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KT 정기 주주총회가 열린 KT 연구개발센터/사진=김가은 기자
31일 KT 정기 주주총회가 열린 KT 연구개발센터/사진=김가은 기자

경영 공백 사태를 맞은 KT를 두고 주주들이 쓴소리를 내뱉었다. 직무대행을 맡은 박종욱 KT그룹 경영기획부문장 사장 등 경영진 전체가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또 정치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제기됐다.

31일 서울 서초구 태봉로 KT연구개발센터에서 열린 제41기 정기주주총회에서 KT는 ▲제41기 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변경 ▲이사 보수한도 승인 ▲임원퇴직금지급규정 개정 등 총 4개 안건을 원안대로 승인했다. 당초 강충구·여은명·표현명 등 사외이사 후보 3인에 대한 재선임안도 함께 의결될 예정이었으나, 당일 오전 사퇴 의사를 밝히며 안건이 폐기됐다.

이날 주주총회 의장으로 나선 박 사장은 "비상경영위원회를 중심으로 경영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며 "이와 동시에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한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신속한 경영 정상화를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발언도 주주들의 마음을 달래진 못했고, 주총장에는 불만을 쏟아내는 고성이 쏟아졌다. 주총이 종료된 직후 만난 한 주주는 "KT를 이 정도로 망가트린 자들이 봉급은 그대로 받고 퇴직금까지 바다가겠다고 애기하는게 말이 되냐"며 "경영 정상화를 위한 이사진들도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네이버 'KT주주모임' 카페장은 윤석열 정부에 대해 "공정과 상식, 자유경제를 수호해주겠다고 했는데 KT 선임 과정은 상식적이지 않았다"며 "당장 주가가 떨어진 것보다 경쟁사들이 치고 나가는 중요한 시기에 경영 공백 사태가 일어난 것은 걱정이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KT 주주 가치 제고 및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해 ▲분기 배당 및 반기 배당 확대 ▲자사주 소각 규모 확대 ▲배당 성향 및 자사주 소각 정례화 등을 요구했다. 또 정치권 '낙하산' 인사 방지를 위한 사항을 정관에 변경해줄 것도 요청했다. KT 주주모임 카페는 개인주주 약 2100명이 모인 커뮤니티다. 이 곳에서 모인 주식은 약 390만주로 알려졌다.


김가은 기자 7rsilver@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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