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숙 네이버 대표/캐리커쳐=디미닛
한성숙 네이버 대표/캐리커쳐=디미닛

 

네이버의 커머스 역량을 배가시키며 생활플랫폼으로의 도약을 일군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4년만에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표면적인 이유는 직장내 괴롭힘 등 내홍에 따른 사회적 요구에 부응한 것으로 보이지만, 네이버가 국내에서 충분히 내실을 다진 만큼 글로벌 시장 도약을 위한 행보로 추정된다. 이때문에 한 대표 역시 네이버에 남아 글로벌 커머스 사업을 주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7일 네이버는 이사회를 열고 글로벌 사업 지원 책임자인 최수연 책임리더를 네이버의 차기 대표로 내정했다. 또한 네이버 경영진은 최 내정자가 차기 경영 리더십을 구축하는데 힘을 더할 차기 리더로 사업개발과 투자 및 인수합병(M&A)을 맡고 있는 김남선 책임리더를 CFO 내정자로 선임했다.

이로써 지난 2017년부터 네이버를 이끌어 온 한 대표는 2021년을 끝으로 대표이사직을 내려놓게 됐다. 한 대표는 지난 4년간 네이버의 고성장을 이끌었다는 평을 받는다. 지난 2016년 4조원대였던 네이버의 매출은 어느덧 6조원대로, 시가총액 역시 코스피 4위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국내 1위 커머스 플랫폼인 네이버쇼핑을 일구는 동시에 소상공인과 대기업이라는 양쪽 사업자를 모두 충족시키며 코로나19 시대 국민 플랫폼의 입지를 다졌다. 

특히 신용카드와 보험 등 금융서비스를 포괄하는 네이버파이낸셜로 '테크핀' 시장의 공략을 꾀하는 한편, 최근에는 자회사 스노우를 발판삼아 '제페토'와 '크림' 등 메타버스와 2030세대를 아우르는 히트 서비스도 육성했다는 평가다. 

이때문에 관련업계에선 직장내 괴롭힘 등 내홍과 별개로 네이버가 글로벌 도약을 위해 리더십을 대거 교체한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한 대표가 국내 최고의 커머스 사업 전략가로 입지를 다진 만큼, 일본 관계사인 Z홀딩스와 유럽 사업에서 역할을 맡을 것으로 추정된다. 

네이버 내부사정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최휘영, 김상헌 전 대표를 거쳐 리스크 관리의 시대를 넘어 네이버의 새로운 시대를 연 인물이 한성숙 대표"라며 "검색포털이 아닌 생활플랫폼으로 도약을 일군 만큼, 네이버에 남아 글로벌 커머스 사업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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