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이 디지털 콘텐츠 강화에 힘을 싣고 있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등 콘텐츠 유통 채널이 다양해지는 흐름 속에서 생존하고 성장하기 위한 전략이다. 전담 사업부를 통해 디지털 콘텐츠 발굴에 힘써온 결과, CJ ENM의 방송·디지털 채널의 월평균 조회수는 20억 뷰에 달한다.
콘텐츠 명가 CJ ENM, 유튜브도 접수
CJ ENM은 지난 19일 서울 마포구 상암센터에서 2022년도 디지털 콘텐츠 트렌드 및 전략을 결산하는 '컬쳐톡'을 열었다. 이날 유승만 CJ ENM 디지털운영사업국장은 "CJ ENM의 유튜브 채널 조회수 점유율이 올라가고 있다"며 "올해 30%를 넘겼고 내년에는 40%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국내 방송국 소유 유튜브 채널과 비교해보면 CJ ENM이 선두를 달리고 있다. CJ ENM은 지상파 3사, 종편 등을 포함한 국내 방송사 유튜브 채널 중 유일하게 3년 연속 조회수 점유율이 성장했다. 지난 2019년 유튜브 조회 수 점유율 5위에서 시작해 지난해 3분기부터는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CJ ENM 산하에 있는 방송·디지털 채널은 90여개고, 이들의 월평균 조회 수는 20억뷰 내외다. '샾잉' '디글' '디클' '티비엔 디엔터' 등 CJ ENM이 운영 중인 4개 유튜브 채널의 합산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1억명에 달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콘텐츠 범람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비결은 '멀티 채널 전략'이다. 유튜브 채널을 여러개 개설한 다음, 채널 별로 다른 콘텐츠 편집본을 유통하는 방식이다. 동일한 방송분일지라도 썸네일(대표 이미지)·제목·편집점이 다르다. 유 국장은 "여러 사람이 편집해 각자 다른 콘텐츠를 만든다"고 했다.
이같은 전략을 취하는 이유는 시청자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여성 구독자가 많은 샾잉, 가장 많은 시청자가 방문하는 디글 등 채널별로 세분화된 시청층을 공략할 수 있다. 유 국장은 "샾잉 채널은 전체 구독자의 60% 여성인데 데이터에 따라 썸네일이 여성향으로 만들어진다"고 덧붙였다.
콘텐츠 바이럴 돕는 '숏폼'도 힘준다
최근 들어서는 1분 내외 길이의 '숏폼' 콘텐츠에 힘을 주고 있다. 틱톡, 유튜브 쇼츠, 인스타그램 릴스 등 숏폼의 성장세가 무서운 탓이다. 국내 쇼츠 전문 채널은 지난 6월 57개에서 9월 78개로 늘었다. 상위 250개 채널 중 78개가 쇼츠 전문 채널이며 이들 채널의 조회 수는 9월에만 55억회에 이른다.
CJ ENM은 이같은 흐름에 대응하기 위한 테스크포스(TF·전담조직)를 지난 3월 신설하고, 유튜브 쇼츠에 집중해서 콘텐츠 제작에 나섰다. 그 결과 CJ ENM의 쇼츠 콘텐츠는 올해 유튜브 최고 인기 쇼츠 콘텐츠 톱(TOP) 10 순위 중 2·3위에 이름을 올렸다. 국내 방송사 유튜브 채널 중에서는 유일하다.
숏폼는 콘텐츠 바이럴(입소문)의 주요 수단이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실제 1% 미만 시청률로 출발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방영 4주차에 들어서면서 시청자 제작 콘텐츠 1648개, 주간 조회수 2억회를 달성했다. ENA가 공식적으로 만든 클립은 30개에 불과했고, 소비자 참여가 주를 이뤘다.
유 국장은 "콘텐츠를 공개하면, 숏폼도 많이 만든다. 채널을 성장시키고 지식재산권(IP)에 여러 사람이 접근하고 시청하게 만드는 것과 2차 생산을 통해 시청자들이 우리 IP를 더 널리 홍보하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 가운데 쇼츠는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석현 CJ ENM 디지털콘텐츠사업본부 본부장은 "디지털 시대에선 소비자가 보고싶은 방식대로 콘텐츠를 제공해야 한다"라며 "공급자 마인드를 벗어나, 소비자에게 자율성을 줘야한다. 소비자가 콘텐츠를 보고 즐기는 동기를 여러가지 차원에서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언급했다.
이영아 기자 twenty_ah@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