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과 더불어 성장주 주가조정이 길어지는 상황에서, 그룹사 악재까지 터진 카카오 금융계열사 '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가 카카오 그룹 내 ESG 경영에 팔을 걷고 나서 주목된다.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 및 일부 경영진의 스톡옵션 매도를 시작으로,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의 스톡옵션 소액 매도와 카카오페이 내 소수 직원의 이직까지 여론이 문제를 삼는 등 작은 이슈까지 십자포화를 맞자 이를 만회하겠다는 포석이다.
19일 카카오뱅크는 이사회를 통해 '모바일 금융 안전망 강화' 등을 사회책임활동의 주요 안건으로 선정, 올해부터 5년간 총 200억원을 지원하기로 의결했다. 금융사기로부터 안전한 금융 거래 환경을 갖추기 위한 사회적 노력이 더 강화돼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모바일 금융 안전망 강화'를 사회책임활동의 가장 우선순위로 정한 것.
이를 위해 카카오뱅크는 '금융사기 예방을 위한 기술 고도화'를 핵심 아젠다로 설정하고 관련 논의 및 활동을 진행하기로 했다. 먼저 통신사 및 다른 금융회사 등 금융사기 예방에 함께할 수 있는 기업들과의 협업을 확대한다. 금융사기 예방 활동에 대한 기술 연구 및 사회적 프로그램에 대한 다양한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아울러 금융사기 예방을 위한 교육 활동을 확대하고 홍보 활동도 강화한다. 금융사기 유형을 분석한 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주의 알림을 발송하고, 10대 청소년과 고령층 등을 대상으로 안전한 모바일 금융서비스 이용에 관한 교육을 진행하며 이에 대한 유관단체 지원도 늘리기로 했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모바일 금융 시대에 금융서비스 이용자들이 더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금융서비스 이용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사회적 논의가 가속화되어야 한다"며 "카카오뱅크는 이해관계가 아닌 우리 사회의 상생을 위한 지원과 후원을 더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카카오페이 또한 최근 ESG 전담인력 채용을 공식화하고, ESG 보고서 및 기업지배구조보고서 발간 등에 나서기로 했다. 특히 ESG 관련 커뮤니케이션과 함께 외부 평가에 대응할 수 있는 별도의 인력을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 본사와 상관없이 카카오페이 자체적으로 ESG 인력을 뽑아 외부 메시지를 내겠다는 것.
양사의 이같은 ESG 강화 행보는 최근 카카오 그룹사를 향한 부정 여론이 카카오 금융사를 향해 빠르게 번지고 있는 탓이다.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와 일부 경영진의 스톡옵션 매도를 시작으로, 소수 직원의 이직까지 여론이 문제를 삼는 등 기업 이미지를 흔드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다.
이에 카카오는 최근 기존 공동체컨센서스센터를 '코퍼레이트얼라인먼트센터'로 개편하고 여민수 카카오 대표가 센터장을 맡기로 했다. 현행 '각자도생'식 운영방식을 통제하고 위기를 관리할 조직을 구축하기로 한 것이다. 여기에는 '사회적 책임 성장'을 이루겠단 김범수 카카오 의장의 결단이 담긴 것으로 전해진다.
더불어 전 계열사 대상 임원 주식 매도 규정도 최근 마련됐다. 규정에 따르면 앞으로 카카오 계열 회사의 임원은 상장 후 1년 간 주식을 매도할 수 없다. CEO의 경우 매도 제한 기간을 1년이 아닌 2년으로 더욱 엄격하게 제한한다. 임원들의 공동 주식 매도 행위도 금지된다. 또 상장사 임원 주식 매도에 대한 사전 리스크 점검 프로세스를 신설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LG화학 물적분할에 대한 주식투자자들의 불만과 성장주 주가 조정, 카카오페이 스톡옵션 이슈가 카카오 전 계열사를 흔들고 있는 상황"이라며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의 스톡 행사 규모는 수억원 수준에 불과한 데도, 공격을 받고 있어 국내 굴지의 대기업으로 성장한 카카오 입장에선 ESG 경영이 그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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