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에 팔을 걷어붙였습니다. 수년간 수출 규제를 강화해온 미국이 최근 인공지능(AI)용 반도체까지 만지작거리고 있는 만큼 AI 플랫폼 시장을 주도하려 했던 중국은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난 26일 엔비디아는 미국 정부가 H100, A100을 비롯한 AI용 반도체의 중국 수출을 중단할 것을 주문했다고 공시했습니다. 중국 빅테크들은 그동안 엔비디아 등의 반도체를 중국의 전략적 기술인 AI 개발에 사용해왔습니다. 하지만 이번 수출 금지 조치로 중국이 최첨단 AI 반도체를 확보할 길이 막힌 것입니다.
엔비디아의 반도체 A100과 H100은 기업용 GPU로, 딥러닝이나 인공지능 언어 등 AI 개발에 활용되는 반도체 칩들입니다. 미 당국은 엔비디아뿐만 아니라 AMD의 AI용 GPU인 MI250 칩의 중국 수출도 막았습니다. 앞서 엔비디아는 3분기에 약 59억달러(약 8조원) 규모의 매출을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규제로 약 4억달러 정도 줄어들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이번 AI반도체 수출 중단 조치로 가장 치명적인 타격을 받는 곳은 알리바바, 텐센트, 화웨이 등 중국의 빅테크 기업입니다. A100을 비롯한 엔비디아의 AI 반도체가 중국 빅테크 기업들 사이에서 많이 활용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엔비디아는 중국 AI용 GPU 시장에서 95%의 점유율을 기록했습니다.
이처럼 중국 빅테크 기업들은 AI 알고리즘을 프로그램하는 데 핵심인 최첨단 반도체를 엔비디아와 같은 미국 기업에 의존합니다. 하지만 수출 규제로 인해 AI 플랫폼을 구현하기 위한 소프트웨어 개발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예상됩니다. 중국 정부가 AI를 가장 중요한 기술로 인식하고 국가적 지원을 하는 가운데 미국의 이번 조치로 중국의 약점이 드러난 셈입니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 AMD의 AI 반도체보다 다소 성능이 떨어지는 AI 반도체를 사용하는 것이 중국 기업들의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반면 중국 현지의 반도체 생산업체들의 반도체는 엔비디아의 대체품이 될 수 없다는 의견도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앞으로 중국 빅테크 기업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 궁금합니다.
자료=미디어뱀부
정리=김현기 기자 khk@techm.kr
관련기사
- [글로벌] 美中 반도체 갈등 '고조'… 美, 반도체 소프트웨어도 수출 통제할까
-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한파 올까...TSMC, 반도체 칩 가격 동결
- [글로벌] 바이든, 의회 통과한 美 반도체법에 서명..."미국에서 반도체 만들어야"
- [글로벌] 미국, 中 핵심 기술 수출 통제...반도체 견제 나섰다
- [글로벌] 인텔, 캐나다 자산운용사와 손 잡았다...반도체 공동투자 프로그램 발표
- [글로벌] "플로피 디스크 퇴출하겠다"...日, 디지털 혁신 가능할까
- [글로벌] '통합' 강조하던 미국..."7조원 투자, 한국 말고 미국으로"
- [글로벌] 中, 반도체 부패 뿌리 뽑는다...기금 운용사 등 반부패 수사 박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