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기업 대만 TSMC가 독일에서 유럽 지역 첫번째 반도체 공장을 세웁니다.

TSMC는 독일에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는 데 최대 34억9900만유로(약 5조600억원)를 투자하는 안건을 이사회가 승인했다고 8일 발표했습니다. 독일 정부의 지원금을 포함해 총 100억유로가 공장 건설에 투입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앞서 독일 경제 매체 한델스블라트는 독일 정부가 기후 예산 50억유로를 TSMC의 공장 건설 지원금으로 활용한다고 전했습니다.

이번 공장은 2027년에 가동돼 12인치(300mm) 웨이퍼 월 4만장 생산을 목표합니다. 또한 TSMC와 독일 자동차 부품 업체 보쉬, 반도체 기업 인피니언, 네덜란드 반도체 기업 NXP 등 네개 기업의 조인트벤처(JV) 형식으로 세워질 예정입니다. 지분은 TSMC가 70%, 나머지 세 기업이 10%씩 소유합니다. 

이후 TSMC는 독일 정부와 투자 계약서를 쓰고,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의 결정을 거쳐야 합니다. TSMC는 이번 투자가 EU 반도체 지원법(ECA)에 따라 계획됐다고 말했습니다.

웨이저자 TSMC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투자는 고객의 전략적 역량과 기술 요구를 충족시키겠다는 TSMC의 의지를 보여준다"며 "유럽은 자동차와 산업 분야에서 반도체 혁신이 매우 유망한 곳인 만큼 유럽의 인재들과 함께 첨단 실리콘 기술을 활용해 이런 혁신을 실현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이번 TSMC의 독일 공장 건설은 회사와 독일 정부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결정으로 보입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달 24일 독일 정부가 반도체 제조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200억유로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자금은 연방기후변화기금(KTF)에서 나오며 2027년까지 현지 기업과 외국 기업에 분배됩니다.

보조금을 앞세워 독일은 최근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투자금을 빨아들이고 있습니다. 지난 6월에는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이 독일 마그데부르크 반도체 공장을 확장하는 데 300억유로를 투자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외신은 "반도체 공급망 의존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독일 정부가 반도체 공장을 유치하기 위해 수십억유로의 보조금을 투자한다"고 봤습니다.

자료=미디어뱀부
정리=김현기 기자 khk@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