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웹툰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사진과 영상을 실시간 웹툰 화풍으로 바꿀 수 있는 기술을 깜짝 공개했다. '웹툰미'로 명명된 이 기술은 이름 그대로 웹툰 속 주인공이 돼, 작품으로 들어간다는 의미를 지녔다. 누구나 여신강림·팔이피플·이말년씨리즈·복학왕·호랑이형님 등 작품의 캐릭터로 변신할 수 있다.
네이버웹툰은 2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 '데뷰(DEVIEW) 2023'에서 ‘웹툰미’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부스를 꾸렸다. 웹툰미를 적용해 여신강림·팔이피플 등 인기 작품 속 캐릭터로 변신해 네 컷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체험 공간을 열자, 현장을 찾은 관람객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네이버웹툰은 이번 부스 시연에 앞서 웹툰미 사내 체험존을 구축한 바 있다. 미국, 독일, 프랑스, 일본 등 네이버웹툰 진출국 파트너사들의 방문도 이어졌다는 후문이다. AI 기술과 웹툰을 접목한 시도가 이목을 끌었다.
사내 스터디에서 출발 '웹툰미', 세상 밖으로 나오다
웹툰미는 네이버웹툰의 '제너러티브 모델링 리서치팀'이 개발한 기술이다. 이 팀 소속 백지혜 연구원은 "웹툰미는 사내 스터디에서 출발한 프로젝트"라며 "네이버웹툰은 최신 연구 논문과 기술을 탐색하는 자발적인 스터디가 여럿 존재하고, 함께 모여 '바텀업' 방식으로 연구하는 문화가 잘 정착돼있다"라고 말했다.
독자적인 데이터 생성 절차를 구축하고, 생성 모델 추세에 발 빠르게 대응한 점이 웹툰미 출시를 앞당겼다. 김승권 연구원은 "우리 팀은 작가님이 직접 그림을 그리는 1차 창작 영역과, 존재하는 지식재산권(IP)을 변환하는 2차 창작 모두를 연구하고 있다"라며 "2차 창작 관점에서 웹툰미 연구에 주력한 것"이라고 했다.
백 연구원은 "고성능 AI 모델을 활용해 고품질 데이터를 만들어, 가볍고 학습하기 쉬운 네트워크를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라며 "유넷 기반 간단한 모델로도, 제품화까지 속도를 낼 수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김 연구원은 "데이터 모델이 많이 필요 없는 파이프라인을 구축했고, 최근 트렌드와 잘 맞았다"라고 언급했다.
특히 최신 모델(SoTA)을 활용해 개량한 점도 캐릭터 얼굴과 피부 색깔을 변환할 때 용이하게 작동됐다고 강조했다. 데이터셋을 고도화하는 과정에서 '스테이블 디퓨전' 기술을 적용해 캐릭터 구현에 정교함을 더했다. 김 연구원은 "화이트워싱 우려가 있다는 점을 감안해 개발 과정에도 각별히 신경썼다"라고 전했다.
연구실에만 머무르지 않고, 이용자와 맞닿은 기술이라는 점을 웹툰미의 장점으로 꼽았다. 일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네이버웹툰이 자체 개발한 기술을 시연하는 공식 부스를 운영한 것은 웹툰미가 처음이다. 백 연구원은 "보통 AI 연구는 논문 작성에 그치는 경우가 많은데, 웹툰미는 다르다"고 했다. 김 연구원은 "웹툰미의 장점은 밖으로 나가는 기술로, 현장에서 이용자와 접점을 찾고자 했다"며 "웹툰미를 알릴 수 있도록 조직 안팎으로 여러 노력을 했다"고 강조했다.
스토리 테크 플랫폼 '네이버웹툰', 웹툰 AI 시대 연다
네이버웹툰은 1위 스토리테크 플랫폼으로, 다양한 AI 기술력을 고도화해왔다. 지난해 비전 AI 분야의 대표적인 학회이자 컴퓨터 공학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학회로 꼽히는 '컴퓨터 비전 및 패턴 인식 컨퍼런스 학술대회(CVPR)'에 웹툰미 관련 논문이 채택된 바 있다. 올해도 CVPR에서 논문이 채택되는 성과를 거뒀다.
올해 네이버웹툰은 웹툰미를 통해 이용자 접점 확대에 주력한다는 포부다. 김 연구원은 "작년까지는 연구개발에 집중했지만, 올해부턴 다양한 프로젝트를 본격 공개해보려 한다. 많은 실험을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지난해는 '쇼핑라이브', '사내 실시간 체험존 구축' 등 웹툰미를 활용한 기획을 진행한 바 있다. 올해는 '인터랙티브 웹툰', '웹툰으로 들어가기', '네 컷 사진' 등이 사례로 제시됐다. 동남아시아 등 웹툰 진출 국가와 관련 협업도 계획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웹툰과 AI를 접목하는 시도도 이어갈 예정이다. 백 연구원은 "1차 창작 영역에서 작가님을 서포트하는 기술도 지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자동채색 등 기술은 이미 오픈했고, 일부 작가님께서는 활용하고 계신다. 지난달부터는 '스튜디오 리코'와 협업해 채색 부담도 덜어드리고 있다"라고 했다.
기술력으로 이용자의 웹툰 소비 경험을 확장하겠다는 청사진도 전했다. 김 연구원은 "기술은 이용자가 웹툰에 들어가도록 '판'을 키우고 있다"라며 "이용자가 들어와서 몰입하고, 체류시간으로 연결돼 비즈니스적 선순환도 만들고 싶다"라고 말했다. 백 연구원은 "(이번 부스 운영으로) 이용자의 반응을 수용하는 과정이 너무 즐거웠다"라며 "작가님들을 지원해줄 수 있고, 이용자도 재밌게 즐길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연구하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이영아 기자 twenty_ah@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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