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디미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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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보세를 이어가던 비트코인 및 주요 가상자산이 일제히 하락했다. 비트코인은 1주일새 7% 이상 급감했고, 이더리움과 리플 가격도 각각 7%, 17% 이상 떨어졌다. 업계선 비트코인 가격 하락을 둘러싸고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거절 우려 ▲금리인상 우려 ▲스페이스X의 비트코인 매도 등이 원인이 됐다는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1주일새 7% 떨어진 비트코인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19일 오전 9시 기준 비트코인은 전주 동시간 대비 8.55% 하락한 개당 3590만2000원에 거래됐다. 이달 들어 3800만원대 내외를 등락하던 비트코인은 지난 17일 하루만에 300만원 가까이 폭락했다. 

앞서 비트코인 변동성(90일)이 2016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한 바 있다. 특히 가상자산 데이터 제공업체 카이코에 따르면 지난 16일(현지시간) 기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90일 변동성은 각각 35%, 37%를 기록했다. 원유의 90일 변동성은 41% 수준이다. 하지만 지난 17일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하면서 변동성이 급상승한 상황이다. 

비트코인 차트 / 사진=업비트
비트코인 차트 / 사진=업비트

비트코인 가격이 폭락한 가운데, 온체인 데이터 분석 사이트 크립토퀀트가 공식 X(구 트위터)를 통해 "비트코인 가격 급락을 예고하는 온체인 지표 상의 조짐이 있었다"며 "비트코인 선물 시장 내 미결제 약정은 7월 중순 이후 증가 추세를 나타냈지만 가격은 하락해 숏 포지션이 늘어나고 있음을 암시했다. 또 이번 급락은 미국 시장 내 수요가 상대적으로 적은 시간대에 발생했다. 급락 전후 고래 지갑들의 외부 이체가 활발했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가상자산 운용사 코인쉐어스의 연구 책임자 제임스 버터필이 보고서를 통해 "최근 가상자산 가격 하락은 시장이 블랙록의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가능성을 낮게 본 영향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블랙록이 비트코인 현물 ETF 신청서를 제출한 뒤 비트코인 가격은 급등했다. 그러나 현재 비트코인는 신청서 제출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이는 가상자산 시장이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 가능성이 낮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는 방증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업계선 스페이스X의 비트코인 매각도 비트코인 가격 하락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외신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의 항공우주 기술 회사인 스페이스X가 2021년부터 매수한 약 3억7300만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매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페이스X가 2021년 및 2022년 대차대조표를 통해 3억7300만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고 발표했으나, 이후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비트코인 매각 시기는 불분명하다.

뿐만 아니라 미국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된 것이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공개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2023년 7월 회의록에 따르면 다수의 FOMC 위원들이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상당하며, 때문에 추가 금리인상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목표치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고 봤으며, 이는 통화정책상 추가 긴축을 필요로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일부는 경제 활동이 아직 탄력적이고 노동 시장이 건전성을 유지하고 있으나 경제활동에 대한 하방 압력과 실업률에 대한 상방 압력이 공존하고 있다는 의견을 냈다"며 "여기에는 지난해 초 이후 긴축 기조로 인한 거시 경제적 영향이 예상보다 클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 또 일부 위원들은 우발적으로 정책을 강화할 경우 발생할 위험성을 경고했다"고 설명했다.


이더리움·리플 등 주요 가상자산 가격도 '급락'

이더리움은 전주 동시간 대비 7.24% 하락한 개당 229만1000원에, 리플은 전주 동시간 대비 17.33% 하락한 개당 696원에 거래됐다.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하면서 이더리움과 리플 가격도 동반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앱토스는 전주 동시간 대비 15.33% 하락한 개당 8005원에, 수이는 전주 동시간 대비 17.36% 하락한 개당 666원에 거래됐다.

이더리움 차트 / 사진=업비트
이더리움 차트 / 사진=업비트

특히 리플 가격 하락은 비트코인 가격 하락과 더불어 리플랩스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소송 담당 판사 아날리사 토레스의 SEC 중간항소 신청 승인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외신에 따르면 법원은 SEC에 오는 8월 18일(현지시간)까지 관련 신청서를 제출할 것과, 이에 대한 리플의 반론 답변은 9월 1일까지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따른 SEC의 답변서는 9월 8일까지 제출되어야 한다.

리플 차트 / 사진=업비트
리플 차트 / 사진=업비트

이밖에 카카오 자회사 그라운드엑스가 발행한 클레이는 전주 동시간 대비 7.03% 하락한 개당 194.4원에, 네이버 관계사 라인이 발행한 핀시아는 전주 동시간 대비 14.05% 하락한 개당 3만1380원에 거래됐다. 또 위메이드가 발행한 위믹스는 전주 동시간 대비 5.44% 하락한 개당 787원에 거래됐다.

이성우 기자 voiceactor@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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