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수 한글과컴퓨터 대표 겸 그룹미래전략총괄 /사진=한글과컴퓨터 제공
김연수 한글과컴퓨터 대표 겸 그룹미래전략총괄 /사진=한글과컴퓨터 제공

한글과컴퓨터가 신사업 '새판짜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컴MDS와 로봇·모빌리티 등을 담당하던 종속회사를 매각한 이 회사는 우주와 메타버스로 무게추를 옮기고 데이터 사업과 신규 서비스 출시로 신성장동력 마련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20일 한컴은 한컴MDS와 함께 '한컴로보틱스', '한컴모빌리티' 등 종속회사 11곳을 1050억원에 매각했다. 한컴 측은 이번 매각의 목적으로 사업포트폴리오 재편을 꼽았다. 

한컴 관계자는 "이번 매각 결정은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의 일환"이라며 "김연수 한컴 대표 겸 한컴그룹 미래전략총괄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세종 1호' 발사로 데이터 사업 첫 발

이달 한컴은 우주·메타버스 사업 확장을 위한 중요한 변곡점을 맞이한다. 먼저 한컴이 미래 사업으로 낙점한 데이터 사업의 핵심축인 세종1호가 오는 25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 캐너버럴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미국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팔콘9(FALCON9) 로켓에 실려 발사될 예정이다.

세종1호는 한컴그룹 우주·항공 전문 계열사 한컴인스페이스가 자체 제작한 저궤도 초소형 인공위성이다. 지상으로부터 500km의 궤도에서 약 90분에 한 번씩 하루에 12~14회 지구를 선회하며 관측 카메라를 활용해 7가지 파장의 영상 데이터를 수집한다.

이번 세종 1호 발사를 시작으로 내년과 내후년에 걸쳐 총 5기의 위성을 순차적으로 발사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5년 내 50기 이상을 발사해 군집위성 체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최명진 한컴인스페이스 대표 / 사진=한컴그룹 제공
최명진 한컴인스페이스 대표 / 사진=한컴그룹 제공

향후 한컴은 'HD-500' 등 자체 개발한 정찰용 드론과 우주항공 데이터 처리 및 인공지능(AI) 기반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체 플랫폼, 세종1호를 시작으로 구축하게될 위성 체계를 연계해 지상, 항공, 우주를 잇는 '영상 데이터 서비스 벨트'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또 이를 통해 수집한 특화데이터를 기반으로 영상 데이터 서비스 사업 확장에 나선다. 특히 ▲농업 ▲산림자원 및 재난재해 관리 ▲도심지 변화 탐지 등 다양한 분야를 공략함과 동시에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도 도모한다.

최명진 한컴인스페이스 대표는 "최근 전쟁 발발과 국가 안보 이슈 대두로 인공위성 영상 데이터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관련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한컴인스페이스는 지난 2012년부터 인공위성 지상국 운영을 통해 위성영상 데이터 처리 및 인공지능(AI)기반 분석 기술과 노하우를 축적해온 만큼 공격적으로 위성 데이터 서비스 사업을 펼쳐 한국 뉴스페이스 시대를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싸이타운'으로 메타버스 사업 진출

한컴은 이달 중 국내 토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싸이월드와 연계한 메타버스 플랫폼 '싸이타운' 정식 출시도 앞두고 있다. 현재 비공개 시범테스트(CBT) 대상자 선정을 마치고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싸이월드 애플리케이션(앱) 심사지연으로 베타 버전만 공개됐던 이 플랫폼은 메타버스 플랫폼이라기에는 제한적인 기능으로 실망감을 안겼으나, 향후 출시될 정식 버전에서 기능을 고도화한 것으로 알려지며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기존 2.5D 그래픽을 3D로 변경했으며, 미니미 꾸미기, 미니미 모션 등 다양한 기능을 추가하고 ▲기업은행 ▲메가박스 ▲삼성카드 ▲롯데카드 등 브랜드 입점 서비스 설계를 강화했다.

/사진=한글과컴퓨터 제공
/사진=한글과컴퓨터 제공

여기에 한컴이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클라우드 기반 오피스 소프트웨어(SW) '한컴오피스'와 대체불가능한토큰(NFT) 기술 적용을 통한 문서 콘텐츠 거래, 아이템 거래 등이 구현될 전망이다.

김연수 대표는 "메타버스 시장은 다양한 생산성 도구를 갖춘 한컴이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분야"라며 "앞으로 한컴타운에 특화 서비스 개발과 외부 파트너 연계를 추진해 새로운 메타버스 생태계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런 한컴의 사업 재편에 증권가 또한 긍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는 25일 민간위성 세종1호 발사를 시작으로 5년 내 50기 이상을 발사한다는 목표와 함께, 5월 말 싸이타운을 출시하며 메타버스 사업 역시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단기간에 사업 성과가 나타나기는 어렵지만 잠재성장성이 높고, 이를 바탕으로 하반기까지 신사업 모멘텀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김가은 기자 7rsilver@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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