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운용사 그레이스케일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의 소송에서 승소했다. SEC가 그레이스케일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신청을 거부하는 것이 불합리하다고 판단한 것. 이에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가상자산 가격은 일제히 상승했다.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30일 오전 9시 기준 비트코인은 전일 동시간 대비 6.09% 상승한 개당 3745만3000원에 거래됐다.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3500만원대 붕괴를 위협받던 비트코인이 반등에 성공한 것. 이는 그레이스케일이 SEC와의 소송에서 승소하면서 비트코인 현물 ETF 신청 승인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 29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미국 연방 항소법원은 SEC에 그레이스케일이 신청한 'GBTC의 비트코인 현물 ETF 전환'의 반려를 취소하라고 명령했다. 앞서 그레이스케일과 SEC는 GBTC를 비트코인 현물 ETF로 전환하는 것을 두고 지난 6월부터 소송을 이어왔다. GBTC는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투자 신탁(Grayscale Bitcoin Trust)'으로 비트코인 간접투자 상품이다. GBTC는 비트코인을 직접 구매하기 힘든 기관 투자자들을 위해 그레이스케일이 구입한 비트코인을 증권의 형태로 판매하는 일종의 BTC 펀드인 셈이다.
이번 판결을 두고 블록체인 투자사 시니암하인벤처스의 파트너 애널리스트 아담 코크란은 X(옛 트위터)를 통해 “그레이스케일 소송과 관련해 SEC의 선택지는 3개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첫째는 새로운 비트코인 현물 ETF 전환 신청 반려 사유를 들며 재차 신청을 반려하는 것이다. 둘째는 법원 판결에 따라 이를 승인하는 것"이라며 "셋째는 해당 판결에 대해 전원합의체 심리를 요청하는 것이다. 단, 전원합의체 심리를 요청하는 선택은 법원의 심기를 건드리는 일이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트코인 가격 상승에 주요 가상자산 가격도 일제히 상승했다. 먼저 이더리움은 전일 동시간 대비 4.37% 상승한 개당 233만6000원에, 리플은 전일 동시간 대비 3.11% 상승한 개당 728원에 거래됐다. 앱토스도 전일 동시간 대비 3.61% 상승한 개당 8030원에 거래됐다. 다만 수이는 전일 동시간 대비 0.4% 하락한 개당 736원에 거래됐다.
이밖에 카카오 자회사 그라운드엑스가 발행한 클레이는 전일 동시간 대비 3.84% 상승한 개당 191.9원에, 네이버 관계사 라인이 발행한 핀시아는 전일 동시간 대비 8.22% 상승한 개당 3만2240원에 거래됐다. 위메이드가 발행한 위믹스도 전일 동시간 대비 1.01% 상승한 개당 783원에 거래됐다.
이성우 기자 voiceactor@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