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공식 출시 첫날인 7일 오전 '애플 명동' 앞에 줄지은 사람들/사진=김가은 기자
아이폰 공식 출시 첫날인 7일 오전 '애플 명동' 앞에 줄지은 사람들/사진=김가은 기자

애플의 새로운 스마트폰 '아이폰14' 시리즈 공식 출시 첫날인 7일 오전 8시, 서울 중구 센터포인트 건물에 위치한 '애플 명동 스토어' 앞은 입장을 기다리는 100여명의 인파로  붐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정착된 예약제로 이전처럼 밤새 줄을 서는 풍경은 사라졌지만, 사전 예약을 놓쳤거나 등교·출근에 앞서 제품을 체험하려는 소비자들이 새벽 찬 공기 속에 자리를 지켰다.


비싸진 가격도, 추위도 괜찮아

애플 명동 스토어을 찾은 고객들의 눈빛은 기대감과 설렘으로 가득 차있었다. 환율 급등에 따라 인상된 가격, 최저기온 12도의 추위에도 대부분의 고객들은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이날 애플 명동 스토어를 가장 먼저 찾은 1호 고객은 애플워치 시리즈8 제품을 구매한 김 모씨(22세)다. 아이폰과 에어팟을 사용하고 있지만 스마트워치 구매는 이번이 처음이라는 그는 "사전예약을 못해서 아침 6시 30분에 도착해 현장 예약 후 밥먹고 7시 30분부터 줄을 섰다"며 "스마트워치 사용은 이번이 처음인데, 운동 중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기능이 있어 구매를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애플 명동 스토어 1호 고객 김 모씨(22세)/사진=김가은 기자
애플 명동 스토어 1호 고객 김 모씨(22세)/사진=김가은 기자

또 그는 "출시일에 이렇게 방문한 것은 처음"이라며 "환영해주고 반겨주는 느낌이 들어서 좋았고, 다음에도 방문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2호 고객은 브라질에서 온 부부였다. 이들은 자녀에게 아이폰 14프로를 선물하기 위해 사전 예약 후 매장을 방문했다.

쌀쌀해진 날씨도 애플 신제품에 대한 관심을 식히지 못했다. 이날 '아이폰 14 프로' 퍼플 색상을 구매한 한 소비자는 "아침 6시 반쯤 도착해 줄 서있다가 너무 춥고 배가 고파서 근처 편의점에서 라면을 먹고 다시 왔다"며 "원래 쓰던 '아이폰12 프로 맥스'는 바로 팔고, 이번 신제품을 구매했다"고 말하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애플 명동 스토어 2호 고객 브라질 부부 /사진=김가은 기자
애플 명동 스토어 2호 고객 브라질 부부 /사진=김가은 기자

현장에서 약 500만원에 달하는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도 있었다. 그는 '아이폰14 프로 맥스'를 포함해 '애플워치8 에르메스 에디션' 등과 여러 액세서리를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애플은 국내를 포함한 일부 시장에서 신제품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고환율 영향에 따라 가격을 조정한 것이다. 국내 아이폰 14 시리즈 가격대는 전작대비 약 17% 가량 올랐다.

그러나 소비자들 대부분은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서울 도봉구에서 약 1시간 가량을 운전해 매장을 찾은 한 소비자는 "전작보다 비싸지긴 했지만 완성도나 디자인 측면에서 여전히 메리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번에는 아이폰 14 프로를 구매했는데 너무 만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후 매장 한 켠에 마련된 의자에 제품을 펼쳐놓고 웃음 가득한 얼굴로 인증 사진을 촬영했다.


'다이내믹 아일랜드' 탑재된 프로 라인업 선호 '뚜렷'

출시된 제품 중 시선이 쏠린 건 아이폰 14 프로와 프로 맥스 제품이었다. 실제로 매장을 찾은 대다수의 소비자들은 두 제품 앞으로 발걸음을 옮겨 이리저리 만져보거나, 직원들에게 설명을 듣는 모습을 보였다.

이같은 '쏠림' 현상은 프로 이상 제품부터 적용된 '다이내믹 아일랜드' 기능이 주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7년 출시된 '아이폰X' 이후 노치없이 출시된 첫 모델이다. 

다이내믹 아일랜드는 단순히 카메라 구멍을 위해 존재했던 노치 대신 디스플레이를 통해 다양한 상태 알림 및 연동된 정보를 전달하는 일종의 상태창이다. 애니메이션 전환을 통해 여러 모양으로 확장되는 것은 물론, 애플리케이션(앱) 활용성을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음악을 듣다가 웹 서핑을 하면 어떤 음악이 재생되고 있는지 표시되는 방식이다.

7일 '애플 명동' 스토어 방문객들이 아이폰 14 시리즈 제품을 체험하는 모습/사진=김가은 기자
7일 '애플 명동' 스토어 방문객들이 아이폰 14 시리즈 제품을 체험하는 모습/사진=김가은 기자

후면 광각 카메라가 최대 4800만 화소로 향상된 것도 프로 쏠림 현상에 일조했다. 특히 달리기처럼 움직임이 많은 활동 시 안정적인 동영상 촬영이 가능하도록 구현한 '액션 모드'가 인상적이었다. 짐벌과 같은 별도 장비를 이용하거나, 편집 시 '안정화' 처리를 하지 않아도 흔들림 없는 결과물을 만들 수 있었다.

애플은 이번 아이폰 14 시리즈 출시와 함께 국내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지난 달 24일 잠실에 새로 문을 연 '애플 잠실'을 포함해 전 매장에 신제품을 전시함으로써 온·오프라인을 모두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갤럭시 Z플립4', '갤럭시 Z폴드4' 등 폴더블폰과 아이폰14 간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올 2분기 기준 애플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22%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신제품 출시를 통해 오는 하반기에는 약 30%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김가은 기자 7rsilver@techm.kr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