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테크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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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IT서비스 기업들의 실적이 '디지털 전환(DX)' 사업 성과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각 업체마다 팬데믹 이후 급증한 디지털 전환 수요를 잡기 위해 분주한 가운데, 매출과 수익성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LG CNS, 디지털 전환 신사업 성과로 고공행진

올 3분기 실적 시즌에 가장 돋보인 IT서비스 기업은 단연 LG CNS다. 이 회사는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조244억원으로 분기 매출 1조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영업이익도 89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 성장을 거뒀다.

LG CNS는 지난 2015년 김영섭 대표 선임 당시 분기 적자를 오가며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상태였으나, 김 대표가 취임 이후 부진한 자회사를 청산하고 신기술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면서 실적이 다시 성장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김영섭 LG CNS 대표 / 사진 = LG CNS 제공
김영섭 LG CNS 대표 / 사진 = LG CNS 제공

김 대표가 공을 들인 사업 중 하나가 '클라우드'다. LG CNS는 지난 2019년 클라우드 사업전략을 발표하며 발빠르게 클라우드 관리 서비스(MSP) 사업에 집중해왔다. 이 회사는 최근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손잡고 대한항공 IT시스템을 100% 퍼블릭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데 성공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도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LG CNS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도 '기회'로 만들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하면서 물류 분야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됐고, 이런 흐름에 발맞춰 LG CNS는 스마트물류 분야의 강자로 떠올랐다.

여기에 온라인 수업 시스템 장애, 백신예약 시스템 먹통 사태 등 코로나19로 인한 대국민 공공시스템에 문제가 생겼을 때마다 '해결사'로 나서면서 대형 시스템에 대한 실력과 노하우를 대외에 확실히 각인시키는 계기를 만들었다.


'클라우드'로 다시 뛰는 삼성SDS

업계 선두 삼성SDS는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물류 분야가 강세를 보이며 실적을 이끌고 있지만, '본업'인 IT서비스에선 예전만한 성장세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삼성SDS 올 3분기 매출액 3조381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9% 성장을 거뒀다. IT서비스 부문 매출은 3.3% 증가하는 데 그쳤으나, 물류 분야는 22.6% 성장했다. 영업이익률이 낮은 물류 매출 비중이 59%까지 늘면서 영업이익은 22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 늘어나는 데 그쳤다.

앞서 팬데믹 이전까지 삼성SDS는 클라우드, 스마트팩토리, 인공지능(AI) 애널리틱스, 솔루션 등 4대 전략사업을 필두로 대외사업을 확대하며 견조한 성장세를 보여왔다. 하지만 지난해 코로나19로 이한 불확실성으로 고객사가 IT투자를 줄이고 주요 프로젝트를 미루면서 실적이 주춤하기 시작했다.

황성우 삼성SDS 사장이 8일 열린 '리얼 2021'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SDS
황성우 삼성SDS 사장이 8일 열린 '리얼 2021'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SDS

올해 지휘봉을 잡은 황성우 삼성SDS 대표는 다시 클라우드, 물류, 보안을 성장의 3대 축으로 제시하며 방향성을 다잡고 있다. 특히 클라우드 분야에 자사가 보유한 업종 전문성과 DX 역량, 신기술과 솔루션을 집결한다는 계획이다.

삼성SDS는 지난 9월 연례 콘퍼런스 '리얼 2021' 행사에서 클라우드 기반의 '서비스형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aaS)' 방법론과 이를 입체적으로 표현한 'DT 큐브'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 같은 클라우드 기반의 디지털 전환 서비스와 차세대 전사적자원관리(ERP), 스마트팩토리 등 대외사업을 확대하고, 내부적으로 인건비 등 비용 효율화를 통해 영업이익률을 다시 끌어올리는 게 황 대표의 과제로 꼽힌다.


SK㈜ C&C, 맞춤형 서비스로 DT 시장 공략

삼성SDS, LG CNS와 IT서비스 '빅3'로 꼽히는 SK㈜ C&C는 KB국민은행, KDB산업은행 등 금융권의 대형 차세대 시스템 구축 사업이 완료되면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이 회사 3분기 별도기준 누적 매출은 1조3179억원으로 지난해와 동일한 수준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1494억원으로 2.9% 소폭 감소했다.

박성하 SK㈜ C&C 대표 /사진 =  SK㈜ C&C
박성하 SK㈜ C&C 대표 /사진 =  SK㈜ C&C

이 회사는 올해 초 NH농협은행 '마이데이터 서비스 플랫폼'을 시작으로 KB저축은행 차세대 시스템, 신한은행 '더 넥스트 마케팅 시스템' 등을 진행하며 디지털 금융 분야의 강자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동시에 클라우드 사업 부문에서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 애저(azure), IBM 등 모든 클라우드를 한번에 관리하는 '클라우드 Z MCMP'를 비롯해 컨테이너 플랫폼, 멀티 클라우드 허브존 등을 선보이며 기업 디지털 전환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향후 고성장이 전망되는 '스마트 제조' 분야도 회사가 공을 들이는 영역이다. 이 회사는 인공지능(AI) 기반 솔루션 '아이팩토리 스마트 비전'과 제조업 특화 데이터 처리 엔진 '아이팩토리 디플로' 등을 선보이며 제조 기업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4분기에도 차세대 시스템 구축, 클라우드, 스마트 제조 사업, 헬스케어 등 디지털 전환 사업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남도영 hyu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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