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가 단순히 이동수단에 불과했던 과거와 달리 새로운 정보통신기술(ICT) 플랫폼으로 각광받고 있다. 각종 기술과 융합돼 인터넷 검색, 쇼핑, 음악 등도 즐길 수 있게 된 것. 자동차는 이제 '도로 위의 스마트폰'이라고도 불린다. 이에 따라 멜론, 지니뮤직 등 국내 주요 음원 업체들도 자동차 안에서 콘텐츠를 소비하는 '커넥티드 카'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현대·기아차에 멜론·지니뮤직 뜬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뮤직플랫폼 멜론(Melon)과 KT 지니뮤직은 현대·기아차 총 32개 차종에 음원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25일 밝혔다.
제네시스 G70, 현대차 아반떼, 기아 EV6 등 기존 출시 차량 고객도 인포테인먼트(정보 전달 기능에 오락성을 더한 소프트웨어) 시스템을 활용해 차 안에서 편리하게 미디어 스트리밍 서비스를 즐길 수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무선(Over-the-Air)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내비게이션 지도, 인포테인먼트 신 기능, 커넥티드 카 서비스 등을 개선해왔으며, 2018년부터 순차적으로 현대차그룹의 전 모델에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멜론은 음악 검색을 비롯해 멜론차트와 내 플레이리스트, 최신 곡, 좋아요 등 다양한 메뉴를 간편하게 제공한다. 특히 음성인식으로 음악·오디오 콘텐츠 듣기가 가능하다. 가입된 멜론 이용권에 따라 고음질의 무손실 음원(FLAC)까지도 청취할 수 있다.
지니뮤직은 현대·기아차의 고음질 사운드 시스템에서 최상의 음질을 낼 수 있도록 고음질 음원(FLAC, Free Lossless Audio Codec)을 제공한다. 그 외 실시간 차트, 인기 차트, 내 플레이리스트 등 다양한 메뉴도 함께 지원한다.
도로 위의 스마트폰으로 진화한 車
자동차 업체들과 소프트웨어에서 경쟁력을 갖춘 콘텐츠 업체들이 협업을 이어오는 이유는 시장 잠재성 때문이다. 최근 출시되는 차량들은 통신과 연결되고 인터넷 검색, 쇼핑, 음악 등도 즐길 수 있게 진화하고 있다. 자율주행 기술이 발전하면서 이러한 추세는 더욱 강화되고 있다.
한국자동차연구원(한자연) '자동차 내부로 침투하는 구독경제'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자동차 1500만대 중 30%가 구독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연간 시장 규모를 1조1830억달러(약 1475조원)로 추산된다. 영업이익률 10% 가정 시 영업이익 기준 시장 규모는 1180억달러(약 147조원)로 예상했다.
장대석 한자연 선임연구원은 "구독 기반 서비스는 상당한 규모의 시장을 창출할 잠재력이 있다"며 "향후 자율주행과 커넥티비티 서비스 관련 기술적, 제도적 기반이 안정화될 경우 제조업 대비 수익성 높은 시장이 창출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테슬라가 비디오·음악 스트리밍을 제공하는 '커넥티비티 패키지'를 출시한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한자연은 향후 구독 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커넥티드카가 늘고 채택률이 증가하면 제조·판매보다 더 큰 수익원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분석을 더했다.
이영아 기자 twenty_ah@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