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경림 KT 차기대표 내정자가 3월 정기 주주총회를 나흘 앞두고 사퇴했다. 결국 '경영 공백' 사태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KT 소액주주들은 '응원'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추가로 주식을 매수한 '인증샷'과 함께 외압에 반대한다는 게시글을 연달아 올리고 있는 모습이다.
27일 KT는 윤 사장이 사퇴 의사를 밝혔다고 발표했다. 그는 "주요 이해관계자들의 기대 수준을 넘어서는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새로운 CEO가 선출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KT는 오는 31일 3월 정기 주주총회 최대 안건이었던 '윤경림 후보자 대표이사 선임의 건'을 폐기했다. 송경민 KT SAT 대표와 서창석 네트워크 부문장에 대한 사내이사 선임 계획도 물거품이 됐다.
차기 대표 선임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진행해야 하는 불안정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KT 소액주주들은 응원의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윤 사장 사퇴 반대 운동을 펼쳐왔던 네이버 'KT주주모임 카페'를 중심으로 응원 운동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현재 KT주주모임 카페에는 '외압으로 인한 사퇴 반대 & 2023 KT 응원'이라는 게시판이 마련돼있다. 소액주주들은 해당 게시판에 KT 주식 추가 매수 인증 사진과 함께 외압 거부 의사를 표한 글을 줄지어 올리고 있다.
한 주주는 KT 주식 1주를 3만1000원에 매수한 사진을 첨부하고 "외압에 결사 반대한다"며 "앞으로도 계속 모아나갈 예정입니다"라고 강조했다. 또다른 주주 또한 사진과 함께 "우리는 제2의 구현모를 원한다"며 "낙하산은 꿈도 꾸지 말라"라고 경고했다.
정부에 대한 직접적 비판도 나왔다. 한 주주는 "현 상황을 글로벌한 눈으로 바라보고 무지성 외압을 멈추길 윤석열 정부에 강력히 요청한다"며 "잘못된 점은 멈추고 인정하는 모습을 보여주십시오"라고 말했다. 이어 "여론과 주주들, 경제학자들의 의견을 듣고 국민을 위한 정부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씁쓸한 심경도 전해졌다. 한 주주는 "참 세상이 무섭다, 권력 앞에 추풍낙엽이 되는 현실이"라며 "이젠 더 이상 이런 비극이 없기를"이라고 희망했다.
한편, 이번 사퇴로 KT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더욱 커진 상황이다. 새로운 인물을 찾아야 한다는 부담과 함께 인사 및 조직개편, 주요 투자 등 과제가 산적한 상반기를 대표없이 버텨야 하기 때문이다.
통신업계에서는 박종욱 KT 경영기획부문장이 대표 대행을 맡아 차기 대표 선임까지 KT를 이끌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가은 기자 7rsilver@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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