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셋째 주 가상자산 동향

/그래픽=디미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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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셋째주 비트코인 가격이 긴 횡보 끝에 급락했다. 7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 둔화에 상승세를 타는 듯 했으나,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의지가 재확인되면서 금리 인상 공포가 커졌다. 이에 이더리움, 리플 등 주요 가상자산 가격도 일제히 추락했다.


일주일새 11% 폭락한 비트코인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13일 오전 9시 기준 비트코인은 전주 동시간 대비 11.2% 하락한 2873만3000원에 거래됐다. 이번 주 초까지 3200만원대에서 횡보를 거듭하던 비트코인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공개 이후 서서히 하락하기 시작했다. 시장 기대와는 달리 연방준비제도(Fed)의 매파적 기조가 여전했기 때문이다.

앞서 시장은 Fed가 다음 달 예정된 정례회의에서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 인상)' 대신 '빅스텝(기준금리 0.5% 인상)' 택하는 방향으로 선회할 가능성을 점쳤다. 지난 10일과 11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소비자물가지수(CPI) 및 생산자물가지수(PPI) 등 주요 경제지표 상승률이 둔화되면서 인플레이션이 한풀 꺾였다는 전망이 나왔기 때문이다.

비트코인 차트/사진=업비트
비트코인 차트/사진=업비트

그러나 지난 17일(현지시간) 공개된 7월 FOMC 정례회의 의사록은 이같은 예상을 뒤집었다. 당시 참석자들은 향후에도 기준금리를 지속 인상하는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의사록에 따르면 위원들은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인 2%를 웃돌고 있어 제약적 정책으로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며 "아직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되고 있다는 증거가 없다"고 말했다.

시장 예상보다 강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신호에 미국 증시도 일제히 하락했다. 19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 지수는 0.86%,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1.29% 떨어졌다. 비트코인 가격과 상관관계가 높은 것으로 알려진 나스닥 지수 또한 2.01% 급락하며 장을 마감했다.

가상자산 전문매체 코인데스크는 "긍정적인 CPI 지표로 인한 인플레이션 완화 기대감에 잠시 훈풍이 불었지만, 미국연방준비제도의 매파적 회의록 내용이 공개되며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상승했다"며 "이에 따라 비트코인은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고 분석했다.

회복세를 보이던 투자심리도 재차 위축됐다. 가상자산 데이터 제공업체 알터너티브 자체 추산 '공포·탐욕 지수'는 전일 대비 4점 내린 29점을 기록하며 '공포 단계'를 지속했다. 이 지수는 0에 가까울 수록 시장 내 극단적 공포를 나타내며, 100에 가까울 수록 극단적 낙관을 의미한다.


'더 머지' 업그레이드 기대감 고조되는 이더리움

이더리움은 전주 동시간 대비 14.6% 하락한 221만6000원에 거래됐다. 가상자산 시장 전반이 하락한 영향을 피해가지는 못했지만, 다음 달 예정된 '더 머지' 업그레이드에 대한 시장 내 기대감은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이더리움 개발자들은 콘퍼런스를 통해 메인넷 지분증명(PoS) 전환 진행일을 9월 15일로 공식 발표했다. PoS 전환은 속도가 느리고, 수수료가 높았던 기존 '작업증명(PoW)' 대비 트랜잭션 속도와 수수료를 개선할 수 있다. 여기에 가상자산 보유 지분에 따른 블록 검증으로 연산이 필요했던 기존 방식 대비 전력 소비를 대폭 줄일 수 있는 점도 특징이다.

이더리움 차트/사진=업비트
이더리움 차트/사진=업비트

시장에서는 이같은 작업이 완료될 경우 이더리움이 비트코인 시가총액을 능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난 16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톰리 펀드스트랫 설립자의 시장전략 및 조사기관 FS인사이트는 "이더리움이 1년 안에 비트코인 시가총액을 능가할 가능성이 높다"며 "PoS 메커니즘 전환에 성공하면 토큰 생산과 매도 압력이 모두 감소한다"고 분석했다. 또 그는 "머지가 완료되면 리스크 노출을 줄이려는 매도 압력이 있을 수 있지만, 공급량 디플레이션으로 강력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미선 빗썸경제연구소 리서치센터장은 "네트워크 합병이 완료된 후 진행되는 '상하이 업그레이드' 이후 이더리움 매도 물량이 출회될 수 있지만, 수수료 인하 등 편의성 업그레이드가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우려는 단기에 그칠 것"이라며 "이더리움의 높은 성장성과 제한된 공급 특성에 힘입어 앞으로 이더리움은 새로운 장기투자 자산으로 부상할 잠재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소송에 발목 잡힌 리플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지리한 소송을 이어가고 있는 리플은 전주 동시간 대비 8.13% 하락한 463원에 거래됐다. 시장 전반에 걸친 하락세와 함께 SEC와의 갈등이 심화되며 발목을 붙잡힌 모습이다.

앞선 2020년 SEC는 리플 창업자인 브래드 갈링하우스와 크리스 라슨을 증권법 위반 협의로 고소한 바 있다. 투자자들에게 SEC 등록없이 146억개 리플을 발행해 13억8000달러 어치 현금 등을 조달했다는 이유다. 이에 대해 양측은 '미등록 증권 판매' 소송을 진행 중이다.

리플 차트/사진=업비트
리플 차트/사진=업비트

현재 이 소송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는 자료를 확보하게 해달라는 리플 측의 요청을 법원이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이 자료는 윌리엄 힌먼 전 SEC 임원이 한 연설에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유가 증권이 아니다"라고 언급한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카카오 자회사 그라운드X가 발행한 가상자산 '클레이'는 전주 동시간 대비 13.82% 하락한 개당 322.3원에 거래됐다. 또 네이버 관계사 라인이 발행한 가상자산 '링크'는 전주 동시간 대비 9.76% 하락한 개당 37.9달러에 거래됐다.


김가은 기자 7rsilver@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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