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와 코인베이스를 기소하면서 일부 가상자산을 증권으로 판단한 가운데, 가상자산 거래소 뿐만 아니라 국내 게임사들도 덩달아 긴장하고 있다. SEC가 증권으로 판단한 '폴리곤'과 '니어 프로토콜'이 국내 게임사들의 주요 파트너이기 때문이다.
7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SEC는 바이낸스와 코인베이스를 기소하면서 19종의 가상자산을 증권으로 판단했다. 특히 폴리곤이 발행한 가상자산 '매틱(MATIC)'과 니어 프로토콜이 발행한 가상자산 '니어(NEAR)'가 이 명단에 포함되면서 국내 게임사들이 당황하는 모양새다. 폴리곤과 니어 프로토콜은 게임을 블록체인 대중화의 열쇠로 보고 국내 게임사들과 적극적으로 협업하고 있는 프로젝트들이기 때문이다.
이더리움 레이어2 솔루션의 최강자로 손꼽히는 폴리곤은 국내 최대 게임사 넥슨과 협업 중이다. 넥슨은 자사 핵심 지식재산권(IP)인 메이플스토리를 이용해 폴리곤과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를 만들고 있다. 블록체인 메인넷으로 폴리곤을 선택해 확장성과 개방성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다.
또 네오위즈도 폴리곤과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인텔라 X'를 만들고 있다. 네오위즈는 자체 메인넷을 개발하지 않고 폴리곤과 손을 잡아 게임 특화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도 폴리곤은 카카오게임즈와도 멀티체인을 구축해 글로벌 사업을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니어 프로토콜도 최근 국내 게임사들에 연달아 러브콜을 보낸 바 있다. 지난 3월 7일 니어 프로토콜은 카카오게임즈 메타버라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생태게 확장 방향성을 공개했다. 또 같은달 24일 니어 프로토콜은 블록체인에 전사적 역량을 쏟고 있는 게임사 위메이드와도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더불어 지난 5일 니어 프로토콜은 넷마블 마브렉스와도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이를 통해 마브렉스 생태계 내 게임, 대체불가능한토큰(NFT), 탈중앙화거래소(DEX) 등 서비스 전반을 확장해 니어 프로토콜 이용자들에게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SEC의 증권성 판단으로 이들 블록체인 프로젝트들과 협업을 진행하고 있었던 게임사들도 적지 않은 부담을 질 것으로 보인다. 블록체인 게임을 만드는 국내 게임사 입장에선 국내 규제가 아니라 글로벌 규제가 더 중요한데, 미국 금융당국이 칼을 뽑고 나섰기 때문이다.
게임사들은 이번 SEC 결정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는 "별다른 입장이 없다"는 반응이지만, 자칫 불똥이 튈까 우려하는 모양새다. 한 업계 관계자는 "SEC가 증권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당장 해당 가상자산들이 증권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협업하는 회사들 입장에선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정확한 기준이 없고, SEC와 리플 간의 소송도 아직 진행 중이기 때문에 아직 예단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성우 기자 voiceactor@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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