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둘째주 가상자산 동향
주요 가상자산 가격이 횡보하면서 가상자산 시장이 지난 2017년 이후 가장 낮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가격은 두달 가까이 제자리걸음하고 있다. 이에 가상자산 거래소의 일일거래대금도 하락하면서 가상자산 업계가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변동성 뚝 떨어진 비트코인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12일 오전 9시 기준 비트코인은 전주 동시간 대비 1.99% 상승한 개당 3926만원에 거래됐다. 이번주 비트코인은 3900만원대를 횡보하다 소폭 상승했지만 유의미한 가격변화를 보이진 않았다. 특히 미국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예상치를 하회했지만 비트코인 가격은 여전히 3900만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는 7월 CPI가 전년 동월 대비 3.2%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3.3%를 하회하는 수치다. CPI 월간 상승률은 0.2%를 기록, 시장 예상치(0.2%)에 부합했다.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4.7% 상승, 시장 예상치인 4.8% 상승을 하회했다.
아울러 캐시 우드가 이끄는 미국 자산운용사 아크인베스트가 '월간 비트코인'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 90일 가격 변동성 지표가 2017년 이래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 중이다. 이는 2017년 이래 비트코인 가격 변동성이 가장 적다는 것을 의미하며, 향후 수 주 혹은 수 개월 내 변동성이 큰 폭으로 확대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또 보고서는 "자체 집계한 비트코인 단기 보유자들의 손익 지표가 1에 가깝게 유지되고 있다. 이는 투기 성격이 짙은 투자자들이 손익분기 근처에 위치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강세장 사이클에서 이 같은 지표는 단기 조정 후 반등하는 추세 전환과 맞닿아 있는 경우가 많았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비트코인 장기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매집하는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뉴욕 소재 블록체인 전문 벤처캐피탈 플레이스홀더의 파트너 크리스 버니스크는 글래스노드 데이터를 인용해 "비트코인 단기 투자자는 활동이 뜸해진 반면 장기 투자자는 매집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장기 투자자들은 현재 비트코인 유통량의 74.8%를 소유하고 있다. 이는 초기 강세장에서 나타나는 모습이다. 2020년 이후 비트코인 유통량의 30%가 투자자들의 콜드월렛으로 빠져나갔고, 거래소는 현재 약 226만비트코인을 보유 중"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가격 변동성이 낮아지면서 중앙화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일일거래대금이 바닥을 치고 있다. 가상자산 데이터 분석업체 씨씨데이터 보고서에 따르면 7월 중앙화 거래소의 가상자산 거래량이 올해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해당 기간 중앙화 거래소의 현물 거래량은 10.5% 감소한 5150억달러, 파생상품 거래량은 12.7% 감소한 1조8500억달러를 보였다.
보고서는 "이러한 하락세는 비트코인 및 이더리움이 해당 기간 낮은 가격 변동성을 보인 영향이다. 두 토큰 모두 7월 초부터 횡보세를 보였으며, 시장 참여자들은 돌파구를 기다리고 있다.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ETF 기대감 높아진 이더리움...리플 판결 항소한 SEC
이더리움은 전주 동시간 대비 2.1% 상승한 개당 247만원에 거래됐다. 비트코인 가격 소폭 상승에 이더리움도 동반 상승한 모습이다. 더불어 이더리움 선물 상장지수펀드(ETF) 출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블룸버그 애널리스트 제임스 세이파트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미국 펀드 운용사 볼러틸리티 쉐어스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이더리움 선물 ETF 신청서를 제출한지 13일이 지났으며 이는 승인 가능성이 이전보다 더 높아졌음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그는 "SEC는 지난 2021년 ETH 선물 ETF 상장 신청서 접수 며칠 만에, 또 올해 5월에는 7일 만에 반려했다. 하지만 SEC는 아직 볼러틸리티 쉐어스의 신청서를 반려하지 않았고, 신청을 자진 철회하라고 명령하지도 않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ETH 선물 ETF의 상장 가능성은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또 블룸버그 ETF 전문 애널리스트 에릭 발추나스도 "과거 사례를 봤을 때 SEC는 통상 신청서 접수 5~6일 만에 이를 반려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번에는 다소 다른 분위기가 감지된다"고 부연했다.
한편 리플은 전주 동시간 대비 0.11% 상승한 개당 842원에 거래됐다. 리플 가격이 횡보하는 가운데, 리플랩스와 SEC의 소송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 9일 SEC가 리플 관련 약식판결에 항소했다. 외신에 따르면 SEC가 법원에 제출한 자료를 통해 리플과의 소송 판결에 대해 중간항소를 제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달 거래소에서 판매된 리플은 증권이 아니라는 아날리사 토레스 판사의 약식판결 결과에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특히 SEC는 최근의 테라폼랩스 재판을 인용하며 이 재판에서 제드 라코프 판사가 (SEC-리플 담당) 토레스 판사의 약식판결을 선례로 적용하지 않겠다고 발언한 것을 언급했다. 이에 미국 검사 출신 변호사 제임스 필란은 "SEC 측의 이의 제기와 항소 전 모든 판결을 유예해달라는 요청은 예상했던 일"이라고 진단했다.
MS 손잡은 앱토스...소폭 상승한 수이
앱토스는 전주 동시간 대비 6.59% 상승한 개당 9455원에 거래됐다. 주요 가상자산 중 가장 높은 가격 상승률을 보인 것. 이는 앱토스 랩스와 마이크로소프트 간의 파트너십 체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앱토스 랩스는 지난 9일(현지시간) 마이크로소프트가 앱토스(APT)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 인공지능(AI) 모델에 앱토스의 블록체인 정보를 활용할 계획이다.
앱토스도 마이크로소프트의 AI를 활용해 블록체인 주제에 대해 질문과 답변을 주고 받는 챗봇 서비스도 제작할 예정이다. 아울러 양사는 스마트 컨트랙트 및 블록체인 애플리케이션 개발자 지원, 블록체인 기술 기반 금융서비스 솔루션 발굴,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 검토 등도 협력한다. 앱토스는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 애저(Azure)를 사용해 밸리데이터 노드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수이는 전주 동시간 대비 2.93% 상승한 개당 806원에 거래됐다. 지난주 유통량 논란으로 가격 하락세를 이어가던 수이가 소폭 반등한 모습이다. 이밖에 카카오 자회사 그라운드X가 발행한 클레이는 전주 동시간 대비 2.7% 상승한 개당 209.1원에 거래됐다. 반면 네이버 관계사 라인이 발행한 핀시아는 전주 동시간 대비 4.14% 하락한 개당 3만6510원에 거래됐다.
위메이드가 발행한 위믹스는 전주 동시간 대비 3.14% 상승한 개당 832.3원에 거래됐다.
이성우 기자 voiceactor@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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