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넷째 주 가상자산 동향
잭슨홀 미팅을 앞두고 힘겨운 눈치싸움을 이어가던 가상자산 시장이 결국 추락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강경한 매파 발언을 내놓으면서 시장이 우려하던 금리 인상 공포가 현실화됐기 때문이다. 이에 비트코인을 포함한 주요 가상자산 가격은 일제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700만원대로 추락한 비트코인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27일 오전 9시 기준 비트코인은 전주 동시간 대비 2.85% 하락한 2791만2000원에 거래됐다. 이번 주 초부터 비트코인은 2900만원대에서 관망세를 유지했다. 그러나 미국발 금리 인상 공포가 현실화되며 지난 7월 18일 이후 41일만에 2700만원대로 추락했다.
26일(현지시간) 파월 의장은 잭슨홀 미팅 연설에서 강경한 매파적 메시지를 던졌다. 시장이 예상한 최악의 변수가 실현된 것. 그는 "7월 인플레이션이 완화된 것에 대해서는 환영한다"면서도 "한 달 동안의 개선으로 인플레이션이 하락하고 있다고 확신하기에는 불충분하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아직 인플레이션이 잡혔다고 확신하기에는 한참 모자라 멈추거나 쉬어갈 상황이 아니다"라며 "지금은 단호하게 움직이겠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가계와 기업 등 경제에 일부 고통을 유발한다고 해도 당분간 금리를 인상해 나갈 것"이라며 "우리는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한 강력한 도구를 사용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처럼 강경한 발언에 시장은 그대로 고꾸라졌다. 뉴욕 증시는 '검은 금요일'을 맞이했다. 26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 지수는 3.03%,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3.37% 하락했다. 비트코인 가격과 상관관계가 높은 나스닥 지수 또한 3.94% 급락하며 거래를 마감했다.
시장에서는 Fed가 다음 달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 인상)'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제이크 졸리 BYN멜론 인베스트컨트매니지먼트 선임투자전략가는 "파월 의장의 발언은 분명히 매파적"이라며 "전형적인 매파적 대본 유형의 연설은 명확하고 간결했으며, 이를 통해 연준 정책 완화 등 정책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시장의 전망은 완전히 닫혔다"고 평가했다.
머지 업그레이드 앞둔 이더리움, 가격 하락 가능성↑
이더리움은 전주 동시간 대비 6.18% 하락한 개당 207만9000원에 거래됐다. 지분증명(PoS) 전환이 골자인 '머지 업그레이드'에 대한 기대감으로 상승세를 이어가던 이더리움 또한 글로벌 거시환경 악화 영향을 피하지 못하고 하락한 모습이다. 이에 따라 다음 달 머지 업그레이드가 완료된 후에도 가격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알케시 샤(Alkesh Shah)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연구원은 "이제 투자자들은 이더리움 머지가 확장성 문제나 높은 거래 수수료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을 것"이라며 "단기적 가격 상승을 주도할 수도 있지만, 약한 거시경제 심리 등을 고려할 때 장기적 전망은 여전히 어둡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이더리움을 대량으로 보유한 고래들이 차익 실현에 나설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다량의 이더리움이 거래소로 옮겨지고 있다는 증거가 포착됐기 때문이다.
지난 25일(현지시간) 가상자산 시장 분석업체 샌티먼트 자료에 따르면 최근 이더리움 보유량 기준 상위 10개 고래들이 보유한 비거래소와 거래소 지갑 간 이더리움 보유량 격차가 좁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개월 사이 비거래소 내 지갑 보유량이 11% 감소한 반면, 거래소 내 지갑 보유량은 78% 급증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이더리움 고래'들이 차익 실현을 준비하는 것으로, 강한 매도세로 인한 가격 하락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크립토 로버 시장 분석가는 "업그레이드가 이뤄지는 '머지 데이'에 이더리움 가격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업 확장 소식에 선방한 리플
주요 가상자산 중 리플은 가장 낮은 하락세를 보였다. 리플은 전주 동시간 대비 2.15% 하락한 개당 473원에 거래됐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의 소송이 여전히 진행되고 있지만, 최근 세계경제포럼(WEF) 공식 파트너로 선정됐다는 소식이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5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리플은 WEF의 공식 파트너로 선정됐다. WEF는 웹사이트를 통해 리플을 '인터넷이 정보를 위한 것과 같이 가치를 위해 일하는 기업'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리플이 재무 효율성, 형평성, 포용성 측면에서 이익을 창출하는데 전념하고 있으며 정부, 기업, 소비자를 위한 새로운 디지털 경제를 위해 미래 사용사례를 개발 및 활성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리플은 WEF 공식 파트너 목록에 등록돼 있다.
이밖에 카카오 자회사 그라운드X가 발행한 가상자산 '클레이'는 전주 동시간 대비 1.05% 상승한 개당 325.7원에 거래됐다. 또 네이버 관계사 라인이 발행한 가상자산 '링크'는 전주 동시간 1.31% 하락한 37.4달러에 거래됐다.
김가은 기자 7rsilver@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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