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옥동 신한은행장/사진=신한은행
진옥동 신한은행장/사진=신한은행

 

진옥동 신한은행장의 3연임을 두고 금융가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압도적인 실적 성장과 모바일 역량 확보를 통해 무난하게 3연임을 이뤄낼 것이라는 전망과 더불어, 그룹 내 존재감이 커진 덕에 은행장 자리 대신 차기 회장 수업을 받을 수 있는 요직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20일 은행권에 따르면 진 행장은 오는 12월 임기가 만료된다. 올 상반기 신한은행의 순이익은 1.4조원 규모로 무려 1년새 23% 가량 폭증했다. 이는 여타의 시중은행의 실적을 압도하는 성장세다. 무엇보다 진 행장은 취임 후, 최근까지 우리은행이 독점해오던 서울시 2금고 운영권까지 따내며 약 48조원에 이르는 서울시 금고를 움켜 쥐었다. 대규모 채용비리로 국민적 지탄을 받았지만, 이를 극복해내며 빠르게 사세를 불렸다. 서울시라는 큰 손을 따낸 덕에, 신한은행의 존재감 자체가 달라진 것이다. 

여기에 상생 키워드를 내건 공공 배달애플리케이션 '땡겨요'를 내놓으며, 자영업자와의 상생을 도모하겠다는 공약까지 내놨다. 덕분에 제로페이(서울사랑상품권)와 제로배달 등 서울시가 추진해온 주요 사업들 상당수 역시 신한금융그룹(신한)으로 집중되고 있다. 이 역시 진 행장의 주도로 이뤄진 것이다.

그렇다고 신사업을 외면한 것도 아니다. 진 행장은 지난 2018년 12월, 신한은행장에 취임 한 후 연임에 성공 4년째 신한은행을 이끌고 있다. 이후 빠르게 모바일 퍼스트를 선언, 모바일 뱅킹 애플리케이션 '쏠'을 안정적으로 키워냈다. 월간순이용자는 940만명(9월 모바일인덱스 기준)에 달하며, 월사용시간은 346만시간으로 우리은행에 2배에 육박한다. 1위 사업자인 KB스타뱅킹 대비 MAU는 밀리지만, 월사용시간은 대동소이하다. 이용자의 앱 체류시간을 키우며 진정한 인터넷 뱅킹을 이뤄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처럼 디지털 혁신과 실적, 서울시 금고 확보 등 경영 성과가 압도적인 만큼, 어떤 식으로든 진 행장의 그룹 내 존재감은 더욱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결국 머지 않아 회장 타이틀을 거머쥘 유일한 인사라는 얘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조용병 현 회장이 3연임에 성공하면 계속해서 진 행장도 그룹 요직을 차지하며 차기 회장 수업을 받을 것"이라며 "연임에 성공할 경우, 지주와 은행의 전략적 연계를 강화하고 일체감 있는 움직임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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