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주 넥슨 창업주/캐리커쳐=디미닛
김정주 넥슨 창업주/캐리커쳐=디미닛

 

넥슨의 개발자회사 넷게임즈와 넥슨지티가 전격 합병을 결의한 가운데, 양사의 주가가 일제히 급등해 주목된다. 넥슨의 국내 유일 상장법인이라는 점과 넥슨 패밀리 중 가장 많은 개발자가 결집한다는 점에서 시장의 기대감이 무르익는 모습이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넷게임즈는 이날 정오 기준 상한가를 달성, 넥슨지티는 전거래일대비  28% 급등하며 상한가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양사의 합산 시가총액은 1.5조원 규모로 하루새 30% 가량 불어났다. 

두 회사의 합병은 2022년 2월 8일 주주총회를 거쳐 최종 결정되며, 합병 기일은 같은해 3월31일이다. 합병비율은 1대1.0423647(넷게임즈:넥슨지티), 합병에 따른 존속회사는 넷게임즈다. 신규 법인명은 넥슨게임즈로 정해졌다. 넥슨의 이름을 앞세운 국내 유일 상장사가 등장한 것. 

통합법인 넥슨게임즈는 직원수만 800명이 넘는 대형게임사로 탈바꿈한다. 개발자 구성만 따지면 시가총액 8조원 규모의 펄어비스급으로 격상되는 것이다. 실적 역시 확연히 달라지게 된다. 넷게임즈의 올 3분기 누적 매출액은 약 420억원, 넥슨지티는 500억원 가량이다. 연간 합산매출을 추정하면 약 12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매출 자체면에서도 일약 중견급으로 올라서게되는 것이다. 

무엇보다 넷게임즈는 히트 시리즈를 비롯, MMORPG 장르를 중심으로 다량의 히트 IP를 갖고 있으나 부진한 실적과 재무구조가 약점으로 지목돼 왔다. 블루아카이브 등 꾸준히 히트작을 내놨지만 개발인력만 600여명에 달하는 탓에 인건비 부담이 상당했다. 반면 넥슨지티는 서든어택 시리즈를 발판 삼아 연간 영업이익률이 50%에 달하지만, 신규 흥행작을 발굴하지 못해 모멘텀 가뭄에 시달려왔다. 상호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인 셈.

사실 양사 합병 가능성은 수년전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다. 양사의 개발진 숫자를 더하면 무려 1000여명에 육박하는데다 'IP와 개발력을 지닌 넷게임즈'-'압도적인 현금동원력'을 지닌 넥슨지티로 양사 장점이 극명하게 갈리는 탓이다. 이때문에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가 직접 나서 양사 간의 합병을 독려했다는 후문이다. 

당장 이번 합병으로 ▲넥슨코리아 신규개발본부 ▲네오플 ▲넥슨게임즈 ▲원더홀딩스와 설립한 합작법인(니트로 스튜디오, 데브캣) 등을 큰 축으로 삼아 신규 개발을 꾀할 전망이다. 4개의 그룹을 통해 신작을 개발하고, 넥슨코리아가 이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특히 시장에선 넥슨의 국내 유일 상장법인이라는 점에서 프리미엄을 얹어준 모습이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주식매수청구권을 활용할 수 있어 하방저지선이 생긴데다, 글로벌 게임사인 넥슨의 모멘텀을 고스란히 누리게 됐다는 점이 강점"이라며 "넥슨의 핵심 개발사로 자리매김한다는 점에서 기대감이 크며 넥슨 본사의 신규개발본부와 넥슨게임즈간의 내부경쟁도 치열해질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