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T로 생명력 얻은 디지털 아트 전시회에 가봤다
높아진 디지털 아트의 위상, 실물 작품과 어깨 나란히
아직은 어색한 디지털 아트와 NFT...큐레이팅 부족은 아쉬워
대체불가능한토큰(NFT)가 디지털 세계에 소유권을 부여하면서 디지털 아트가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온라인 세상에 갇혀 있던 디지털 아트가 현실 세계로 나왔다. 카카오의 블록체인 계열사 그라운드X는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COEX)에서 열리는 '2022 서울리빙디자인페어'에 참가했다. 국내 갤러리 4곳과 공동으로 참여해 예술 작품을 경험하고 구매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그라운드X는 NFT 마켓 플레이스 '클립 드롭스'를 운영하며 다양한 디지털 아트를 큐레이팅해 판매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모니터로만 감상하던 디지털 아트를 다른 작품들과 함께 현실 세계에서 감상할 수 있게 했다. 현실 세계로 나온 디지털 아트는 어떨까? 오프라인에서 디지털 아트를 만나기 위해 기자가 직접 전시회에 가봤다.
국내 최대 규모 리빙 전시회에 뜬 NFT와 디지털 아트
지난달 27일 국내 최대 규모 리빙 전시회 서울리빙디자인페어에 방문했다. 그라운드X가 국내 갤러리들과 함께 참여해 디지털 아트 작품을 소개하고 판매한다는 소식을 접했기 때문. 그라운드X가 NFT 작품, 디지털 아트를 어떻게 소개하고 전시할지 궁금했다.
수많은 인파를 뚫고 클립 드롭스 부스에 도착하니, 부스에 설치된 모니터에서 클립 드롭스 마켓과 NFT를 설명하는 영상이 재생되고 있었다. 본지와 인터뷰를 했던 김태근 그라운드X 팀장이 영상 속에서 클립 드롭스와 디지털 아트에 대해 설명했다. 아직은 어색한 디지털 아트와 NFT를 대중화하기 위한 노력인 셈이다.
이번 전시회에서 그라운드X는 금산 갤러리, 아라리오, 표 갤러리, 학고재 총 4곳과 손잡고 디지털 아트 및 실물 작품을 소개하는 부스를 선보였다. 공개된 작품들은 ▲금산 갤러리의 쿤, 한승구, 김창겸, 샘문 ▲아라리오의 권오상, 노상호, 돈선필, 인세인박 ▲표 갤러리의 이재혁, 이이남, 권현진, 김태호, 우국원, 하정우, 차민영 ▲학고재의 이우성, 장재민, 허수영 작가 등 국내 아티스트 라인업으로 구성됐다.
높아진 디지털 아트의 위상
이날 클립 드롭스와 4개 갤러리가 전시한 모든 작품이 NFT로 소유권이 증명되는 디지털 아트는 아니었다. 다만 국내 최대 규모의 리빙 전시회에서 실물 작품과 나란히 전시돼 있는 디지털 아트를 보고 디지털 아트의 위상이 지난해와는 완전히 달라졌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선 디지털 아트가 디지털 캔버스에 전시 돼 다양한 크기로 작품을 즐길 수 있었다. 지난해 기자가 참석했던 한 NFT 작품 전시회에선 디지털 아트 전시에 아이패드가 사용돼 작품들의 크기가 대부분 비슷했다. 더 큰 화면에서 보면 좋았을 작품들도 작은 아이패드에 안에 들어 있었던 것. 그러나 이번 서울리빙자인페어에선 다양한 크기의 디지털 캔버스가 사용돼 온전히 작품을 즐길 수 있었다.
아울러 전시회에서 만난 금산갤러리 관계자는 이번 전시회와 별개로 NFT작품 전시회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금산갤러리는 지난달 14일부터 3월 25일까지 'NFT, 새로운 전이' 전을 연다. 미디어 작품 15여 점과 디지털 프린트 20여 점 등 총 40여 점을 전시중이다. 전시장은 NFT 작품을 실물로 감상할 수 있는 전용 감상 공간과 작가별 콘셉트로 자유롭게 꾸민 개별 섹션으로 나뉘어 있다.
기성 작가와 기성 갤러리 모두 NFT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위상은 높아졌지만 아직은 낯설어...설명도 부족
이처럼 NFT를 이용한 디지털 아트의 위상은 높아지고 있지만 실제 전시회에서의 인기는 다른 부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았다. 가상자산 투자자는 계속 늘고 있지만, 대중에게 NFT와 디지털 아트는 아직 낯선 영역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부스에서 큐레이팅이나 작품 소개가 부실했던 것도 사실이다.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회사 제품을 소개하는 다른 부스와는 달리 클립 드롭스와 함께 서울리빙디자인페어에 참석한 갤러리들은 관람객들에게 별다른 큐레이팅을 제공하지 않았다. 작품을 감상하며 설명을 들을 수 있었던 갤러리는 금산갤러리가 유일했다.
디지털 아트 NFT를 삼성전자TV, LG전자 TV에서 감상할 수 있게 되는 등 디지털 아트 NFT는 활동 범위를 점점 넓혀가고 있다. 아울러 디지털 아트 NFT 전시회가 기존 미술 전시회와는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더 많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아트와 NFT의 위상이 높아지는 만큼, 대중에게 다가가기 위한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이성우 기자 voiceactor@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