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부산국제모터쇼 전시장 체험기
SK텔레콤이 2022 부산국제모터쇼에 전시관을 꾸렸다. 통신사가 왜 갑자기 모터쇼? 라는 생각을 할수도 있다. 하지만 사실 통신사와 모터쇼는 꽤 친숙하다. 자율주행차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안정적인 통신 아니던가. 결국 미래에는 자율주행차가 스마트폰이 될 것이라는 전망은 더이상 새롭지 않고 식상하다시피하다.
그런데, 이번 SK텔레콤의 모터쇼 참가는 새롭다. 땅이 아니라 하늘이기 떄문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 SK텔레콤은 도심항공교통(UAM) 선도사업자가 되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천명했다. 오는 2025년 '하늘 택시'를 띄우겠다는 SK텔레콤의 전시부스를 살펴봤다.
400㎡ 규모의 전시관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4인승 UAM 기체를 1/8로 축소한 전기수직이착륙기(eVTOL) 모형이 관람객을 맞는다. 6개의 프로펠러로 운행되는 이 모형과 함께 SK텔레콤 도슨트들이 UAM의 개념부터 SK텔레콤의 UAM 비전 등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해준다.
SK텔레콤의 UAM 기체는 현재 가장 앞선 기술력을 보유했다고 평가받는 조비 에비에이션의 기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실증테스트를 통과했다는 설명을 들으면 '그래도 안전하긴 하겠다'는 믿음이 생긴다. 6개의 프로펠러도, 혹시라도 있을 고장에 대비한 것이라고 한다. 한 두개가 망가져도 다른 프로펠러를 통해 안전하게 착륙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모형 외에 전시장 상당 부분은 거대 로봇팔 시뮬레이터가 차지했다. 마치 놀이기구 같은 모습에 관람객들을 눈길을 사로잡는다. 전시된 차를 살펴보고 사진을 찍는 것 외에 특별히 할 수 있는 것이 없는 다른 자동차 부스와는 확실히 차별화에 성공했다. 체험을 위해 길게 줄을 선 모습은 다른 전시부스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모습이었다.
로봇팔 시뮬레이터에 탑승해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DM)를 쓰면 2030년 부산역에서 전기 구동 항공기를 타고 동백섬으로 비행하는 과정이 눈앞에 펼쳐진다. 전기로 구동하는 저소음 프로펠러를 통해 도시 상공으로 떠오르자 조용한 실내에서 인공지능 기장이 운항 경로와 날씨 등을 안내한다.
탑승자는 출장을 온 여행객이 되어 항공기 안에서 잠시 후 열릴 미팅 일정을 확인하고 회의 자료를 검토한다. 인공지능은 항공기에서 내린 뒤 곧바로 탑승할 수 있는 육상교통편을 예약해 주고, 여행에 어울리는 음악도 재생해 준다.
그런데, 탑승이 편안하지만은 않다. 흔들림이 심한 것이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 같았다. 재미를 위해서 다소 과장되게 설치했다는 것이 SK텔레콤 측의 설명이다. 그러면 그렇지...이게 실제 탑승이라면 아무도 타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UAM 상용화의 가장 큰 걸림돌이 안전성이라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UAM 기체는 항공기와 동일한 기준으로 검증한다. 그리고 도입 초반에는 사람보다는 사물 운송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면 심장이식이 필요한 사람이 멀리 있을때, 빠르게 UAM으로 전달하는데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2025년에 상용화를 하지만, 운송에 자신감이 생기고 국민들이 UAM을 받아들이는데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최소 2~3년은 더 지나야 수용성이 생길 것"이라며 "UAM을 통해 신속·조용하고 쾌적하게 비행하며 고객의 소중한 시간과 노력을 아껴주는 엔드 투 엔드 서비스 제공 사업자가 목표"라고 강조했다.
부산=허준 기자 joon@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