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가상자산 동향
가상자산 시장 새해를 맞았다. 지난해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가상자산과 다양한 알트코인들은 투자자들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하며 엄청난 변동성을 보였다. 하지만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을 비롯해 국내 인터넷 기업이 발행한 가상자산 '클레이'와 '링크' 등의 가격은 결국 상승으로 지난해를 마무리했다.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1일 오전 9시 기준 비트코인은 지난해 1월 1일 종가 대비 75.82% 상승한 개당 55678만4000원에 거래됐다. 이더리움은 같은 기간 462.88% 상승한 개당 452만원에 거래됐다. 1년새 가격이 5배 이상 증가한 것. 리플도 같은 기간 289.31% 상승한 개당 1020원에 거래됐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의 소송 리스크를 앉고 있지만 4배 가까이 가격이 상승했다.
아울러 카카오 계열사 그라운드X가 발생한 가상자산 클레이는 같은 기간 190.74% 상승한 1570원에 거래됐다. 네이버 관계사 라인이 발행한 링크는 같은 기간 980% 상승한 개당 162달러에 거래됐다. 지난해 11월 정점을 찍은 가상자산 시장이 급락 후 약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지난해 1월 1일에 비하면 크게 상승한 모습이다.
지난해 롤러코스터를 타며 천당과 지옥을 동시에 맛본 가상자산 업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아보자.
우상향 그래프에 행복한 비명 지른 2021년 1분기
지난해 1분기는 가상자산 투자자들이 행복한 비명을 지른 기간으로 요약된다. 지난 2020년부터 이어져온 주요 가상자산 가격 상승세가 쭉 이어졌기 때문. 2021년 1월 초 김서준 해시드 대표는 2021년에 ▲비트코인 시세가 10만달러에 도전하고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가 승인될 것이며 ▲이더리움 가격이 사상 최고가를 넘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닥터 둠으로 불리는 미국 월 스트리트의 대표적 비관론자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가 2021년 1월 15일을 콕 집어 '비트코인 폭락날'로 지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누리엘 루비니 교수의 예상은 빗나갔고, 2월부터 본격적인 상승랠리가 시작됐다. 비트코인은 같은달 8일(현지시각) 테슬라가 15억달러(약 1조7857억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매수했다는 소식에 가파르게 상승하기 시작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나 2월 22일 6500만원대를 돌파하기도 했다. 더불어 이더리움 역시 비트코인 상승세에 더해 ▲디파이(DeFi) 시장 성장에 대한 기대감 ▲이더리움 2.0 출시 ▲시카고선물거래소(CME) 이더리움 선물 상품 출시 등 호재로 한때 220만원을 돌파했다. 또 리플은 리플랩스와 SEC 간의 소송 소식에 따라 가격이 요동쳤고, 클레이와 링크는 비트코인 가격 변화에 영향을 받아 상승했다. 다만 주요 가상자산 모두 가파른 가격 상승에 따른 조정이 있었다.
3월은 신고가 경신 행진이 이어졌다. 당시 5500만원 내외를 등락하던 비트코인 가격은 3월 초 미국의 경기부양책 통과가 예상되면서 상승하기 시작했다. 특히 같은달 10일(현지시간) 1조9000억달러(약 2163조원) 규모의 경기부양책이 미국 하원에서 통과되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6000만원을 돌파했다. 다음날인 3월 11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경기부양책에 즉시 서명하면서 비트코인은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밖에도 비자(VISA), 테슬라, 페이팔, 제너럴모터스(GM) 등이 비트코인 결제 지원을 예고해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 이더리움과 리플은 별다른 소식 없이 비트코인 가격을 추종했다. 클레이와 링크는 카카오와 네이버의 해시드 투자 소식이 알려지면서 상승했다.
2분기, 하락장 시작...스쳐간 비트코인 8000만원 시대
지난해 1분기에 이어 4월 초까지 상승세를 이어오며 8000만원대를 돌파한 비트코인이 4월 14일을 기점으로 폭락하기 시작했다. 신고가 경신을 이어오던 비트코인 가격은 약 열흘만에 3000만원이 빠져 5500만원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당시 미국 재무부가 가상자산에 대한 세금을 지금 보다 두배 이상 올릴 것이라는 루머가 트위터에서 빠르게 돌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된 것. 더불어 이달 은성수 금융위원장의 가상자산 강경 발언까지 겹치면서 비트코인 패닉셀을 부추겼다.
반면 이더리움은 비트코인 급락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가격을 회복했다. 이더리움 '베를린 업그레이드'에 더 해 이더리움 ETF 출시 승인 등이 맞물리면서 가격이 상승한 것이다. 리플 역시 코인베이스 재상장에 대한 기대감으로 인해 가격이 상승했다. 신고가를 경신한 클레이와 링크도 비트코인 하락에 따라 동반 하락했다. 다만 지난해 4월까진 공포감이 크지 않았다.
본격적인 하락은 5월부터 시작됐다.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6월 1일 오전 9시 기준 비트코인은 전월 동시간 대비 36.04% 하락한 개당 4346만3000원에 거래됐다. 한달만에 2000만원이 빠진 셈이다. 특히 지난해 5월 13일(현지시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테슬라의 비트코인 결제 지원을 중단한다고 밝혔고 당일 비트코인 가격은 곤두박질쳤다.
이어 더해 중국발 가상자산 규제까지 더해지면서 속수무책으로 하락했고, 특히 5월 19일 부처님 오신날 대폭락이 일어났다. 이더리움도 같은달 고점대비 40% 하락했다. 리플, 클레이, 링크는 가상자산 시장 흐름에 따라 가격이 등락했다.
하락세는 6월까지 이어졌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리플 등 주요 가상자산들 지난달 내내 롤러코스터를 타다 결국 두자릿수 이상 하락했다. 상승과 하락이 끊임없이 반복되는 혼란스러운 시장 속, 비트코인의 최고가와 최저가 차이가 1500만원 가까이 났다. 이달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이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엘살바도르 의원의 과반수가 비트코인 합법화 법안에 찬성했다고 밝혔고, 일론 머스크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채굴자들의 청정에너지 사용량이 50% 정도의 합리적인 수준에 도달하면, 테슬라는 비트코인 결제를 다시 허용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비트코인 하락세를 막지 못했다. 이달 비트코인 종가는 4000만원대를 기록했고, 이더리움, 리플, 클레이, 링크는 주목할만한 소식없이 비트코인 가격을 추종해 크게 하락했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3분기, 반등의 시작
반등은 7월 말부터 시작됐다. 이달 비트코인·이더리움·리플 등 주요 가상자산 가격이 롤러코스터를 탔다. 지난달 초 박스권을 형성하고 횡보하던 주요 가상자산은 급락하기 시작했다. 비트코인은 한때 3500만원선이 붕괴됐고, 이더리움은 200만원선 붕괴를 위협 받았다. 그러나 같은달 21일 진행된 가상자산 콘퍼런스 비 워드(B-Word) 이후 주요 가상자산 가격이 흐름이 상승세로 전환됐다. 이 행사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비트코인 보유 사실을 밝히며 테슬라가 비트코인 결제 지원을 재개할 수 있다고 말하자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한 것. 또 이더리움 역시 수수료 체계를 개선하는 런던 하드포크가 임박하면서 가파르게 상승했다.
이어지는 8월에도 주요 가상자산 가격은 우상향 그래프를 그렸다. 가상자산 사업자에게 세금을 부과하는 미국 정부의 인프라법과 미국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으로 인한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우려로 인해 가격이 요동치기도 했지만 9월 1일 기준 비트코인은 전월 동시간 대비 14.96% 상승한 개당 5521만3000원에 거래됐다. 또 이더리움은 지난해 8월 5일 수수료 체계를 개선하는 '런던 하드포크' 이후 가격이 상승해 400만원대에 거래됐다. 리플 역시 긍정적인 소송 소식과 사업 확대로 8월에만 가격이 60% 상승했다. 주요 가상자산 상승세에 주목할만한 소식이 없던 클레이와 링크도 두자릿수 상승했다.
다만 상승세가 9월까지 이어지지는 못했다. ▲CPI 상승으로 인한 미국 발 테이퍼링 ▲중국의 가상자산 규제 강화 ▲헝다그룹 파산 리스크 등으로 주요 가상자산 가격 극심하게 요동쳤다. 한때 6000만원을 돌파했던 비트코인 가격이 같은달 5000만원선이 붕괴되기도 한 것. 결국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가상자산 가격이 전월 대비 일제히 하락했다. 특히 런던 하드포크 이후 파죽지세로 상승하던 이더리움도 견디지 못하고 9월 말 360만원대로 내려 앉았다. 리플은 15% 이상 급락했다. 3분기는 반등의 틀을 마련했지만, 지속적인 상승세를 이어가진 못했다.
4분기 8200만원 신고가 경신 했지만...다시 5000만원대로
진정한 반등은 10월 이뤄졌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가격이 한달새 35% 이상 급등했다. SEC가 비트코인 선물 ETF 승인하자 가격이 크게 뛴 것이다. 2021년 10월 15일(현지시간) SEC는 업계 최초로 '프로쉐어즈의 비트코인 선물 ETF(BITO)' 출시를 승인했다. 이에 비트코인 가격은 7500만원으로 뛰어 올랐다. 이후 같은달 19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거래를 시작한 BITO가 10억달러(약 1조1740억원) 이상의 거래량을 기록했다. BITO의 거래량은 2390만 주로, 종가 기준 10억달러가 넘는다.
아울러 비트코인이 폭등하자 다른 가상자산 가격도 덩달아 상승했다. 특히 이더리움은 500만원대를 재돌파했고, 클레이와 링크도 40% 이상 급등했다.
이어 11월 중순까지 가상자산 가격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비트코인은 2021년 11월 9일 8200만원대를 돌파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하지만 이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인프라법 서명,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변종 바이러스 오미크론이 등장하면서 주요 가상자산 가격을 하락세로 돌아섰다.
반면 이달 이더리움과 링크는 오히려 가격이 두자릿수 이상 상승했다. ▲이더리움 활성 주소 수 증가 ▲런던 하드포크를 통한 소각 메커니즘 도입 ▲해시레이트 역대 최고치 경신 등이 이더리움 가격 상승 요인으로 꼽혔다. 링크는 라인이 블록체인 사업을 본격화함에 따라 80% 급등했다.
그러나 12월 초부터 시작된 급락은 그 어떤 가상자산도 피해가지 못했다. 비트코인은 순식간에 6000만원선이 붕괴됐고, 이더리움 역시 450만원대까지 곤두박질치기도 했다. 찰리 멍거 버크셔해서웨이 부회장,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등 세계 금융계의 주요 인사들이 비트코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쏟아내자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한 것. 아울러 테이퍼링과 헝다 디폴트 우려가 다시 한번 대두되면서 주요 가상자산 가격은 하락세가 이어졌다. 크리스마스 이브와 크리스마스에 비트코인 가격이 반등하며 산타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기도 했지만 이후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2022년 가상자산 시장은 어디로 움직일까
다사다난했던 지난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은 만큼, 가상자산 시장에 장미빛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아발란체(AVAX) 블록체인 개발사인 아바랩스의 존 우 대표가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2022년 가상자산 시장 규모가 5조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앞서 지난 11월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 시가총액이 사상 처음으로 3조달러를 돌파한 바 있다.
또 알프레드 촹 레이스 캐피털 CEO가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가상자산 일일 거래량은 2020년 500억달러에서 2021년 1000억달러로 증가한 반면, 나스닥 거래량은 2000억달러로 동일했다"며 "거래량 증가와 더불어, 웹3 참여의 중요성이 부각됨에 따라,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 산업의 2022년 호황을 예상하는게 합리적이다"라고 말했다.
지난 수년간 비트코인은 연초에 상승세를 보여왔다. 1일 역시 지난 12월 31일보다 소폭 상승한 모습이다. 주요 가상자산들은 지난해 폭발적인 성장으로 인해 제도권으로 편입되고 있다. 무법지대가 아닌, 제도의 틀안에서 가상자산 시장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지켜보는 것도 관전 포인트다.
이성우 기자 voiceactor@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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