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샵'으로 유명한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 어도비는 지난해 9월 '피그마'를 200억달러(약 25조74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피그마는 2012년에 설립된 디자인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입니다. 피그마의 디자인 툴은 여러 작업자가 클라우드를 활용해 실시간으로 협업할 수 있어 '어도비 XD'의 대항마로 꼽혔습니다.
하지만 어도비의 피그마 인수가 여러 암초에 부딪히고 있습니다. 지난 28일(현지시간) 영국 시장경쟁청(CMA)은 보도자료를 통해 "해당 거래는 경쟁을 없애고, 혁신을 줄일 수 있다"며 "어도비의 주력 제품인 포토샵과 일러스트레이터에 대한 위협으로서 피그마를 없애기 위한 것일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CMA는 "당국은 경쟁 제한을 막을 수 있는 잠재적 방안을 강구할 것이며, 여기에는 거래를 완전히 차단하는 것도 포함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피그마가 이미 가장 강력한 플레이어인 상황에서 합병으로 인해 경쟁이 사라질 수 있다는 게 우리의 잠정 결론"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발표는 잠정적인 조사 결과입니다. CMA는 다음달 19일까지 어도비와 피그마의 답변을 받아 내년 2월 25일 최종 결정을 내릴 계획입니다. 이에 대해 어도비는 "어도비와 피그마는 고객들에게 상당한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며 "잠정 결론을 검토해 CMA와 다시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 8월에는 유럽연합(EU)이 어도비의 피그마 인수에 대한 심층조사에 착수했습니다. EU 집행위원회는 "1단계 조사인 예비조사 결과, 두 회사의 기업 결합이 글로벌 웹 기반 디자인 서비스 분야에서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관련 심사 규정에 따라 EU 당국의 최종 결정은 다음달 중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편 피그마 인수 금액은 어도비로서 사상 최대 규모입니다. 앞서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아누라그 라나 연구원은 "피그마 인수로 어도비가 얻게 되는 것은 어도비 전체 매출 2% 미만의 성장 수준"이라고 평가한 바 있습니다.
우선 EU 집행위원회가 다음달 어떠한 심층조사 결과를 발표할지 궁금합니다.
자료=미디어뱀부
정리=김현기 기자 khk@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