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가상자산 동향
지난달 3만달러 돌파에 도전하던 비트코인 가격이 한달새 6% 하락했다. 특히 지난달 말 급락과 반등을 반복하던 비트코인 가격이 결국 하락으로 8월을 마무리한 모습이다. 아울러 비트코인 하락세에 주요 가상자산들도 일제히 하락했다. 특히 리플은 한달새 22% 이상 급락해 주요 가상자산 중 가장 높은 하락률을 보였다.
3만달러 넘보던 비트코인...3500만원대로 '뚝'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1일 오전 9시 기준 비트코인은 전월 동시간 대비 6.42% 하락한 개당 3548만7000원에 거래됐다. 지난달 중순까지 2만9000달러를 유지했다. 이에 비트코인 변동성(90일)은 2016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가상자산 데이터 제공업체 카이코에 따르면 지난달 16일(현지시간) 기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90일 변동성은 각각 35%, 37%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달 17일 하루새 비트코인 가격이 300만원 가까이 하락하면서 변동성이 급등했다. 당시 업계선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거절 우려 ▲금리인상 우려 ▲스페이스X의 비트코인 매도 등이 원인이 됐다는 분석들이 쏟아져 나왔다. 외신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의 항공우주 기술 회사인 스페이스X가 2021년부터 매수한 약 3억7300만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매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급락 이후 3500만원대를 이어가던 비트코인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반등에 성공, 3700만원대까지 상승했다. 가상자산 운용사 그레이스케일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의 소송에서 승소한 것. 미국 연방 항소법원은 SEC에 그레이스케일이 신청한 'GBTC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전환'의 반려를 취소하라고 명령했다.
앞서 그레이스케일과 SEC는 GBTC를 비트코인 현물 ETF로 전환하는 것을 두고 지난 6월부터 소송을 이어왔다. GBTC는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투자 신탁(Grayscale Bitcoin Trust)'으로 비트코인 간접투자 상품이다. GBTC는 비트코인을 직접 구매하기 힘든 기관 투자자들을 위해 그레이스케일이 구입한 비트코인을 증권의 형태로 판매하는 일종의 BTC 펀드인 셈이다.
그러나 비트코인 상승세는 하루를 채 유지하지 못했다. 지난달 31일 소폭 하락한 비트코인은 1일 SEC가 블랙록, 위즈덤트리, 인베스코 갤럭시, 와이즈오리진(피델리티), 반에크, 발키리, 비트와이즈가 신청한 비트코인 현물 ETF에 대한 승인 여부 결정 시한을 10월로 연기하면서 또 하락해 3500만원대로 다시 주저 앉았다.
이더리움도 6% 하락...리플은 22% 폭락
아울러 이더리움은 전월 동시간 대비 6.43% 하락한 개당 225만3000원에 거래됐다. 이더리움 가격은 비트코인 가격을 추종했다. 지난달 중순까지 조금씩 상승하던 이더리움 가격은 같은달 17일 비트코인과 함께 급락했다. 다만 블룸버그 ETF 전문 애널리스트 에릭 발츄나스는 트위터를 통해 "최근 6개 기관이 신청한 이더리움 선물 ETF 상품 7개의 승인 가능성이 매우 높고, 10월 16일 동시에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또 제임스 세이파트는 "SEC는 앞서 비트코인 선물 ETF를 승인했기 때문에, 이더리움 선물 ETF를 승인하지 않을 경우 소송을 당할 수 있다. 이 경우, 법정에서 두 상품의 차이와 신청을 반려한 이유를 설명해야 하는데 이는 자신들에게 손해"라고 진단했다. 현재 SEC에 접수된 이더리움 선물 ETF 상장 승인 신청 건수는 총 10개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리플은 주요 가상자산 중 하락률이 가장 컸다. 리플은 전월 동시간 대비 22.76% 하락한 개당 699원에 거래됐다. 리플 가격 하락세는 지난 7월부터 이어져왔다. 특히 지난달 9일에는 SEC가 리플 관련 약식판결에 항소했다.
외신에 따르면 SEC가 법원에 제출한 자료를 통해 리플과의 소송 판결에 대해 중간항소를 제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달 거래소에서 판매된 리플은 증권이 아니라는 아날리사 토레스 판사의 약식판결 결과에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특히 SEC는 최근의 테라폼랩스 재판을 인용하며 이 재판에서 제드 라코프 판사가 (SEC-리플 담당) 토레스 판사의 약식판결을 선례로 적용하지 않겠다고 발언한 것을 언급했다. 이에 미국 검사 출신 변호사 제임스 필란은 "SEC 측의 이의 제기와 항소 전 모든 판결을 유예해달라는 요청은 예상했던 일"이라고 진단했다.
앱토스-수이도 두자릿수 급락...토종코인도 흔들
메타(옛 페이스북) 출신 개발자들이 설립한 프로젝트서 발행한 앱토스와 수이도 한달새 16% 이상 급락했다. 앱토스는 전월 동시간 대비 17.47% 하락한 개당 7530원에 거래됐다.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협업 소식에도 불구하고 하락으로 8월을 마감한 것. 지난달 9일(현지시간) 마이크로소프트는 앱토스(APT)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 인공지능(AI) 모델에 앱토스의 블록체인 정보를 활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유통량 논란을 겪던 수이도 전월 동시간 대비 16.38% 하락한 개당 684원에 거래됐다. 지난달 수이 재단은 공지사항을 통해 "해당 거래를 조사한 결과, 수이 재단에서 딥북 개발에 대한 기여금(그랜트)으로 락업된 250만수이를 받았던 무브엑스(MovEX) 팀이 62만5000개씩 4개 지갑으로 나누어 187만5000수이를 거래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전했다.
재단 측이 파트너사의 돌발 행동을 막을 수 없었던 것이다. 이어 재단은 "무브엑스는 해당 거래에 대해 수이 재단에 알리지 않았으며, 이는 명백한 계약 위반이다. 수이 재단의 요청에 따라 무브엑스는 250만수이를 커스터디 월렛으로 옮겼다. 또 수이 재단은 무브엑스와 파트너십을 종료했다"고 설명했다.
토종코인들도 가격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카카오 자회사 그라운드엑스가 발행한 클레이는 전월 동시간 대비 10.91% 하락한 개당 184.5원에, 네이버 관계사 라인이 발행한 핀시아는 전월 동시간 대비 16.3% 하락한 개당 2만9830원에 거래됐다. 다만 위메이드의 위믹스는 하락률이 낮았다. 위믹스는 전월 동시간 대비 2.84% 하락한 개당 775.2원에 거래됐다.
이성우 기자 voiceactor@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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