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닷을 활용한 아이폰 통화 녹음을 곧 공개할 수 있을 것 같다. 모든 통화 영역에서 녹음이 가능하도록 준비하고 있다."
지난달 유영상 SK텔레콤 대표가 한국어 거대 언어모델 서비스인 '에이닷(A.)'을 정식 출시하면서 아이폰에서도 녹음이 가능해진다며 했던 말이다. 유영상 대표가 호언장담한 대로 SKT는 1개월만에 AI를 활용한 아이폰 통화 녹음 서비스를 선보였다.
SKT는 에이닷의 아이폰 앱에서 '에이닷(A.) 전화'를 통해 통화녹음과 통화요약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고 24일 밝혔다.
아이폰 통화녹음 실현한 SKT…텍스트 분석까지 한 번에
'A. 전화'는 음성통화에 집중됐던 기존 전화 서비스와 달리 AI가 통화 내용을 분석하고 통화유형과 요약까지 제공한다. 이를 통해 업무와 일상 등으로 관리의 영역을 최대한 확대한 새로운 서비스다.
SKT 가입자는 이날부터 에이닷 아이폰 버전 업데이트를 통해 'A. 전화'를 이용할 수 있다. 그동안 아이폰 이용자들은 기기 자체에 녹음 기능이 없어 별도의 앱을 사용하거나 녹음기능을 지원하는 단말을 동시에 사용하는 등 불편을 겪어왔다. 아이폰은 상대방의 동의 없이 통화를 녹음하는 것을 불법으로 하고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주법에 따라 녹음을 금지하고 있다.
통화 녹음은 HD Voice 통화가 가능한 가입자라면 누구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A. 전화' 이용 시 약관 동의를 통해 통화요약을 포함한 기능들을 이용할 수 있다. 약관 동의 이후부터 발생하는 음성통화는 'A. 전화'로 제공되며, 앱을 통해 발신, 수신시 통화녹음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A. 전화'로 통화한 뒤 종료하면 녹음 파일이 생성된다. 녹음 파일은 STT(Speech To Text) 변환을 통해 자동으로 채팅 형태로 제공된다. 전체 통화 내용에 대해 인공지능 분석을 통해 통화 전체의 주제에 해당하는 한 줄 요약, 통화 문단별 상세 요약, 통화별 대표 태그, 통화 중 언급된 일정, 전화번호, 계좌번호 등 패턴에 대한 AI 제안 등이 생성된다.
통화녹음은 앱 데이터 형태로 이용자의 단말에 저장된다. 파일은 생성 후 1년이 지나면 자동으로 삭제되며, 앱 데이터로 저장되어 있는 녹음 파일들은 이용자들이 직접 삭제할 수도 있다.
김용훈 SKT AI서비스사업부장은 "그동안의 전화 서비스는 단순히 음성을 전달하는 데 그쳤다면, 'A. 전화'는 통화 내용을 분석해 통화요약·유형 분석 등 새로운 전화 서비스 경험을 제공한다"며 "특히 통화녹음과 요약에 대한 니즈가 컸던 아이폰 사용자들에게 많은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AI 개인비서 첫 걸음…이용자들 "환영" 입모아
아이폰에 녹화녹음 기능을 제공하는 것은 에이닷이 AI개인비서로 확장하는 첫 걸음이다. 에이닷은 통화녹음 기능 외에도 통화 중 실시간으로 통역하는 기능도 연내 공개할 방침이다.
SKT는 통화녹음 기능을 아이폰에 적용하기 전 안드로이드 버전에서 우선 공개한 바 있다. 당시 안드로이드 이용자들은 녹음과 함께 통화 요약을 제공하는 기능을 사용하고 크게 만족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에이닷에서 아이폰 통화녹음이 가능해짐에 따라 통신 점유율을 더 공고히 할 것으로 전망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8월 기준 SKT 5G 가입자는 1501만 명으로 전체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KT가 943만명, LG유플러스가 676만명 순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SKT에서 아이폰 통화녹음이 가능해진 만큼 통신사 이동 현상이 이어질 수 있다"며 "최근 출시한 아이폰 15시리즈도 통신사 이동에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용자들도 아이폰에서 통화녹음이 가능해진 점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아이폰을 오랫동안 사용해온 이용자 A씨는 "그동안 녹음 기능을 제공하지 않아 안드로이드 단말기를 함께 들고다닐 정도였는데, 앞으로는 이를 없애고 아이폰만 들고다닐 수 있게 됐다"며 웃었다. 또다른 이용자 B씨는 "그동안 녹음 기능때문에 안드로이드 단말기를 사용해왔었는데, 이제는 그럴 필요 없이 아이폰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조성준 기자 csj0306@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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