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오는 6월 열리는 연례 개발자 행사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새로운 혼합현실(MR) 헤드셋을 공개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30일 애플은 오는 6월 5일부터 9일까지 'WWDC 23' 행사를 온라인으로 개최한다고 30일 밝혔다. 행사 첫 날에는 미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에 위치한 본사 '애플 파크'에서 특별 대면 행사도 진행한다.
WWDC는 애플의 연중 가장 큰 콘퍼런스 중 하나로, 개발자와 엔지니어 등을 대상으로 아이폰 운영체제인 'iOS'를 비롯한 'iPadOS' 'macOS', 'watchOS', 'tvOS' 등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와 새로운 기능들을 공개한다.
WWDC는 소프트웨어 중심의 행사로 새로운 디바이스를 발표하진 않지만, 올해는 혼합현실(MR) 헤드셋 관련 정보를 공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앞서 애플은 지난 2020년 WWDC 행사에서 자체 개발한 'M1' 칩셋을 공개하며 2년 내에 인텔 프로세서가 탑재된 제품 전체를 애플 실리콘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애플의 월드와이드 디벨로퍼 릴레이션 담당 부사장인 수전 프레스콧(Susan Prescott)은 "WWDC23은 역대 애플 행사 중 가장 크고 기대되는 규모로 개최될 예정"이라고 전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애플의 첫 MR 헤드셋 '리얼리티 프로'는 어떤 모습?
MR은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을 혼합한 기술로, 현실과 가상 요소들의 상호작용이 가능하다. 애플은 메타 퀘스트와 같은 VR 기기를 활용한 메타버스에는 유보적인 입장을 취해왔으며, 대신 AR 콘텐츠에 투자를 해왔다. 현실과 괴리된 가상세계 보다는 현실과 가상을 혼합한 서비스 및 콘텐츠에 가능성이 있다고 본 것이다.
애플은 '리얼리티 프로'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첫 MR 헤드셋 개발에 8년 간 수십억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에 따르면 이 헤드셋에는 5나노 공정으로 제조된 칩셋과 초저지연 연결을 위한 'H2' 칩이 탑재되고, 새로운 'xrOS' 운영체제를 통해 구동될 것으로 전해진다.
제품내부에는 외부 카메라에서 촬영한 이미지를 사용자 환경에 맞춰 변환해주는 전용 이미지 신호 프로세서(ISP)를 갖췄으며, SK하이닉스에서 만든 맞춤형 고대역폭 메모리 반도체도 탑재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애플의 MR 헤드셋 외부에는 대형 디스플레이가 달려있어 착용자의 얼굴 표정을 전달하며, 내부에는 소니에서 만든 4K 해상도의 마이크로 OLED 디스플레이로 전체 8K 이미지를 보여준다. 12개 이상의 카메라와 센서가 사용자의 얼굴 표정과 신체 움직임을 감지하며, 단거리 및 장거리 라이다(LiDAR) 스캐너가 표면과 거리를 3차원으로 매핑한다.
"400만원짜리 헤드셋 팔릴까?" 의구심도
애플의 MR 헤드셋은 올초 공개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계속해서 일정이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에 따르면 최근 애플은 본사에서 최고위 임원 100여명을 대상으로 헤드셋 시연 행사를 진행했다. 다만 해당 행사에서 3000달러(약 392만원)에 달하는 가격과 불편한 외장 배터리, 부족한 콘텐츠 등으로 우려를 산 것으로 전해진다.
애플 MR 헤드셋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경영진은 제품 출시를 강행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지난 2015년 '애플워치' 출시 이후 새로운 카테고리를 발굴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으로, 이미 시장이 포화상태인 스마트폰을 대체할 새로운 성장동력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애플의 헤드셋 출시가 임박하면서 경쟁 업체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월 '갤럭시 S23' 언팩 행사에서 퀄컴, 구글과 손잡고 XR 기기를 개발 중이라고 깜짝 발표하기도 했다. 지난달 열린 'MWC 2023' 행사에서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은 기자들과 만나 "XR 디바이스와 관련해 현재 선행기술 개발 중"이라며 "확실히 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완성도를 높인 이후 선보일 계획"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
관련기사
- 봄기운 담은 '노랑 아이폰 vs. 보랏빛 갤럭시'…'춘심' 사로잡을 승자는?
- [글로벌] 애플, 생산 기지 옮기면서도..."중국은 공생관계" 강조
- [가봤다] 삼성 앞마당 진출한 애플스토어…애플 강남이 '뉴진스' 앞세운 이유는
- [써봤다] 작은 맥이 더 맵다…애플 'M2 맥 미니'
- 올해는 진짜 다르다?…애플·삼성 플래그십 스마트폰 대변신 예고
- 올해는 바꿔볼까, 아이폰 15 프로
- [테크M 이슈] 잘 나가던 애플 '맥북', 갑자기 안팔리는 이유는?
- 1Q 적자만 '3조'...위기의 SK하이닉스, 재고 규모도 '심각' 수준
- [써봤다] '아이팟'으로 뉴진스 듣는 주말
- [테크M 이슈] 애플-삼성 '넥스트 모바일' XR 향한 레이스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