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지원 중단으로 위믹스 가치 폭락
#상장-상장폐지에 대한 '룰' 원래 없었다
#유통량 정의만 있었어도...'룰' 만들기 속도 내야
블록체인 게임 시장을 선도하던 게임기업 위메이드가 발행한 가상자산 '위믹스'가 업비트와 빗썸 등 국내 주요 거래소에서 사라진다. 지난 24일 한국디지털자산거래소공동협의체(DAXA)가 거래지원 중단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거래지원 중단을 두고 위믹스 측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제대로 된 기준도 없이 거래지원 중단 통보를 받았다는 것과 거래되고 있는 다른 가상자산들과 달리 위믹스에서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다는 것이 그 이유다.
이번 사태에 대해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25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업비트의 갑질'이라고 토로하며 가처분신청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DAXA와 주고받은 이메일을 비롯해 줌 회의 녹취와 통화 녹취 등도 공개하겠다고 했다.
양사의 감정의 골은 깊어질대로 깊어졌다.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셈이다. 치열한 법적 다툼과 폭로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상장도 폐지도 원래 '룰'이 없었다
그런데, 한가지 생각해볼 지점이 있다. 원래부터 가상자산 상장은 '룰' 없이 거래소가 결정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이 시장은 아직 룰이 없다. 거래소는 마음대로 가상자산을 상장할수도 있고 상장폐지 할수도 있다. 거래소는 가상자산 프로젝트에 허락을 받고 상장하지 않는다. 만약 그래야 했다면, 누가 만들었는지도 모르는 비트코인을 어떻게 상장할 수 있었겠는가.
거래소는 자체적으로 상장심사위원회를 운영하며 투명하게 상장 절차를 진행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럼에도 명확한 기준은 공개되지 않는다. 상장심사에서 떨어져도 왜 떨어진 것인지 알려주지도 않는다. 공개하는 것이 더 문제일 수 있다는 주장도 일리가 있다.
게다가 늘 일방적으로 상장하는 것은 아니다. 안정적인 거래 지원을 위해 재단과 협력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협력이 '의무'는 아니다. 이미 우리는 수차례 재단과 상의없이 거래소가 임의로 가상자산을 상장하는 사례를 봐왔다.
상장폐지도 마찬가지다. 원래부터 거래소가 임의로 상장했으니, 폐지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셈이다. 다른 가상자산은 유통계획서도 없고 공시도 안하는데 왜 우리한테만 이걸 문제 삼느냐고, 왜 우리와 소통을 하지 않느냐고, 절차가 너무 주먹구구식인 것 아니냐고 비판할수는 있다. 하지만 법적 책임을 물을 근거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수년째 '룰' 만들어 달라 외쳤는데...투자자 피해만 '눈덩이'
이 모든 것은 결국 '룰'이 없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그래서 업계 관계자들과 전문가들은 수년간 국회와 정부를 향해 외쳐왔다. '룰'을 만들어 달라고, 투자자들이 많으니 투자자들을 보호할 '룰'이 필요하다고...
그런데 여전히 '룰'은 없다. 아주 기본적인, 유통량에 대한 정의만이라도 있었다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거기에 맞춰서 심사를 하고, 공시를 했을테니까...
결국 일은 벌어졌고, 하루만에 위믹스 가치는 70%가 떨어졌다. 위믹스 뿐만 아니라 코스닥 상장사인 위메이드, 위메이드맥스, 위메이드플레이 주가도 하한가까지 떨어졌다. 불과 24시간도 안되는 시간동안 투자자들의 입은 피해는 심각하다.
이제라도 '룰'을 만들어야 한다. 우리는 이미 여러번 소를 잃었다. 그런데 외양간을 고치지 않으니 소를 계속 잃는다. 더이상 소를 잃지 않으려면 외양간을 빨리 고쳐야 한다.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 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 계속 드러나고 있다. 투자자들을 제대로 보호할 수 있는 '룰'이 필요하다. 국회에 발의돼 있는 디지털자산기본법 등 투자자 보호를 위한 법안들이 조속히 통과돼야 하는 이유다.
허준 기자 joo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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