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스토어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SK스퀘어 자회사 가운데 가장 먼저 기업공개(IPO)에 나섰던 SK쉴더스가 상장철회를 선언하면서 이제 시선은 2호 IPO 기업인 원스토어로 쏠린다.
원스토어는 SK쉴더스와 달리 예정대로 IPO를 진행한다는 입장이지만 제대로 기업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거시경제 불확실성 심화됐다며 IPO 철회한 쉴더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쉴더스가 금융감독원에 상장철회 신고서를 제출함에 따라 SK스퀘어의 자회사 IPO 행보에 제동이 걸렸다. SK스퀘어는 SK쉴더스에 이어 원스토어, 11번가 등 자회사들을 줄줄이 IPO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지만 시작부터 어긋나기 시작했다.
SK쉴더스가 상장철회를 결정한 표면적인 이유는 '빅 스텝'에 따른 투자 심리 위축 영향. SK쉴더스 관계자는 "글로벌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심화돼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며 "향후 시장 상황을 고려해 기업 가치를 온전히 평가받을 수 있는 최적의 시점에 상장 추진을 검토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SK쉴더스가 상장신고서를 제출했을때도 거시경제는 좋지 못했다. 연일 성장주들의 주가는 바닥을 쳤었다. 그럼에도 공모 희망가 기준 예상 시가 총액 2조8000억~3조5000억원을 예상하며 IPO 흥행을 자신했던 SK쉴더스다. 불과 몇 주 사이에
하지만 투자자들의 반응이 냉랭했다. 공모가 고평가 논란이 일며 수요예측이 저조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재무적투자자로 들어와 있는 맥쿼리PE를 만족시킬만한 수치가 아니었다는 얘기도 나온다. 결국 SK쉴더스의 선택은 IPO 자진철회였다.
원스토어도 거시경제-공모가 고평가 논란도 '판박이'
이제 관심은 원스토어에 쏠린다. 원스토어는 주당 공모가 3만4300~4만1700원으로 오는 9일과 10일, 공모가 산정을 위한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 나선다. 공모가가 최상단으로 결정되면 시가총액이 1조원을 넘게 된다.
원스토어는 일단 IPO 일정에 별다른 변화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준비한대로 차질없이 IPO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원스토어 역시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SK쉴더스에게 불안했던 거시경제가 원스토어에게만 다를리 없다. 사업영역이 보안과 게임 플랫폼이라는 다른 영역이라고 해서 얼어붙은 투자심리가 쉽사리 녹을 것이라고 기대하긴 어렵다.
공모가 고평가 논란도 판박이다. 당초 원스토어는 비교그룹으로 앱마켓을 운영하고 있는 구글과 애플 등을 거론해 뭇매를 맞았다. 이후 텐센트나 네이버, 넥슨 등을 비교 대상으로 바꾸기도 했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수천억원을 넘어 조 단위 영업이익을 넘보는 기업과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원스토어를 비교하는 것이 맞느냐"는 지적이 쏟아졌다.
그래도 원스토어는 간다? SK스퀘어 행보에 '관심'
다만 업계에서는 원스토어는 수요예측이 부진해도 IPO를 강행할수도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SK쉴더스에 이어 원스토어까지 IPO를 철회하는 것은 SK스퀘어에게도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SK스퀘어는 신사업에 대한 투자와 함께 자회사들의 IPO를 성장의 축으로 내세우고 있다. 실제로 박정호 SK스퀘어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SK쉴더스와 원스토어를 언급하며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당시 박정호 사장은 "올해는 원스토어와 SK쉴더스가 성공적으로 상장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SK스퀘어가 보유한 투자자산의 가치를 시장으로부터 온전하게 인정 받고, 우리의 투자 역량도 증명해낼 것"이라고 밝혔다. SK쉴더스와 원스토어 외에도 11번가와 콘텐츠웨이브 등이 줄줄이 IPO에 나설 예정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SK쉴더스에 이어 원스토어까지 IPO에 실패하면 SK스퀘어 출범의 이유를 투자자들에게 납득시키기 어려울 것"이라며 "SK쉴더스의 경우 사모펀드의 입김이 작용했을 수 있지만 원스토어는 그런 이슈가 없기 때문에 예정대로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허준 기자 joon@techm.kr
관련기사
- [신년사] 박정호 SK스퀘어 "투자전문회사 행보 본격화...올해 SK쉴더스-원스토어 상장"
- 토종 앱마켓 '원스토어' 거래액 1조원 돌파...전년 대비 28% '쑥'
- 게임 '큰 손'들이 구글 대신 사용하는 이곳은? 원스토어
- SK쉴더스, 코스피 상장 철회…"최적 시점에 상장 추진"
- [테크M 이슈] SK쉴더스 다음은 원스토어? 높아진 눈높이...IPO 거품 빠진다
- '빅 스텝' 직격탄 맞은 SK쉴더스, 결국 '보안 대장주' 꿈 미뤘다...보안업계도 '아쉽다'
- SK쉴더스-도이치텔레콤, 디지털 인프라 방어 체계 고도화 '맞손'
- '쉴더스'는 철회해도 '원스토어'는 간다..."글로벌 원스토어로 300조 시장 도전"
- IPO 앞두고 '글로벌-탈 모바일' 천명한 원스토어...시장 반응에 관심 '집중'
- "손해 보는 장사?" 원스토어, 투자자 반발 탓에 결국 IPO 접었다
- 원스토어 너 마저...SK스퀘어 자회사 IPO 전략 '차질'
- [테크M 이슈] 텐센트가 키운 천애명월도M...韓 게임판 흔든다
- 11번가의 야심작 '월간십일절' 상반기 결산...1초에 33개씩 팔렸다
- '피아노 연주하는 사외이사님'...SK스퀘어, 사외이사-임직원 토크콘서트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