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로 인해 집중력을 잃었던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폐지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이 패배하긴 했지만, 더불어민주당 역시 단통법 폐지 취지에 공감하고 있어서다.
11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오는 5월 이후 새롭게 시작되는 22대 국회에서 단통법 폐지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단통법 폐지를 담은 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인 만큼 조만간 논의가 재개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여야는 총선 과정에서 단통법 폐지를 골자로 한 가계통신비 인하 공약을 잇따라 내놨다. 국민의힘은 단통법을 폐지해 휴대폰 구입 부담을 낮추고 전기통신사업법 개정, 30~80만원대 중저가 단말기 출시를 독려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통신비 세액공제와 데이터 이월, 단통법 관련 법제 마련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여야 모두 단말기 유통구조를 개선해 가계통신비를 낮춘다는 취지에는 공감하는 모양새다. 정부가 단통법 폐지를 추진하는 상황에 국민의힘은 정부의 뜻과 함께 하고 있고, 더불어민주당 역시 필요시 법개정을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번 총선에서 당선된 점도 단통법 폐지 논의에 힘을 실을 수 있을 전망이다. 조승래 의원은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의 가계통신비 인하 공약을 발표하며 통신비 세액공제, 군인 요금 50% 할인, 단통법 폐지 등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관건은 전환지원금이다. 정부는 소비자가 통신사를 변경할 경우 최대 50만원의 전환지원금 지금을 통해 통신시장의 경쟁을 유발하고, 이로 인한 통신비가 낮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통신3사의 경쟁효과를 미미하고, 오히려 알뜰폰으로의 이동이 낮아지는 등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단통법 폐지 논의가 본격화되면 전환지원금과 관련한 논의도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환지원금은 총선을 위한 정책이라는 오명을 받고 있을 정도로 시장에서의 효과는 크지 않다"며 "단통법을 폐지하는 과정에서 전환지원금의 실효성 여부도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같은 단통법 폐지 논의가 국회 시작 후 곧바로 이뤄지긴 힘들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치적인 줄다리기의 가능성도 남아있는 만큼 단통법 폐지가 곧바로 이뤄지기는 어렵다는 시각이다. 특히 가계통신비 인하를 위해 통신사를 옥죄온 정부의 기조에 야당이 어떻게 대응할지는 지켜봐야한다는 입장이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단통법 개정이나 폐지에 대해서는 공감대가 어느정도 있어보이지만,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만큼 야당 측의 입장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겠다"며 "기본 방향은 같지만 정치적으로 밀고 당기기의 가능성도 남아있는 만큼 긴 호흡으로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성준 기자 csj0306@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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