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거시경제 악화 영향으로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2분기 실적이 주춤했다. 달러 강세, 인플레이션, 공급망 불안, 소비자 구매력 감소 등이 발목을 잡았지만,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부문만은 고성장세를 유지하며 실적 선방에 성공했다. 이들은 향후 클라우드를 필두로 반등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경제상황 악화로 주춤한 빅테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도 성장세를 이어온 성장세를 이어온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다소 저조한 실적을 발표했다.

지난 26일(현지시간) MS는 올 2분기 매출액 519억 달러(약 68조1031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2% 증가한 167억4000만달러(약 21조9645억원)이며, 주당순이익은 2.23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모두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는 숫자로, 매출 증가폭의 경우 지난 2020년 이후 가장 낮았으며, 주당 순이익도 6년만에 처음으로 예상치를 하회했다. 앞서 시장에서는 매출 524억달러(약 68조7645억원), 주당 2.29달러를 예상한 바 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 또한 온라인 광고 시장 위축으로 2년 만에 가장 낮은 분기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 알파벳은 올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한 696억9000만달러(약 91조30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20년 2분기 이후 가장 낮은 매출 성장률로, 시장전망치인 699억달러(약 91조5500억원)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한 160억달러(약 21조원), 주당순이익은 1.21달러로 모두 시장 전망치를 밑돌았다.

이같은 실적 부진의 이유로 두 기업은 모두 달러화 강세로 인한 환율 변동을 꼽았다.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특성상 강 달러로 인한 환손실이 불가피했다는 것.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 측은 환율 영향으로 매출 5억9500만달러(약 7807억5900만원), 주당 순이익이 4센트씩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알파벳 또한 달러화 강세에 따른 환율 변동으로 매출 증가율이 3.7%p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아마존은 앞선 두 기업과 달리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분기 실적을 기록했으나, 2분기 연속 순손실을 기록하며 수익성이 악화된 모습을 보였다. 지난 28일(현지시간) 아마존은 올 2분기 매출 1212억달러(약 157조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7.2% 증가한 수치로, 시장 예상치인 1190억9000만달러(약 155조원)을 상회하는 기록이다.

그러나 전기차 기업 리비안에 대한 투자 영향으로 2분기에만 20억3000만달러(약 2조6000억원)에 달하는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로써 아마존은 지난 1분기 38억달러(4조9331억원) 규모 순손실을 기록한데 이어 2개 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이에 따라 올해 아마존은 투자 손실 115억달러(약 14조9000억원)을 냈다.


경기 침체 속 '구세주'는 클라우드

이같은 상황 속에서도 3사의 클라우드 사업부문은 두자릿수대 성장을 기록하며 실적 선방을 이끌었다.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호실적을 발표한 아마존은 클라우드 컴퓨팅을 비결로 꼽았다. 올 2분기 아마존웹서비스(AWS)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한 197억달러(약 25조6000억원)으로 월가 전망치를 상회했다. MS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Azure)'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했다. 지난 1분기 성장률인 46% 보다 적지만 3사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알파벳 또한 구글클라우드(GCP) 부문이 전년 동기 대비 35.61% 성장한 62억8000만달러(약 8조1922억원)을 기록했다. 구글클라우드 매출이 60억달러를 돌파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또 전체 매출 중 구글클라우드 부분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2.6%에 달한다.

이들은 하반기 실적 반등을 위한 핵심키로 일제히 '클라우드'를 꼽았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IT 지출 예상액은 4조5346억달러(약 594조원)으로 전년 대비 3% 증가할 전망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지난해 전체 IT 지출 증가를 이끌었던 디바이스 부문은 인플레이션에 다른 소비자 구매력 감소로 올해 5% 줄어드는 반면, 클라우드 부문에 대한 지출은 지난해 18.4%에서 올해 22.1%로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이같은 현상은 경기 둔화 및 인플레이션 속에서 성장을 지속할 수 있는 요인으로 디지털화가 주목받으며, 핵심 인프라인 클라우드에 대한 관심과 도입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팬데믹과 함께 가파르게 확산된 디지털전환(DT)이 엔데믹으로 접어든 현재도 이어지고 있는 것.

특히 팬데믹 기간동안 클라우드 도입을 통한 단순 인프라 전환에 집중해왔던 기업들이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빅데이터,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등 신기술 활용폭을 늘리기 위한 방안으로 '클라우드 네이티브(CLoud Native)'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클라우드 수요는 지속 증가할 전망이다.

여기에 특정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CSP)에 대한 종속을 탈피하고 리스크를 분산하기 위한 방안으로 하이브리드·멀티 클라우드와 같은 이종 클라우드 운영이 늘어나는 점도 향후 성장세를 이끌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김수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지난 2~3년간 클라우드가 엄청난 멀티플을 받은 건 산업고성장과 더불어 낮은 금리에 따른 풍부한 유동성 덕분이었다"며 "향후 인플레이션 안정화에 따른 금리 하락 및 디지털화 지속을 바라본다면 중장기적 성장이 충분히 가능하고, IT지출 전망이 상향조정 됨에 다라 디지털화 중심 클라우드 산업은 오는 2024년까지 20%가 넘는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김가은 기자 7rsilver@tehc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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