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경영공백 사태를 해결할 '운명의 날'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KT는 오는 30일 임시주총에서 주주들의 60% 이상 찬성표를 얻으면 김영섭 후보자를 차기 대표이사로 최종 확정한다.
김영섭 후보자 지명 이후 정치권에서도 별다른 잡음이 나오지 않고 있고, 의결권 자문사들도 김영섭 후보자 선임에 대해 찬성을 권고하고 있다. 사실상 무난하게 주주총회를 통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임시주총을 앞두고 KT와 김영섭 후보자의 주요 과제를 짚어본다.
8개월 경영공백의 KT...경영 위기 타파할까
지난해 12월 구현모 전 대표가 연임 의사를 밝혔지만 주요 이해관계자 등이 요청하는 소유분산기업 지배구조 개선 방향에 부합하고자 공개 경쟁방식으로 전환했다. KT의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노골적으로 구현모 전 대표의 연임을 반대하면서 구 대표가 자진사퇴하며 경영공백이 발생했다.
이후 윤경림 KT그룹 트랜스포메이션 부문장이 차기 대표이사 단독 후보로 결정됐지만, '이권 카르텔' 논란에 임시주총이 열리기도 전 사퇴했다. 지금까지는 박종욱 대표이사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하고는 있지만 경영공백 사태를 부정할 수는 없다.
김영섭 후보자는 이러한 KT의 위기의 종지부를 찍을 중책을 맡았다. 내외부에서도 김영섭 후보자의 선임에 찬성을 보내고 있는 만큼 그의 취임은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의결권 자문사인 '글래스루이스'와 'ISS' 역시 김영섭 차기 대표이사 선임에 대해 찬성할 것을 권고하고 나섰다.
KT가 8개월간 사실상 대표이사 부재 상황에 놓여있던 만큼 김영섭 대표 선임 이후 경영 정상화 속도가 그 어느때보다 중요하게 됐다. 업계에서는 김영섭 대표가 선임되면 가장 먼저 각종 사업 효율화를 우선적으로 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LG CNS와 다른 KT를 잘 이끌 수 있을까
김영섭 후보자는 LG 전신인 럭키금성삼사 시절부터 지난해 LG CNS 대표를 사퇴하기 이전까지 한 곳에 몸담았던 'LG맨'이다. 지난해 LG CNS 연말 인사를 앞두고 일신상의 사유로 사임했지만, 2015년부터 두 차례 연임에 성공하며 장기간 LG CNS에 몸담았다. 8년가량 LG CNS를 성장시킨 만큼 그룹 내 신임도 두터워 LG그룹 인사에서 부회장 승진 후보 중 한 명으로 하마평에 오르기도 했다.
그가 KT 새 대표로 취임할 경우 구성원들의 신임을 얻는 것을 우선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KT는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경영 위기로 인해 12월 중 단행되는 임원인사를 진행하지 못했다. 임원인사를 통해 구멍난 조직을 재정비하고 혼란을 겪고 있는 의사결정체계·보고체계 등을 재정립해야 할 필요가 있다.
다행인 점은 KT노조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KT노조는 김영섭 후보자 내정 이후 '김영섭 후보의 CEO 선임을 환영한다'는 입장문을 통해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나섰다.
관전포인트③ 하락한 KT 주가회복 어떻게
8개월간 이어진 KT 경영공백 사태에 주가도 크게 휘청였다. 지난해 12월 3만7000원대까지 올랐던 KT 주가는 정기 주주총회가 열렸던 3월 31일 2만8850원까지 주저앉았다. KT 주가가 3만원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21년 12월 2일 2만9700원 이후 1년 3개월 만이었다.
보합세를 보이던 KT 주가는 김영섭 후보자 결정 이후 회복세를 나타냈다. 이달 들어 3만원 대를 회복했고 이날 오후 2시 기준 3만2600원을 기록했다. 1분기 부진을 털고 2분기에는 깜짝 실적을 이끌어내며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서는 김영섭 후보자가 정식 대표로 취임할 경우 하반기 주가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한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사업 정상화 및 ICT 전문가인 신임 CEO에 대한 기대가 동시에 부각될 것"이라며 "부동산, BC카드, 미디어·콘텐츠 자회사의 실적도 양호해 통신과 비통신 사업의 조화로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성준 기자 csj0306@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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