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우아한 형제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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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시장 성장세가 사상 처음으로 꺾인 가운데 국내 1위 서비스 '배달의민족'은 선방한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당장 내달 말 발표될 2023년 실적도 1년 전 지표를 상회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의 추정 영업이익이 1년 전과 비교해 늘어난 것으로 전해진다. 공식적인 실적은 올 1분기 말 공개될 것으로 보이지만 업계에선 2022년 영업이익 수준을 뛰어넘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022년 우아한형제들의 영업이익은 약 4000억원 규모였다. 

실제 국내 배달앱 1위 서비스 배달의민족의 성장세는 현재진행형이다. 모바일 빅데이터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배민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2244만 7074명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한 수치다. 코로나19가 마무리 됐음에도 이용자 지표는 여전히 우상향을 그리고 있는 것.

무엇보다 경쟁사와의 격차가 상당하다. 지난달 요기요 MAU는 636만2777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6.1% 감소했고, 쿠팡이츠는 553만 3766명으로 사상 최고치를 달성했지만 배민 MAU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특히 요기요는 적자 폭을 크게 줄였지만 흑자전환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요기요 관계자는 "GS리테일 IR로 미루어 보아 2023년 적자 폭은 2022년 대비 절반 가량 개선한 걸로 추정된다"며 "작년 목표였던 적자 폭 개선을 어느정도 충족한 것 같다"고 밝혔다. 

사실 국내 배달시장 상황은 녹록치 않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음식배달 온라인 거래액은 26조4000억원 수준이다. 이는 지난 2022년보다 0.6% 줄어든 수치다.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17년 이후 첫 감소세로,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거리두기로 인한 배달 업계 호황이 사그라든 모습이다.

 

/ 사진=우아한 형제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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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상황에도 배달의민족이 굳건히 1위 자리를 버틸 수 있었던 전략으로 '알뜰배달' 등을 통한 비용 효율화 정책과 신규 사업군으로 분류되는 배달커머스가 꼽힌다.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배달앱 3사의 정률제 서비스 중 최소 수준으로 수수료를 책정하면서도, 꾸준히 비욜 효율화를 꾀해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특히 배달의민족은 알뜰배달을 통해 배달 수수료에 반감이 큰 소비자 달래기에 성공했다. 알뜰배달은 동선에 따라 최적의 묶음배달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한집배달에 비해 배달에 드는 비용 자체를 낮추면서 AI 적용으로 배차를 효율화해 배달품질도 적정 수준으로 유지했다. 주문 시간대별 수요, 거리 등을 고려해 배달비를 책정했고, 덕분에 운영사와 소비자 모두 효율적인 배달 생태계를 만들어냈다. 

실제 한국상품학회 조사 결과에 따르면 알뜰배달 평균 배달팁(기본거리 기준)은 2000원 안팎인 것으로 드러났다. 한집배달 대비 약 1361원 저렴한 수준으로 배달비 부담을 완화시켰다는 평가다. 알뜰배달의 시장 안착이 이용자 수, 주문 수 등 배민의 수요 이탈 방어에 일조한 셈이다. 

최근 이커머스 시장의 핵심 트렌드로 거듭난 퀵커머스 또한 배달의민족의 1위 자리를 공고히해주는 핵심 무기다. 배달커머스로 불리는 배민의 퀵커머스는 B마트와 배민스토어로 구성된다. B마트는 신선식품과 가정간편식(HMR), 밀키트 등 음식을 신속하게 받을 수 있다. B마트는 주문 접수 즉시 도심 곳곳에 위치한 물류센터에서 고객에게 상품을 직접 배달한다. 배민이 물건을 사입해 도심 내 물류센터(MFC)를 통해 배송·판매하는 구조다.

무엇보다 배민스토어는 기존 음식 배달이나 B마트에서 제공하지 않는 영역의 상품을 배달해준다. 70여개 유명 브랜드를 비롯해 편의점, 가전브랜드, 꽃가게, 반려동물용품 등 300여명의 일반 개인 판매자까지 다양한 품목의 가게가 입점해 있다. 서울을 중심으로 인천, 경기도 등 수도권과 지방 일부 지역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프리스비, 삼성스토어, 전자랜드 등 오프라인 매장을 기반으로 가전제품을 판매하는 브랜드들도 잇따라 입점한 상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시장 경쟁은 여전히 치열하나, 배민이 집중하고 있는 배달커머스 분야의 성장세와 본업인 음식배달 시장에서 경쟁력 강화 등을 통해 수익 및 재무구조가 개선될 여지가 매우 많아 보인다"면서 "배딜의민족의 체질개선 효과 덕에 전년도보다 더 나은 실적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수현 기자 hyeon237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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