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갤럭시 S22' 시리즈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 '갤럭시 S22' 시리즈 /사진=삼성전자 제공

#GOS 개발자, 유관부서 담당자님. GOS 생태계 구축하시고 양심있으신지 문의 드립니다.

#다음..폰은 아이폰 가야겠네요...GOS가 너무 심해요.

#갤럭시 구매한 제가 호갱이죠.

3일 삼성멤버스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들입니다. 갤럭시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분노를 일으킨 건 제품에 탑재된 '게임 옵티마이징 서비스(GOS)'라는 시스템 애플리케이션입니다.


"안전을 위한 조치? 이건 속임수!" 이용자 분노

GOS는 일부 고사양 게임이 리소스를 과다하게 사용해 발열이 너무 심해지거나 시스템 안정성을 헤치는 걸 막기 위해 삼성전자가 갤럭시 스마트폰에 탑재한 시스템 애플리케이션입니다. 하지만 최근 GOS는 사용자들에게 CPU 성능 등을 과도하게 제한하고 해상도 등 그래픽을 인위적으로 조절해 게임 품질을 낮춘다는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실제 '원신' 등의 고사양 게임을 직접 비교해보면, 해상도와 프레임수 등에서 동급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 S22 울트라'와 애플 '아이폰13 프로 맥스'가 큰 품질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GOS는 이전 모델부터 탑재돼왔던 기능이지만, 최근 '갤럭시 S22' 시리즈 출시와 함께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기기 사양을 한계까지 사용하는 게임이 많지 않아 GOS의 영향이 크지 않았지만, 최근 들어 고사양 모바일 게임이 늘어나고 이로 인한 발열 이슈가 커지면서 GOS의 영향이 두드러지기 시작했습니다. 이 때문에 게임에 민감한 일부 마니아들은 GOS 기능을 강제로 끌 수 있는 유료앱 등을 구매해서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출시된 갤럭시 S22 시리즈에서는 GOS로 인한 성능 저하 폭이 더 커졌고, '안드로이드12'와 'One UI 4' 업데이트 이후 GOS가 시스템에 통합돼 강제로 종료시킬 방법이 사라지면서 이용자들의 불만이 커지기 시작했습니다. 몇몇 유튜버나 트위터리안들이 이 문제에 대해 지적하기 시작하며 논란이 커지기 시작했고, 특히 이런 성능 저하가 벤치마크 테스트에선 드러나지 않았다는 점이 결정적으로 소비자들의 분노를 샀습니다.

성능 평가에 자주 활용되는 '긱벤치(Geekbench)'나 '3D마크(3DMark) 등 벤치마크 앱에서는 GOS로 인한 성능 제한이 적용되지 않아 CPU나 GPU 성능이 높게 나오지만, 실제 게임 앱에서는 벤치마크 수치보다 훨씬 낮은 성능을 보인다는 얘기입니다. 삼성전자는 사용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이유로 GOS를 통해 게임 구동 시 성능을 제한한다고 설명했는데, 실제 기기에 더 큰 부하와 발열을 유발하는 벤치마크 앱은 그대로 둔 점을 두고 사용자들은 '마케팅을 위한 속임수'라며 비판하고 있습니다.


성능보다 '신뢰'가 문제다

사용자 커뮤니티를 통해 GOS를 적용했을 때와 적용하지 않았을 때 각각 측정한 벤치마크 점수가 공개되면서 이용자들은 깊은 분노를 느끼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새로운 갤럭시 S 스마트폰을 출시할 때마다 '역대 최고 성능'이라는 점을 강조했는데, 이런 높은 성능을 누리기 위해 구매한 값비싼 플래그십 스마트폰이 실상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성능을 발휘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누리꾼들은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 애플의 '배터리 게이트'와 비견되는 'GOS 게이트'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GOS로 인한 성능 저하가 심각해진 이유로는 최근 갤럭시 플래그십 스마트폰에서 불거진 발열 논란의 영향이 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 S21' 시리즈의 경우 출시 초부터 발열로 인한 불만이 계속해서 접수됐고, 삼성전자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이를 개선하기 위해 애를 썼습니다. 하지만 소프트웨어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에서 발생하는 열을 낮추기 위해선 적절히 성능을 제한하는 방법 밖에 없습니다. 이 중 게임은 발열을 가장 많이 유도하는 앱 중 하나이기 때문에 GOS를 통해 이를 통제했다는 얘기입니다.

이용자들은 삼성전자의 GOS 정책에 대해 큰 실망과 분노를 표출하고 있습니다. 특히 오랫동안 갤럭시 스마트폰을 사용해 온 '갤럭시팬'들의 허탈감이 커보입니다. 그동안 고급차라고 생각하고 탔는데, 알고 보니 시속 50Km로 속도 제한이 걸린 차였다는 것입니다. 당장 환불하고 아이폰으로 넘어 가겠다는 이용자들도 수두룩합니다. GOS가 정말로 안전을 위한 조치였다고 해도, 이에 대한 사전 고지나 설명 없이 이뤄져 소비자들의 '신뢰'가 무너졌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로 보입니다.


시장 지배자다운 책임감 있는 대책 마련해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삼성전자의 국내 스마트폰 점유율은 무려 85%에 달합니다. 국민 10명 중 8~9명은 갤럭시 스마트폰을 쓴다는 얘기입니다. 지난해 LG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철수하면서 소비자들의 선택지는 사실상 삼성과 애플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사실상 과점 사업자인 삼성전자가 소비자들을 기만한다는 인식이 퍼지면 피해는 눈덩이처럼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삼성전자는 일단 고객 반응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지만, 내부에서도 이 문제에 대해 비판적인 여론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사용자들도 신속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회사 측의 책임있는 정보공개와 개선 방안 마련이 이뤄지길 기대합니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