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업계에 해킹 위협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분기 블록체인 업계의 해킹 피해액이 12억달러(약 1조471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블록체인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자본이 몰림에 따라 이를 노리는 해킹 공격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모습이다.
1분기에만 1조4500억원 털렸다
블록체인 관련 해킹 사례 데이터를 제공하는 REKT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블록체인 업계 해킹 피해액이 11억9000만달러(1조4590억원)로 나타났다. 3개월 만에 1조원 이상 털린 것. 이중 절반 이상은 플레이 투 언(P2E) 게임 엑시인피니티의 해킹 피해액이다. 지난달 30일 엑시인피니티에 사용되는 이더리움 연동 사이드체인 로닌 네트워크는 공식 트위터를 통해 해킹 공격에 노출됐다고 밝혔다.
당시 로닌 네트워크는 "지난 23일 스카이 마비스의 로닌 검증자(validator) 노드와 엑시 다오(DAO) 검증자 노드가 손상돼 로닌 브릿지에서 17만3600이더리움(약 7100억원)과 2550만USDC(약 302억원)가 유출된 것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약 7400억원이 증발한 것. 이는 역대 블록체인 해킹으로 인한 피해중 2번째로 큰 규모다.
해킹 피해금액이 가장 컸던 사건은 지난 2014년 2월 발행한 가상자산 거래소 마운트곡스 해킹이다. 2011년 마운트곡스의 거래소 자체 프라이빗 키가 도난을 당해 해커가 데이터 파일을 복사할 수 있어서 85만개의 비트코인을 도난당한 것. 당시 비트코인 가격은 개당 400달러(약 49만원)로 피해액은 4165억원이지만 현재 가격인 5000만원으로 계산하면 42조원이 넘는다.
올해 1분기 피해액, 총 해킹 피해액의 26%
게다가 이번 1분기 해킹 피해 금액은 REKT 데이터베이스가 지난 2012년부터 지금까지 합산한 총 해킹 피해금액의 약 26%다. 올해 들어 해킹 피해금액이 순식간에 늘어난 것. 블록체인 산업이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자본이 몰림에 따라 해킹 시도와 그에 따른 피해가 가파르게 늘고 있는 모습이다.
외신에 따르면 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는 '블록체인 시장 분석 연구보고 2021~2028' 보고서를 통해 오는 2028년 전세계 블록체인 시장 규모가 1041억9000만달러(약 125조원)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연평균 성장률이 55.8%에 달할거란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지난해 블록체인 시장 규모는 49억달러로 알려졌다.
김승주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어떤 시장이든 규모가 커지고 얻을 게 많아지면 해킹 위협을 받는다"며 "해커는 적은 노력으로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곳을 본능적으로 찾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블록체인 시장에 돈이 많이 모여 있고, 또 제1 금융권보다 보안 수준이 떨어지기 떄문에 해커들의 관심사가 모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성우 기자 voiceactor@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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