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디미닛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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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최근 중국 기관에 추가 제재를 가한 가운데 중국 '반도체 굴기'의 핵심 기업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현지시간 7일 베이징동계올림픽 기간 중 미국 상무부는 중국 기관 33곳을 '미검증 리스트(unverified list)'에 올렸습니다. 미검증 리스트는 통상적인 검사를 할 수 없어 최종 소비자가 불분명한 경우 더 엄격한 수출 통제를 가하는 대상을 말합니다. 해당 리스트에 오를 경우 관련 미국 수출업자가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수입업자 역시 자신이 합법적이고 미국 규제에 따르겠다고 알려야 합니다.

미검증 리스트에 오른 33개 기관 중 대부분은 전자 관련 기업이었으며 광학 관련 기업, 대학 연구소 등도 포함됐습니다. 뿐만 아니라 '중국판 ASML' 상하이마이크로일로트로닉스(SMEE)도 있었습니다. SMEE는 중국 내 유일한 반도체 노광장비 제작사로 중국 반도체 굴기의 핵심 기업으로 거론됩니다. 

현재 전세계 반도체 노광장비 시장은 네덜란드 ASML이 독점하고 있습니다. 노광장비는 극자외선(EUV)을 이용해 반도체를 생산하는 데 쓰입니다. 최근 미세 공정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최첨단 노광장비 역시 반도체 생산의 필수요소로 자리 잡았습니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지난해 7월 ASML 장비에 자국 부품이 다수 사용된다는 것을 이유로 ASML에 중국 수출 제한을 요구했습니다.

이번 SMEE의 미검증 리스트 등재로 중국 내 미세공정 기술 확보는 더 늦어질 전망입니다. 일반적으로 반도체 미세 공정은 14nm(나노미터) 이하를 말합니다. 이에 반해 SMEE의 노광장비는 90nm 급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중국 기업들이 ASML의 기술 수준에 도달하는 데에는 최소 10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이에 대해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역시 "(이번 수출 통제로) 전략 기술 분야에서 따라잡기를 시도하는 SMEE 같은 기업들은 더 큰 비용을 치르게 될 것"이라고 점쳤습니다. 

한편 중국은 2025년 반도체 자급률 70%를 목표로 SMIC와 칭화유니(淸華紫光)에 막대한 투자를 단행했습니다. 하지만 인재 부족과 미국과의 무역 갈등 등을 이유로 큰 진척은 없었습니다. 중국 반도체 무역적자는 지난해 사상 최고치인 2788억달러(약 333조원)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이번 제재에 중국과 SMEE가 어떠한 대답을 내놓을지 기다려집니다. 

자료=미디어뱀부
정리=김현기 기자 khk@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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