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모펀드 IMM프라이빗에쿼티로 최대주주가 바뀐 한샘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비수기를 극복하고 있어 주목된다.
2일 모바일 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3월, 한샘몰의 월간순이용자 규모는 21만명으로 석달전과 비교해 20% 가량 순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핵심층이 40대를 넘어, 올 들어선 2030세대를 필두로 한 젊은층 비중이 50%에 육박할 만큼 이용자 저변을 크게 넓힌 모습이다. 아파트 거래량 급감에 따라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각각 4.9%, 60% 가량 급락했지만, 정작 젊은 이용자는 꾸준히 늘고 있는 셈.
한샘몰의 성공은 한샘의 막대한 빅데이터에 IT 기술이 접목된 덕이다. 한샘은 기성품 모바일 판매를 넘어 최근 한샘몰을 통한 새벽배송 서비스를 내놨고, 실시간 소통이 가능한 라이브커머스 방송도 출시했다. 여기에 가상으로 가구를 설치해볼 수 있는 3D 리얼뷰어(Real Viewer) 등도 주목을 받고 있다. 다양한 실제 시공 사례와 공사 후 모습을 가상으로 체험해 볼 수 있는 'VR 모델하우스' 등이 시장의 호평을 받고 있는 것.
앞서 한샘은 올초 홈퍼니싱 및 리모델링 사업 전체를 아우르는 디지털 전담 부서를 출범, 플랫폼 전략 구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열린 애널리스트 데이를 통해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시공 프로세스 혁신 ▲End-to-End 고객 경험 혁신 등을 구체적인 목표로 제시한 상태다. 특히 한샘은 CX(고객경험) 혁신본부 신설 등을 통한 고객 경험의 가치를 키우고 정보 탐색, Self simulation 등 온라인 플랫폼 사업 영역의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같은 전략은 결국 MZ 세대와 디지털로 귀결된다. 사실 한샘은 국내 1위 가구업체로 수십년을 집권하며 국내 최대 규모의 리빙 데이터를 확보했다. 전국에 흩어진 영업점을 통해 위탁 운영방식을 활용하면서도 주거 데이터를 꾸준히 쌓아왔다. 실제 증권가에선 한샘이 전국의 약 90% 이상의 아파트 데이터베이스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이는 영업 시 활용되는 한샘 홈플래너에 고스란히 이식돼 각 아파트의 실측데이터-구조데이터, 그리고 고객이 상담을 한 후 저장되는 상담정보에 활용된다. 현재는 영업에 활용하거나 아파트 구조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테리어 시뮬레이션 (평면도 혹은 3D 구현)등에 활용돼왔지만 앞으로는 타 기업과의 제휴 등 스마트홈 분야로 활용도가 무궁무진하다.
즉 '가구를 파는 업체'가 아닌 '주거 데이터와 공간을 파는 업체'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 예를 들어 빅데이터를 갖추면 한샘 직원이 구매자의 집을 방문, 실측을 통해 고객 니즈에 맞게 디자인을 제안하고, 3D 리모델링을 바탕으로 직시공이 가능하다. 이 과정에서 증강현실(VR) 등 신기술이 활용되지만 기술만 갖춘 IT 기업들과 달리 한샘은 오랜 경험을 통해 축적한 디자인 데이터를 갖고 있다. 여기에 플랫폼 사업자에겐 없는 물류, 시공 능력까지 갖고 있는 유일무이의 사업자로 꼽힌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전국 오프라인 영업망과 3차원 설계 프로그램 '홈플래너'에 축적된 6만여 건의 시공 데이터를 온라인 플랫폼에 결합하면 상당한 수준의 데이터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한샘은 가구 제조사에서 유통, 시공, 리모델링 등으로 사업모델을 변경하며 성장해 왔다"면서 "앞으로 고객이 직접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확대 적용한다는 내용 등을 보면 한샘의 최종 진화 버전은 테크 기업"이라고 분석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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