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수 한컴그룹 미래전략총괄이 지난해 9월 열린 우주·항공 사업전략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사업 계획을 소개하고 있다. / 사진=한컴그룹 제공
김연수 한컴그룹 미래전략총괄이 지난해 9월 열린 우주·항공 사업전략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사업 계획을 소개하고 있다. / 사진=한컴그룹 제공

 

한컴그룹이 첫 민간위성을 이달 발사한다. 윤석열 정부의 '7대 우주강국 도약' 포부와 맞물려 우주사업이 한컴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세종 1호, 美 플로리다서 날아오른다

18일 한컴그룹은 국내 첫 지구 관측용 민간위성 '세종1호(Sejong-1)' 발사 일정을 오는 25일(현지시간)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세종 1호는 한컴그룹 우주·항공 전문 계열사 한컴인스페이스가 자체 제작한 저궤도 초소형 인공위성이다. 지상으로부터 500km의 궤도에서 약 90분에 한 번씩 하루에 12~14회 지구를 선회하며 관측 카메라를 활용해 7가지 파장의 영상 데이터를 수집한다.

이 위성은 지난달 영국에서 탑재체 연동 시험과 환경시험평가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현지시간 25일 오후 2시 25분에 미국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팰컨9(FALCON9)' 로켓에 실려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 캐너버럴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발사될 예정이다. 한국시간 기준으로는 26일 오후 3시 25분이다. 당초 발사 예정일은 6월 1일로 알려졌으나, 현지 날씨 여건으로 일정을 앞당겼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한컴그룹 자체 위성 '세종1호'/사진=한컴그룹 제공
한컴그룹 자체 위성 '세종1호'/사진=한컴그룹 제공

발사 후 궤도에 안착하게 되면 약 한 달간 시험테스트 과정을 거쳐 5m 해상도 관측카메라로 지구관측 영상 데이터를 확보할 예정이다. 특히 위성영상 데이터 수요가 높은 농업 국가, 분쟁 국가 등이 분포된 아시아 및 중동 지역을 우선 공략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한컴그룹은 인공위성과 드론, 완성형 초고해상도 센서를 기반으로 ▲우주 ▲항공 ▲지상을 모두 커버하는 영상 데이터 서비스 벨트를 구축하게 된다.


5년 내 인공위성 50기 추가 발사

글로벌 우주시장은 민간 주도 뉴스페이스 시대 전환에 따라 인공위성을 중심으로 급격한 성장이 이뤄지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얼라이드 마켓 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위성 영상 시장은 지난 2020년 26억달러(약 3조3066억원)에서 오는 2030년 73억달러(약 9조2841억원)로 3배 가까이 증가할 전망이다.

이같은 성장세에 맞춰 한컴그룹은 이번 세종 1호 발사를 시작으로 내년과 내후년에 걸쳐 총 5기의 위성을 순차적으로 발사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5년 내 50기 이상을 발사해 군집위성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최명진 한컴인스페이스 대표 / 사진=한컴그룹 제공
최명진 한컴인스페이스 대표 / 사진=한컴그룹 제공

내년에 발사할 4기부터는 초소형 인공위성 및 탑재체를 직접 제작해 발사한다. 또한 지난 1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스페이스 이노베이션 사업' 중 '6G 저궤도 통신 실증을 위한 초소형 통신위성 시스템 개발' 주관사업자로 선정된 한컴인스페이스는 오는 2025년 초소형 저궤도 통시누이성 발사를 목표로 6G 시대에 걸맞는 인공위성 사업영역 확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최명진 한컴인스페이스 대표는 "최근 전쟁 발발과 국가 안보 이슈 대두로 인공위성 영상 데이터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관련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한컴인스페이스는 지난 2012년부터 인공위성 지상국 운영을 통해 위성영상 데이터 처리 및 인공지능(AI)기반 분석 기술과 노하우를 축적해온 만큼 공격적으로 위성 데이터 서비스 사업을 펼쳐 한국 뉴스페이스 시대를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우주강국' 도약 강조하는 尹 정부

한컴의 위성 사업 도전은 새 정부의 국정과제와 맞물려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윤석열 정부는 110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우주강국 도약 및 대한민국 우주시대 개막'을 포함시키고 인프라 고도화 및 정책적·제도적 뒷받침을 통해 '7대 우주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윤석열 정부 110대 국정과제/사진=국정과제 자료
윤석열 정부 110대 국정과제/사진=국정과제 자료

정부는 우주산업 활성화를 위해 경남 사천에 한국판 항공우주국(NASA) '항공우주청' 신설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공공부문 기술 이전 촉진 등 제도 개선을 통해 민간 우주개발 역량을 고도화하고, 우주산업클러스터를 지정·육성하는 등 민간 중심의 우주개발이 활성화됨에 따라 관련 기업들이 수혜를 입을 것이란 기대가 크다.

다음달 15일에는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2차 발사 이벤트가 이뤄진다. 이에 따라 항공우주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최근 하락장에도 불구, 우주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날 위성 발사 계획 발표 이후 한글과컴퓨터 주가는 전일 대비 4% 이상 상승했다.


김가은 기자 7rsilver@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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