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디디다 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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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당국이 최근 반도체 산업의 '썩은 뿌리'를 뽑고 있습니다. 중국 반도체 굴기의 핵심 임원들이 연이어 연행돼 조사를 받고 있는 것입니다. 

현지시간 1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런카이 IC캐피탈 부사장을 수사 중입니다. IC캐피탈은 중국의 국가직접회로산업투자기금(반도체 대기금)의 운용사입니다. 또한 런카이 부사장은 중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SMIC와 메모리반도체 업체 YMTC의 이사직을 맡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중국 당국의 반도체 산업 내 반부패 수사는 올해 7월부터 전격 진행됐습니다. 지난 7월 30일 중국 중앙기율검사위원회가 딩원우 반도체 대기금 총경리를 엄중한 위반 혐의로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딩원우는 반도체 대기금이 출범한 2014년부터 약 7년 이상 총경리 자리를 역임해왔습니다. 

이보다 앞선 25일에는 자오웨이궈 전 칭화유니그룹 회장이 당국에 연행됐습니다. 칭화유니그룹은 중국의 '반도체 항공모함'으로 불리며 중국 반도체 굴기의 선봉장 역할을 수행해왔습니다. 특히 미국 마이크론 인수 등 공격적인 투자로 잘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파산 위기에 내몰렸고, 결국 국유 기업이 품었습니다.

기술 분석 매거진 MIT 테크놀로지 리뷰의 제이 양은 "이러한 부패 조사는 정부 주도의 기금 운영의 한계를 지적한다"고 평가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2025년 반도체 자급률 70%'를 목표로 2014년 반도체 대기금을 출범했습니다. 2014년과 2020년 두 차례에 걸쳐 3400억위안(약 67조4700억원)을 조성했습니다. 하지만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중국의 반도체 자급률은 2021년 16.1%에 그쳤습니다. 

중국이 반도체 산업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지 못하는 상황에서 미국은 최근 반도체 수출 규제에 속도를 올리고 있습니다. 지난달 26일 엔비디아는 미국 정부가 A100, H100 등 AI용 반도체의 중국 수출을 중단할 것을 주문했다고 발표했습니다. A100과 H100은 기업용 GPU로 인공지능 언어 등 AI 개발에 활용됩니다. 

과연 중국이 이번 부패 조사를 계기로 반도체 산업 육성에 다시 속도를 올릴 수 있을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자료=미디어뱀부
정리=김현기 기자 khk@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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