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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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열린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이 경영진에게 기대에 미치지 못한 실적과 반도체 사업 부진 등에 대한 따끔한 질책을 전했다.

이날 한 주주는 "SK하이닉스를 보면 주가가 지속 상승하는데 삼성전자는 7만원대 초반에서 지지부진하다"며 경영진을 질책했다. 이 밖에도 다수 주주들이 삼성전자 주가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지적을 이어갔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주가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부분은 경영진의 한 명으로 사과 말씀 드린다"며 "주가에 대해 확정적으로 말하긴 어렵지만, 올해는 반도체 시황과 IT 수요 회복이 기대되는 만큼, AI향 반도체 대응, AI 스마트폰 판매 등으로 견조한 실적을 달성해 주주가치 제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적자 기록과 더불어 HBM 등 AI 반도체 시장에서 경쟁사에 뒤처지는 모습을 보인 반도체 사업부문에 대한 강도 높은 질책도 이어졌다. 한 주주는 "이병철 회장님이 지금 이 자리에 계셨다면 지금 앞에 있는 임원분들이 여기에 앉아 계실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경영진의 사퇴 의사를 묻기도 했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은 "사업을 잘 못했다"고 시인하며 "근본적으로 근원적 경쟁력이 있었다면 시황과 무관하게 사업을 잘 했을텐데 그렇지 못했다"고 말했다. 경 사장은 "올해는 근원적 경쟁력을 회복해 시황에 영향을 덜 타는 사업을 만들어가겠다"며 "2~3년 안에 세계 1위 자리 되찾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주총에서 최초로 '주주와의 대화' 시간을 만들고 경영진이 총출동해 향후 사업 계획에 대해 주주들과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한종희 DX부문장은 삼성 전 제품에 AI를 본격 적용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한 부회장은 "삼성은 세계 최고 온디바이스 AI 역량 갖추고 있다"며 "스마트폰, 웨어러블, 엑세서리, 확장현실(XR) 등 제품 전반에 AI를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보안, 친환경, 초연결 등을 차별점으로 내세워 디바이스 경쟁력을 확보하고, AI 역량 고도화를 통해 전장, 로봇, 헬스 등 미래 기회 영역 적극 발굴해 새로운 성장 발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반도체 부문은 사업 경쟁력과 기술 리더십 확보, 도전하는 조직 문화 등을 통해 대대적인 개선을 이루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경계현 사장은 "메모리는 전 제품의 경쟁력 우위 확보를 만들어 가겠다"며 "파운드리는 지속 성장이 가능한 사업 구조의 기틀을 만들고 시스템LSI는 사업팀별 체제 재확립을 통해 각 사업군이 독자 생존이 가능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재무제표 승인 ▲사외이사 신제윤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조혜경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유명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 안건은 모두 원안대로 통과됐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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