콘체인의 첫 하드포크로, 인센티브 및 패널티 조정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이를 통해 비콘체인 검증자는 자신이 담당하는 트랜잭션을 검증하지 못한 경우 추가적인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 

같은날 마이크 맥글론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소속 시니어 상품 전략가는 이더리움이 5000달러(약 587만원)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수요가 증가하고 공급이 감소하고 있다. 금융과 돈의 디지털화 진원지에서, 이더리움의 입지는 가격 상승의 토대가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리플 상승했지만...비트-이더 상승률의 절반에도 못미쳐

비트코인 상승세에 리플도 상승했다. 다만 상승률이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리플은 전월 동시간 대비 12.87% 상승한 개당 1315원에 거래됐다. 지난달 리플 관련 다양한 소식이 전해졌지만 가격에 영향을 미치진 못했다. 지난달 4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미국 현지 법원 판사 아날리사 토레스가 리플과 SEC 소송 관련, 리플 보유자들의 직접 개입을 제한했다.

또 지난달 5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리플랩스는 최근 중동 최대 은행 카타르국립은행(QNB)와 파트너십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같은 소식에도 리플 가격은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리플 차트 / 사진=업비트
리플 차트 / 사진=업비트

또 지난달 14일 외신에 따르면 리플랩스는 가상자산 지지 기업들과 함께 영국의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 발행을 촉진하기 위해 '디지털 파운드 재단'을 출범했고, 지난달 22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미국 SEC와 리플 간 소송에서 미국 법원이 SEC에 리플 판매가 투자계약에 해당하는 이유에 대해 명확히 밝히도록 명령했다.

지난달 26일 브라이언 암스트롱 코인베이스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리플 간의 소송이 생각보다 잘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며 "SEC는 가상자산 산업을 공격하는 것이 정치적으로 인기가 없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리플 가격이 상승하지는 않았다.

이외에도 지난달 29일(현지시간) 가상자산 마켓 분석업체 센티멘트가 트위터를 통해 "10월 한달간 리플의 네트워크와 상호 작용하는 활성 주소 수가 뚜렷한 증가 추세를 나타냈으며, 소셜 미디어 플랫폼 내 리플 주목도도 상승하고 있다"며 "역사적으로 이러한 지표는 필연적으로 가격 상승과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역시 리플 가격은 제자리 걸음했다.


40%대 상승한 클레이와 링크

네이버 계열사 라인이 발행한 가상자산 링크는 전월 동시간 대비 49.4% 상승한 개당 150달러에 거래됐다. 지난달 24일 손정의가 이끄는 비전펀드가 네이버의 메타버스 '제페토'에 투자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하락세를 그리던 링크가 급등한 것.

링크 차트 / 사진=비트프론트
링크 차트 / 사진=비트프론트

비전펀드의 투자로 제페토가 고도화됨에 따라 라인이 발행한 가상자산 링크가 제페토 내 통화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네이버 관계자는 비전펀드의 투자 소식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더불어 카카오 계열사 그라운드X가 발행한 가상자산 클레이 전월 동시간 대비 41.77% 상승한 개당 1880원에 거래됐다. 클레이 관련 주목할만한 소식은 없었지만 비트코인 상승세에 영향을 받아 한달만에 40% 이상 급등한 것으로 보인다.

 

이성우 기자 voiceactor@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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