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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그룹사의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기업공개(IPO) 행보를 공식화했지만, 6월에 이어 7월에도 이용자 감소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경쟁사인 카카오뱅크가 큰 폭으로 이용자를 끌어 모았지만, 케이뱅크는 수신 증가에도 불구하고 가상자산 시너지가 희미해지며 점차 존재감을 잃고 있다.
3일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7월, 케이뱅크의 월간순이용자(MAU)는 262만명으로 전달대비 무려 10만여명 가량 줄었다. 반대로 업계 1위 카카오뱅크는 1320만명으로 전달대비 5만명 가량 순증, 케이뱅크와의 격차를 5배까지 벌리게 됐다. 구체적인 지표를 공개하지 않고 있는 토스뱅크의 업계 추정 MAU는 보수적으로 봐도 약 300만명으로 케이뱅크와의 격차가 상당하다.
업계에선 케이뱅크가 그간 코인 거래 중개로 재미를 봤던 만큼, 코인 시장 부진이 이용자 감소의 주 원인으로 보고 있다. 실제 케이뱅크는 지난해만해도 인터넷 전문은행 중 유일하게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와의 제휴로 이용자를 크게 늘렸으나, 가상자산 시장이 침체에 빠지며 힘을 잃은지 오래다. IPO를 앞두고 고객 상당수가 케이뱅크를 떠나, KT그룹사와의 시너지를 꾀하는 것도 쉽지 않은 형국이다.
특히 케이뱅크는 지난 7월 말 기준 수신 잔액이 13조3300억원으로 전월 말 보다 1조1500억원 급증, 나름 예적금 경쟁력을 키웠다고 자평했으나 이용자 순증으로 이어지지 않는 모습이다. 이용자를 모아야하는 인터넷 전문은행의 특성 상, 속빈 강정이 되버린 셈.
이때문에 시장 반응은 냉랭하다. 올초까지 치솟던 장외 몸값은 어느덧 고점대비 반토막 수준까지 밀리며 주당 1만5000원(시가총액 5조원 규모)에 팔겠다는 매물도 치솟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리테일 영업력이 약해 MAU가 중요한 가치 척도 불린다. 이에 IPO 소식이 전해지면 장외시장에 불이 붙던, 여타의 기업 사례와는 정반대 모습이다. 투자은행발로 거론되는 시총 7조~10조원설이 설득력을 잃고 있는 이유이기도하다.
업계에선 카카오뱅크-토스(토스뱅크)와의 모바일 이용자 격차가 매달 벌어지고 있는데다, 시중은행들의 모바일 전략이 빛을 발하고 있어 케이뱅크 자체의 성장성에 의구심을 제기한다. 최근 금융앱을 통합한 KB금융의 스타뱅킹은 5월 순이용자를 1110만명까지 끌어올리며, 1년새 두자릿 수 가까이 덩치를 키웠다. 이젠 시중은행들도 좀처럼 모바일 점유율을 내어주지 않고 있는 것.
이때문에 관련업계에선 케이뱅크의 추정 몸값으로 불리는 5조~10조원 자체도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한다. 금리인상기에 접어들며 성장주 밸류에이션이 급격히 무너진 상황에서 케이뱅크가 카카오뱅크-토스보다 비쌀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IB에서 계속 몸값을 띄우고 있으나 케이뱅크의 지난 1분기말 기준 자본총액(순자산)은 약 1조원 후반, 카카오뱅크의 추정 PBR 약 3배를 곱하면 5조원 수준으로 여기에 할인율을 일부 적용 해야해 케이뱅크의 적정 몸값은 더 내려가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케이뱅크는 지난 6월 30일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했다. 오는 9~10월 중 예비 심사를 통과하고 11월쯤 상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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